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하게 짧게? 쓰기위해 존대어는 얍삽하게 생략합니다...ㅋㅋㅋ
라이더에게는 바이크를 탈 수 있는 날과 그렇지 못한 날 단 두가지만 존재한다.
오늘은 제법 괜찮은날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말이다.
집 삼성동에서부터 모임장소 델리월드까지는 60km가 넘는다.
여기까지 헥헥거리며 가는 것 그 자체가 롱롱 투어다.
자동차도 많고 온갖 신호등을 128개 통과한 자만이 당당히 들어설 수 있는 약속의 땅이지.
신호등 일일이 세어봤냐고 나를 의심하는거 매우 안좋다.
그런거 함부로 따지는거 아니야.
출석자는 좌로부터 대희님,마음은20님,허접본인,아페만님,로드런너님...그리고 지각대마왕 지영님.
지각자의 사진은 과감히 지운다.
나는 한다면 한다.
7년전 두어번 와봤는데도 아예 기억도 없고 낯도 설고 그렇다.
벌초시즌이어서 그런지 바이크들이 별로 눈에 안띄는구나.
대신 자동차들은 신경거슬리게 많다.
우리는 죄다들 빵점짜리 남편에 빵점짜리 아빠들 투성이다.
그렇다고 장가안간 사람은 뭐 50점이라도 받을수 있을것 같으냐?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우린 다 집에서 내놓은 사람들이네.
빠르던 느리던 달리는 그 자체에 우리가 추구하는 즐거움이 있지.
스피드에 여태 적응을 하지 못하는 허접떼기인 나는
마음은20형님께서 앞에서 살살 끌어주셔도 간신히 쫓아가기에만 급급하다.
특히 코너길만 나오면 브레이크에 손꾸락이 자동으로 올라간다.
거북이 등에타고 용궁에 끌려가는 토끼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간땡이가 어디갔는지 바짝 쫄아서 꼬리만 붙잡고 겨우겨우 달린다.
논산훈련소 정문에서 전북도민 용하님을 만난다.
중간에 만날장소 찾다가 고작 생각해낸 것이 논산훈련소다.
물론 그 생각은 아페만님 혼자서 해낸거지 다른사람들은 그 의견을 존중해주었을 뿐이다.
우리가 호남을 타이어로 비비러 왔는데 이 양반을 안보고가면,
그건 붕어가 들어있지 않은 붕어빵이다.
뭘 봐요?
TRS가 잘 돌아간다고해서 뭐하나 생기는 것도 없는데,
아페만님 이 양반께서는 참 애정이 깊으시다.
뭐 하나라도 모임이 잘돌아가도록 다리도 놓아주고 좋은 말만 전해주시면서 모두를 끌어안으려는 박애주의자 같다.
국제적십자사를 세운 앙리뒤낭 같다고하면 분명 흡족해 하실거다,,,ㅋㅋㅋ
주차를 마치면 늘 자켓 벗고 사이드백 뒤져서 이것저것 챙기고 넣고빼고들 하지.
과거 일본군의 정신교육 중에는 "의복이 정신을 지배한다" 라는 내용이 있다.
한마디로 옷 똑바로 차려 입으라는 소리지.
예비군훈련가면 우린 똑똑히 본다.
대기업 다니는 유능한 엘리트도, 돈 많은 부잣집 도련님도 한낱 거지나부랭이처럼 흐느적 거리게 되는거.
심지어는 말투까지도 육두문자 섞어 구질구질해지지 않느냔 말이다.
그래서 일제잔재인 교복이나 군복에는 호크라고 해서 목부분을 잠궈
단정한 차림새를 요구하는것이라 그렇게들 평한다.
우리도 헬멧부텀 각종 안전장구 잘 챙기는 건전한 정신에 건전한 체력이 깃든 모범적인 라이더가 되자.
그렇지 못하면 한낱 빠라바라밤 이다.
잘 차려입은 거지는 절대 밥을 굶지않는다잖는가.
잘 차려입은 우리 거지들은 정말 굶지않고 한주옥이라는 유명식당에서 근사한 밥상을 마주하게 된다
게장백반 먹겠다고 한번 잘 살아보겠다고 그렇게 말이다.
바이크만 타면 왜그리 배가 고플까?
더블동의 운영자 양호님께서 군산에 사신다고 그래서 식사자리를 함께 했다.
낮에는 후덥지근하고 덥구나.
요며칠 선선해서 좋다고 호들갑 떨었더니, 하늘은 개돼지들의 교만함을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
달리다보면 벌떡 일어서서 궁뎅이 말리고
쩍벌남 자세로 달리기도 하고
그래도 공랭식 할리가 아니니 얼마나 다행이냐?
이 날씨에 할리 타는것은 난로위에 앉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바이크를 타고서 호남지방은 처음 밟는다.
물론 저 아래 남도까지는 아니고 북도 가장자리에 겨우 왔지만 말이다.
이순신장군께서 말씀하신 약무호남(若無湖南) 시무국가(是無國家)...
호남이 없었더라면 조선은 없었다 라는 유명한 말씀이 있지.
우리역사를 지탱한 충절의 호남땅에 처음으로 타이어를 드리댄 것이 내심 자랑스럽구나...ㅋㅋ
사실 역사는 잘 모르겠고,
나름 멀리멀리 갔었노라는 자기만족일테지.
노래는 어느 한 가수의 저작권이 아니다.
그 어느 누구라도 마음껏 부를수 있는 바로 그 사람의 것이다.
