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전국 치과대학테니스대회가 7월 27~28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테니스 코트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전국의 11개 치과대학이 돌아가면서 주최하는데 올해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서 주최하게 된 것이다.
전국에서 370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이 대회는 남자단체(3단2복), 여자단체(2복1단), 남자단식, 여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복식, 신인전 총 7개 부서를 1박 2일에 치른다. 그런데 첫날 경기중에 비가 내려 불가피하게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과연 대학생들은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대회를 마무리하는지 궁금해 대회 현장을 찾았다.
열띤 응원의 목소리를 들으며 본부에 들어서자 학생들답게 수기로 쓴 본선 대진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학교별 단체로 티셔츠를 입은 선수들은 자기 팀이 뛰고 있는 그 코트에 몰려가 힘차게 응원하는 모습들이 습한 기온임에도 한줄기 청량함을 주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치아 및 구강 건강을 위해 힘을 쏟을 예비 치과 의사들은 어떻게 경기를 하고 실력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해 코트 한 바퀴 돌면서 다양한 선수들을 만났다.
플랜카드 앞으로 우르르 몰려와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였다. 우승이라도 한 것이냐는 질문에 본선 1회전 통과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 자료를 남기는 것이라는 소리에 모두 한바탕 큰 소리로 웃었다.
100프로 참석한 원광대 치대는 총 34명. 최근 코트가 없어져 인근 지역의 유로 코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올 9월에 호남지역의 4개 치과대학 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후원사를 찾고 있었다.
‘덴탈스피릿’이라는 이름의 전북대 치대 동아리는 요즘 신바람이다. 치대 전용 인조잔디 코트가 생겨 예전보다 훨씬 자주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한다.
총 29명 참석한 ‘상아’라는 동아리 이름을 가진 전남대. 권용윤 회장은 현재 전국 치과대학 단식부에서 휩쓸고 있는 에이스 강경운을 소개했다. 어떻게 탄탄한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그 학생을 만났다. 강경훈은 “우연히 테니스와 인연이 되어 심취하게 되었고 시간 될 때 몇 시간씩 깊게 파고들며 테니스 이론과 실기 공부를 했다”라며 “같은 나이 또래의 지도자를 만나 레슨을 받으며 기본기를 충실하게 연습하고 역시 테니스는 발이 좋아야 한다는 사실을 늘 상기하고 있다”고 했다.
지방의 치과대학 학생들은 대부분 자비로 버스를 임대했고 각 대학별 선배들로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참가비 2만 원에 양 이틀 점심까지 제공하며 이 대회를 주최하고 있는 서울대 치의학 대학원 설선홍 대회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매우 논리정연한 설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어본다.
● 참가비 2만 원으로 7개 부서 상품 및 점심까지 제공이 되나요?
해당 대회의 취지는 전국의 치과대학생들끼리 서로 즐기고 교류하기 위한 축제 같은 대회입니다. 그래서 사실 우승상품도 최소한으로 하고 식사도 한 끼에 5,000원 정도로 예산을 최소화합니다. 다만 올해는 11년 만에 서울대에서 주최하는 대회라 동아리 선배님들의 많은 도움 끝에 여러 회사의 협찬 및 후원을 받아 풍요로운 행사가 가능했습니다.
● 이번 대회를 주최한 서울대 치의학 대학원 동아리를 소개해 주세요.
동아리 이름은 ‘정우회’입니다. 저는 본과 2학년으로 정우회 53기 회장직을 맡고 있고, 한 기수에 8명~10명으로 YB는 36명, 임원 18명과 선배들까지 총 26명이 이번 대회에 진행을 보았습니다. 학기 중에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13시 훈련, 매년 여름 방학에는 2주간의 집중 훈련 및 2박 3일간의 합숙 훈련을 합니다. 이 외에도 매년 국립 치과대학 테니스대회, 전국 치과대학 축제, 그리고 이번에 주최한 전국 치과대학 테니스대회까지 연간 3개의 대회가 열려 타 대학 학생들과도 잦은 교류가 있는 편입니다.
