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때 칫솔 양지(楊枝;버드나무가지)가 〃요지〃로 둔갑
고려시대 송(宋)나라 사람 손목(孫穆)이 쓴 고려 견문록 『계림유사(鷄林類事)』에 고려 사람들이 사용하던 어휘 361개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 齒刷曰楊支(치쇄왈양지) 라는 말이 들어 있다. 〃칫솔을 양지(楊支;버드나무가지)라 한다〃는 말이다.
당시에는 버드나무를 꺾어 한쪽은 뾰족하게 깎고 반대쪽은 돌로 찧어 펴서 칫솔로 썼다. 이것으로 이에 끼인 것을 빼내고 문질렀기 때문에 버들가지 즉 양지(楊支)가 칫솔이라는 뜻으로 쓰였던 것이다. 거기에 접미사 ‘질하다’가 붙어 ‘양지질 하다’가 되고, ‘양주질하다’ ‘양추질하다’로도 변음 되었다.
우리 사전에는 ‘양치질하다’라고 되어 있어서 우리도 ‘양치질’이라 하고 있다. 순 한국말이다. ‘양치(養齒)질’이라고 한문으로 친절하게 쓴 것은 잘못된 것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버드나무에는 이를 튼튼히 하는 살균요소가 들어 있다고 한다. 버드나무가지를 칫솔로 사용한 것은 인도에서 중국, 우리나라, 일본으로 전해졌다.
일본말로 이쑤시개를 〃요-지(ようじ)〃라 고 하는데, 양지(楊支)를 일어로 읽으면 〃요-지〃가 된다. 고려 때의 우리말 양지(楊支)가 역수입되어, 우리도 음식점에서 밥 먹고 나서는 〃요지좀 주세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