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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떡 쑥 캐러 갔다 캐는 것이 아닌 어린 모가지를 자르는 것이었다 어린 순을 그것도 손톱으로 비틀어 똑똑 끊는 것이었다 목을 내놓으면서도 비명 한번,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순순히 죽어주고 있었는데 한참을 하다 보니 손톱에 피범벅이 되었다 쑥 피는 쑥색이었지 비린내가 쑥하고 폐부를 찔렀다 목이 잘린 쑥들이 741부대 마루타처럼 쌓여갈 때 어느새 내겐 흰 가운이 입혀져 있다 시험대에 오른 마루타 된장 푼 국물에 입수도 시켜볼 참이고 잘게 으깨 쌀가루와 버무려도 볼 참이다 이미 체념한 듯 시들한 마루타는 손톱을 넣을 때 이미 마취된 듯 동공이 풀었다 겨울 차로 쓸 것은 응달에 거꾸로 매달아 햇볕을 차단하고 통풍을 시켰다 끓는 물에 넣고 생존의 시간을 표시하기도 하고 식초를 넣고 색깔의 반응을 살펴 기록했다 얼마나 갈면 뼈가 으스러지는지 쑥의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지 놓치고 싶지 않다 밀가루는 얼마의 비율로 섞어야 뒤집을 때 깨지지 않는지 마루타의 고통은 잊은 지 이미 오래다 아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만만하기만 하였던 쑥 같았던 쑥 쑥국, 쑥떡, 쑥 부침개로 가득한 저녁상 태극기 냄새가 났다 나도 쑥이다 잘린 상처에서 내일이면 다시 새순이 돋을 것이다 밤새 애국가를 부르는지 그것도 도돌이표로 쑥떡쑥떡 소쩍새 울고 있다. |
첫댓글 쑥떡 쑥떡 떡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