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뉴스에 딸이 나온다는 말에 아버지는 교화소를 탈출합니다.
그런 그는 필름을 훔치는 어린 여자아이 류가녀를 발견합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누추하고 핍박한 여자아이는 간절하게 그 필름이 필요했던 이유가 또 있었죠.
영화는 1970년대 사막에 있는 중국 마을이 배경입니다.
모택동의 문화대혁명 시기, 도시에서는 자본주의적 삶에 대한 핍박으로 피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오지인 이곳은 그런 정치적 압박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습니다.
필름이 사고로 손상 당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영화 상영이 이루어지지 못하자
상영담당관 판 기사는 마을 사람들과 필름을 복원하기 시작합니다.
엉키고 설키고 먼지가 가득 묻은 필름을 복원하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이 나서죠.
필름을 넓은 천 위에 올려놓고 조심스레 풀고, 깨끗한 정제수를 만들어 뿌리고, 다시 부채로 말리고.
무대 위에서 그러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무대 아래에서 애타게 기다립니다.
민중에게 영화를 보는 날은 일종의 축제이고, 영화를 보면서 그들은 현실의 곤궁함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영화적 허구의 판타지 속에서 이룰 수 있었지요.
장주성과 류가녀가 위주이지만 필름을 고치기 위한 마을 사람들과 판 기사의 노력은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롭고 빛나는 장면입니다.
장이 모우의 <원 세컨드>는 영화에 대한 민중의 열망을 담은 영화입니다.
장이머우는 이 영화를 통해 오지 속의 민중과 그들의 삶을 위로하고 있는 것이지요.
끝없는 모래사막이 어쩌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첫댓글 중국이 이제 이런 영화를 못만드나봐요.
허가 받기 위해 뒷장면을 넣었다는 얘기도...좀 억지스러웠거든요. 체제 찬양을 하는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