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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생리대 가격으로 신발 깔창을 대신해 썼다는 여학생 사연이 전해지면서 생리대 가격 거품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생리대 시장 55% 이상을 점유하는 절대 강자 유한킴벌리가 3년 전 불과 한 달 새 일부 제품 가격을 50%대나 인상했던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 사진=유한킴벌리 홈페이지
‘비즈한국’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과 일부 전현직 대리점주들로부터 입수한 유한킴벌리 내부자료를 확인한 결과 2013년 6월 전월에 비해 ‘화이트 슬일소 30’은 패드당 59%, ‘화이트 슬일소 10’은 53%인상됐다. 슬일소란 ‘슬림, 일반, 소형’의 약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 제품은 현재 시크릿 홀 기능 추가 후 포장 당 패드 수 등에 차등을 둔 형태로 ‘화이트 시크릿홀 뉴슬일소’, ‘화이트 시크릿홀 뉴슬일소’로 팔리고 있다.
이 자료와 관련 심상정 의원실 관계자는 “전현직 대리점들로부터 확보한 내부 가격자료라 매우 정확하다”며 “가격 인상 요인과 관련해 유한킴벌리는 본 의원실에 이달까지 상세한 해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2013년 6월 유한킴벌리는 전 제품군에 대해 20%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그런데 두 제품은 왜 50% 이상이나 인상된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생리대 시장에서 소형에 비해선 중대형, 일반형에 비해선 날개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그러나 여성에 따라 기호, 신체 구조, 양에 따라 찾는 형태가 다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럼에도 한 번에 50%이상 가격 인상은 분명히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상정 의원은 이달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직포 등 생리대 주요 원료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생리대 가격 인상폭이 소비자물가 인상률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며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은 “그렇게 (50%대) 과다하게 인상하지 않았다고 본다. 그렇다 해도 이 자리에서 밝히는 것은 곤란하고 추후에 따로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유한킴벌리는 ‘비즈한국’에 “인상폭이 컸던 두 제품은 현재 단종됐다”며 “생리대는 품목이 매우 다양하고 신제품이나 리뉴얼 제품별로 원가 인상요인 차이가 다르다. 따라서 당사는 가격 인상을 알릴 때 해당 시기 전체 품목 평균으로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나 회사나 일부 제품 50%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유한킴벌리 2013년 화이트 생리대 제품 가격 변동 표. 사진=심상정 의원실
또한 유한킴벌리는 “일반 펄프 원자재는 하락세였지만, 생리대용 위생펄프 및 부직포 등 원재료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었다. 올해도 신제품의 경우, 커버, 흡수 존 등의 프리미엄 원자재 적용으로 기존 제품 대비 높은 원가 요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5월 ‘좋은느낌 코텍스 오버나이트’ 제품 가격을 6월부터 최대 20% 올릴 예정이었다가 여론의 악화로 결국 철회했다. 이번 국감에서 심상정 의원은 최규복 사장에게 “철회가 됐지만 당시 정확한 인상 요인을 파악했냐”고 질의하자 최 사장은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리는 “가격인상은 해당 사업부문장의 결정사항이며, 대표이사에게는 통상 전체 가격인상 현황 정도를 사후 보고한다”라고 해명했다.
일반적으로 가격 인상이나 인하 문제는 회사의 실적과 직결되는 사안임에 따라 결정 전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게 보고돼 최종 결재를 받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