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Virus ・ 2023. 4. 25
이제는 늙어 기력이 쇠한 철학자이자 화학자 파우스트는 죽고 싶은 심정으로
서재 앉아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일생을 연구에 바쳤지만 정작 인생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을 비롯해 행복하거나 사랑에 빠진 모든 사람을 저주했었다.
그러한 그가 이제는 진정으로 삶에 지쳐 있다.
밖에서는 삶을 즐기는 활발하고 유쾌한 소리가 들리지만, 그 소리조차 파우스트를 괴롭힌다.
그나마 성당에서 회중들이 부르는 찬송이 파우스트의 마음을 안정시킨다.
이때 악마‘메피스토’가 나타나 파우스트가 원하는 모든 것, 즉 영광, 권력 등등 무엇이든 줄 수 있다고 한다.
악마 메피스토는 인생은 다시 오지 않는 것이므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쾌락을 추구하라고 부추긴다.
천지 만물의 근원을 알고자 신학, 의학, 수학, 천문학 등 여러 학문을 연구한 파우스트는,
인간의 힘으로 그 목적을 이루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과 지식의 허무함을 깨닫고 마술의 힘을 빌어
악마 메피스토와 계약을 한다.
그 계약은 파우스트에게 젊음을 주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메피스토펠레스가 그를 위해 봉사를 하는 대신,
그 이후에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메피스토에게 매도한다는 것이었다.....
가끔 내가 파우스트 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파우스트가 느꼈을 고뇌에 대해
깊은 감정 이입을 느낀다.
나는 지금 파우스트가 메피스토에게서 받은
제안처럼 인생을 바꿀만한 계수할 수 없을 만큼 큰 제안으로 고민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내 삶 안에 나는 없었다.
내가 나를 위해 산게 아니라 내 안의 내가, 내가 아닌 나를 위해 살았다.
그렇기에 행복이나 즐거움이 내 안에는 없다.
이제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한다.
남은 인생을 위해 ‘메피스토’에게 내 영혼을 팔아야 할 것 같다.
그 끝이 비극이든 희극이든
마지막으로 나를 위한 내가 아닌, 인생의 굴레를 짊어진 다른 나를 위해서...
대학에서 처음 앉은 책상에 깊게 패인 글씨로 이렇게 씌여있었다.
‘행복도 좋고 , 사랑도 좋다. 하지만... 난 오줌이 마렵다!..'
지금 현재에 처한 상황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서는 행복도 사랑도 내 것이 될수 없다.
나는 이제 메피스토가 제안하는 매혹적인 제안에 응하러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