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이불비哀而不悲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데도 각각 외로운가 보다.
여보,
당신의 어깨가 너무 위태로워서
당신의 두 뺨이 너무 창백해서
당신의 눈동자가 너무 비틀거려서
나는 울었다
잠든 당신을 내
굽은 등 뒤에 두고
늦은 밤 술냄새 풍기며 귀가했다는 이유로
한껏 잔소리를 해서 당신의
꺾인 날개를 한번 더 짓밟아버린 내가
당신 모르게 내 뺨에 작은
물고랑을 새긴다
혹여 당신 마음이 더 아플까봐
이미 충분히 외로운 당신이
내 눈물 때문에 더 외로워질까봐
우리에게도 행복한 날이 올거라는
당신도 알고 나도 아는 거짓말로
당신의 모든
외로움과 괴로움을 차곡차곡 접어
베개 밑에 숨기며,
초라한 그대 뒷모습을 내 망막에 새긴다.
아침이 와도 흐리기만 한 악몽의 뒤안길에서
당신의 이마는 어찌 이리도
우울한 습기를 머금고 있는지
또 당신의 눈썹은 왜
이토록 서글픈 각도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해서 나는 운다
알아도 어쩌지 못해서
나는
운다.
첫댓글 근 10년 전에 썼던 ...이걸 시라고 불러도 되는지조차 모를... 암튼 그런 글입니다. 카페 활성화를 도모하는 의미에서 올려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소설만큼 시에도 소질이 다분합니다~
시창작도 열심히 하시길 강추합니다^^
당신의 눈썹은
왜 이토록 서글픈 각도를 갖고 있는지/ 표현이 멋집니다!!
좋은 시를 읽어 감성 충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