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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중에 함안보 등 낙동강에서 퍼온 물과 자갈 등을 봉헌했다. (사진/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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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6일 월요일 오후 2시, 안동교구 주교좌 목성동 성당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안동교구, 천주교연대 사제 50여 명과 신자, 수도자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안동교구 권혁주(요한 크리스소토모) 주교의 주례로 진행됐다.
안동교구는 대부분이 농촌지역이기도 하며 낙동강 사업권에 속하기도 한다. 이날 미사에는 한참 농사일로 바쁜 농민들은 물론, 안동 뿐만이 아닌 타 지역의 신자들도 함께 했다.
권혁주 주교는 ‘생명평화미사만 하면 비가 온다는데, 하느님이 슬퍼하시는 것 같다며 훼손되고 파괴되는 자연, 생명을 함부로 하는 인간 범죄에 대한 아픔, 우리의 노력과 회개가 아직 부족함에 대한 슬픔일 것’이라는 말로 강론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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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포기하지 말고 생명의 강을 살리는데 노력하자고 독려했다.(사진/한상봉 기자) |
자연재화는 상품가치로 매길 수 없어
권혁주 주교는 이 날의 독서 말씀에 비추어 “자연은 예로부터 가난한 이들이 살도록 지혜를 주는 존재이며, 강 역시 마찬가지다. 강은 온갖 동식물 삶의 근거지요, 가난한 이들의 삶의 터전이다. 이렇게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강의 자연재화는 도저히 돈으로 그 상품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 하면서 “교회에서 가르치듯 하느님은 땅과 강에 있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과 민족이 사용하도록 창조했기 때문에 모든 재화는 개인, 국가의 차원이 아니라 인류의 공동재산이다. 그래서 강을 함부로 파괴하고 죽이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재산을 도둑질 하는 것과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강을 살려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우리 후손들이 잘 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강을 파괴하고 죽이면 우리 후손들의 삶의 터전, 무엇보다 가난한 사람들의 터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씀의 의미는 이러한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4대강 중단 촉구에 대한 신앙인의 입장에 대해,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이미 선언한 대로, 4대강 사업 반대는 "교회의 예언직 수행의 일환"이며 "이를 두고 국론분열을 운운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사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사제들을 앞세우고 시가 행진에 나섰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조용하던 안동 시내 한가운데서 간절한 바램을 외쳤다. “4대강 사업 중단하라” “강은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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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도 미사에 참석한 안동교구민들의 기도가 간절하다.(사진/한상봉 기자) |
4대강 중단촉구, 나 하나라도 끝까지 힘을 보탤 것
행진 중에 만난 이들에게 미사에 참여한 이유와 4대강 사업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상주에서 왔다는 김정근 씨는 “강은 말 그대로 흘러야 한다. 강을 막으면 그 강은 죽는다. 하느님이 만드신 생명을 인간이 건드려서는 안된다. 우리 후손들이 강을 더 아름답게 잘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노력하고 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참석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멀리 안동까지 온 분도 있었다. 평범한 주부라는 김미경 베로니카 씨는 "4대강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아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냈다"면서 "사람들이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돈을 좋아하고 돈을 쫒아 사는데, 4대강 사업이야 말로 할수록 계속 돈이 들어간다. 그 돈을 누가 감당하나. 우리와 우리 자손이다. 지금 당장 내 주머니의 돈이 아니라 자손들이 무엇을 감당할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시 서울에서 왔다는 이용우 씨는 시민들의 무관심을 안타까워하며 "특히 요즘 야채값이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는데 정부는 이에 대해 기후와 태풍의 영향이라고 호도한다면서 사실은 야채 재배 하우스가 강가에 있는 경우가 많고 그들이 제대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영향이 크다고 했다. 현재 20%가 사라진 상태라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더 많은 시민들이 알아야 하고, 이 정부가 어떤 패악을 저지르는지 당장 이렇게 눈에 보이고 느껴지는 일들로부터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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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속에서도 미사 참석자들은 안동시내를 한바퀴 돌아 시청 앞까지 행진하며 '생명의 강'을 보호하자고 역설했다.(사진/한상봉 기자)
| 미사 시간부터 현수막을 두르고 온 몸으로 1인시위를 하던 분이 있었다. 바로 안동교구 목성동 성당에 적을 두고 있는 이매우 비아 씨. 이름이 특이하다고 하니, '매우매우 좋다'는 뜻이란다. 현재 친환경 지향의 ‘땅 한평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는 이매우 씨는 "정부가 말하는 ‘4대강 살리기’라고 하는 말은 사실 우리가 해야 할 말이라며 도둑처럼 가져가서 국민들을 현혹하고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흔히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하지만 자꾸 계란을 던지면 바위가 더러워지기라도 할 것"이라며 "자꾸 목소리를 내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장 힘든 일은 "이 일로 같은 본당 신자들 간에도 입장이 달라 잘 지내지 못하는데, 이들이 현장에 단 한 번 만이라도 가서 제대로 느끼고 반대한다면 지금처럼 미워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행진을 마치고 시청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김시영, 김진도 신부를 통해 안동시청 부시장에게 성명서와 의견서를 전달했다. 시장은 마침 수해지역 방문으로 자리를 비웠다고 한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대표 조해붕 신부)는 서울 정동 작은형제회 수도원성당에서 열리는 금요일 생명평화미사와 두물머리 미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며, 오는 9월 11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열리는 서울 광화문과 보신각 일대의 '범국민행동 인간띠잇기' 행사를 소개하고, 9월 13~15일까지 서울시청 앞 대한문 일대에서 4대 종단 철야 기도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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