● 비가 내렸는데 어떻게 그 경기를 다 소화해 냈나요?
첫날 단체전 진행하던 중에 비가 내려 11개 대학 회장단들이 모여 회의를 한 결과 개인전 경기 축소와 다음날 대회를 아침 8시에서 6시 30분으로 앞당기는 것에 동의해주셨습니다. 즉, 개인전(남단, 여단, 남복, 여복, 신인전)을 4강 이전까지 모두 10점 타이로 축소하여 남은 경기들을 다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 본부에서 여러 명이 컴에 기록을 하던데 그것은 무엇인가요?
이 대회는 참가자가 많고 동시 진행되는 종목도 많아서 정해진 시간에 경기를 종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대회 운영이 필요합니다. 코트 스태프와 본부 스태프가 서로 경기 진행 과정 및 결과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엑셀 프로그램을 미리 제작해 빠르게 코트와 선수 및 심판을 배정하기 위해 실시간 기록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단체전의 경우 스코어에 따라 대진이나 경기 최종 결과가 바뀔 수 있기에 모든 스코어를 컴퓨터에 기록해 두고 있습니다.
● 대회 주최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진행을 보면서 선수로 뛰고 심판을 보며 일인다역을 소화해 내는 정우회 26명은 새벽부터 왼 종일 더운 코트에서 보내다 보니 체력이 부족했어요. 감사하게도 많은 선배님께서 코트에 방문하여 응원해주시고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협찬해 주며 격려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아쉬웠던 점은?
대회 준비 기간이 짧다는 것입니다. 학기 중에는 학업 스케쥴로 바빠 2~3주 정도 준비해서 대회를 치르는데 매년 각 대학이 돌아가며 대회를 치르다 보니 인수인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사실 이번에 협찬받기 위해 여러 회사의 문을 두드리며 느꼈던 점은 협찬과 후원 문화도 기반을 다져놓는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국 치과대학 테니스대회가 벌써 30회를 맞는 전통 있는 대회이자 치과대학 학생들이 건전하게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어서 충분히 홍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 이번 대회는 어디에서 협찬받았나요?
우승 및 입상상품은 주)학산 비트로에서, 시합구는 주) 던롭 스포츠코리아에서 받았고 메종드트네와 비트로 그리고 던롭에서 이벤트 경품까지 협찬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협찬해 주신 회사 관계자분들과 정우회 OB 선배님들께 고마운 인사를 남깁니다.
● 대회를 치르면서 느낀 소감?
이렇게 덥고 습한 날씨에 무지막지한 스케줄을 힘든 내색 한번 없이 소화하면서 하나라도 더 일손을 보태려는 정우회 부원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다른 대회도 많이 출전해 보면서 특히 치과대학에서 주최한 대회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깊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올해 어려운 상황에서 대회를 치르면서 더욱 더 크게 느꼈습니다. 매 년 치과대회 기간 동안 불가항력적인 변수가 생길 때마다 각 동아리 회장끼리 의견 조율을 하고 대회 운영하는데 희생과 힘듦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더욱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테니스에서 선의의 경쟁도 좋지만, 한마음으로 동료를 응원하고 매년 마주치는 다른 치과대학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테니스로 건강하게 교류하는 이 문화는 대학생들만의 특권인 것 같습니다. 다들 몸은 고되었지만, 먼 미래에 돌아봤을 때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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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회장과 인터뷰하면서 각 치과대학은 11년마다 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준비에 대한 체계화된 인수인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했다. 강릉원주대 경북대 경희대 단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원광대 전남대 전북대 조선대, 전국의 11개 치과대학생들은 실력불문, 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대부분 테니스 동아리 부원 전체가 참여해 호응해 주고 있었다.
그만큼 이 대회는 테니스에 관심 있는 전국의 치과대학생들의 교류의장이자 축제로써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빙일 것이다. 대학생들의 순수한 웃음과 열정이 점철된 서울대 관악 캠퍼스 안에는 청춘의 아름다운 순간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글 사진 송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