오늘 즐겼던 이 코스는 투어를 이끌어주신 분도,
투어를 뒷바라지해 주신 분의 것도 아니고,
이 동네 사시는 용하님 것도 아니다.
새벽부터 함께 타이어를 비벼댔던 우리 모두의 즐거운 추억인게지.
"아침이슬"은 자기의 노래가 아니고,
이 노래를 사랑해주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의 노래라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가수 양희은처럼 말이다.
군산에서 밥만먹고 헤어지기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야박한것 같아,
대둔산까지 용하님의 안내로 시원한 국도를 신나게 함께 달린다.
무주에도 인간성좋은 라이더가 한 백명쯤 생겨나기를 간절히 빈다.
용하님 즐거워 죽도록 말이다.
카메라 잡고있는 사람이 여기서라 저기서라 웃어라 인상펴라...
말 잘듣는 우리는 시키는대로 다 따라한다.
사진은 말이지.
잘 찍는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찍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투어모임에 한번 나갈때마다 새로운 분들을 한분씩 두분씩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갑고 기쁘다.
온라인에서 백날 떠들면 뭐하나?
얼굴 한 번 보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동료로 친구로 만들어주는 지름길이다.
할리타다가 기변해서 TRS에 들어온 나는
아는 분들이 몇 안된다.
알고보면 나쁜사람 없댔는데, 정말 나쁜사람 없다.
저 위 사진,
드러누워 찍는데도 아무도 발로 짓밟지를 않는 우리는 모두 선한 사마리아사람인게지.
내려갈때는 마음은20형님께서 길잡이를 해주셨고,
상경길에서는 아무래도 실시간 교통정체를 안내해주는 네비를 믿고가자 하여 아페만님께서 선두를 서신다.
아무리 좋은 네비라도, 정체에는 약효가 없다.
아래 로드런너님은 근무중 턱을 크게다쳐 오랫동안 먹는것을 제대로 드시질 못했단다.
다행히도 다 나아서 이제는 줄어든 체중 8kg을 만회하려 애쓰신다고...
박스까서 67,000km 타셨다는 명차로 오늘 하루내내 후미를 지켜주셨다.
아페만님 말씀으로는 간튜닝이 매우 잘되어서 무지 잘 타신다고.
상경길의 혼잡은 우리 몸뚱아리의 피곤함과 더불어 아드레날린을 마구 용솟음치게 한다.
세상 태어나서 갓길 이렇게 많이 타 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한 100km 정도는 갓길레이스였다.
서울로 귀경하는 자동차들 12,589대와 함께 말이다.
또 속으로 숫자에 의심을 품는거냐?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믿음으로 그냥 받아들여라.
아래는 아직 아날로그세대의 자존심을 갖고계신 마음은20형님의 구형 네비게이션이다.
신기하게도 틀린적 없이 잘 맞는다.
밧데리 걱정도 없고 말이지.
믿음이란 바로 이런거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가?
까아만 아스팔트 파아란 가을하늘...앞으로는 빠알간 단풍 한가지도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추워지기전에 좀 많이들 타자.
첫댓글 우와~ 마음형님은 지도도 가지고다니시네요~ 스쿠터탈땐 저도 지도하나트렁크에 넣고다녔는데~
지도책보면서 운전이나 라이딩을 해야 길눈이 밝아질텐데, 너무 쉽게 네비에 의지하다보니 요즘엔 길도사가 거의 없죠
@허접/이경수/66 요즘 그거때문에 네비 지도방향을 북방향고정으로 바꿨어요.... 지도보듯이 보는걸루요.... 아직은 적응이 안되는데 가끔보면 감이오더라구요 ㅎ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잘한다 자꾸 부추켜서 후기 쓰게 시키려는 형님의 저의를 누가 모를줄 알고?
맞습니다
내것도 니것도 아닌 우리의 것입니다
모두 맘 좋은사람들 입니다
뒤에서 다들 한다리들고서있었으면 클날뻔했네요 ㅋㅋㅋ
점더 정리되면 올리겟습니다
맛베기로 ~
언젠가부터 용하님은 카메라를 자주 만지시더만, 이제는 직업사진사 수준이예요
뭐 한가지 열심히 꾸준히 해본적이 없는 저는 몹시 부럽답니다
투어후기가 이렇게 재미날수가!
TRS에는 훌륭한두분 작가가있어 더욱빛납니다, 같이가지못해 아쉬움이많지만 다음주를 기대해봅니다^^
늘 너그럽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피곤 하신 와중에 후기 까정
너무나 잘 봣씀다
그라고 수고 하셨씀다~
함께 라이딩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드디어 남쪽으로남쪽으로 다녀오셨군요. 차분하고 재밌는 후기글이네요^^
하필 벌초시즌이라서 갓길탐방을 오래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편한밤되세요.^^
저는 늘 동쪽과 북쪽으로 주로 다녔더군요
오늘 처음 호남땅에 들어가봐서 뿌듯했답니다
재미난 투어후기를 보니 오토바이 타고싶은 욕구가 마구 솟아납니다...ㅋ 하지만 현실은...ㅋ 후기도 잼나지만 투어도 잼났을것 같습니다. 대희형님은 새로영입한 애마를 안타고 가셨군요. 담주말은 날씨좀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ㅎ
갓길레이스가 재미있지는 않지요 절대루...함께 가시는 분들이 좋은분들이라 항상 분위기는 밝습니다
대희님은 새로 들인 듀카티 같은데 혹시 바이크 또 샀나요?
오늘 투어에 참석하신분들은 최소
새벽5시 이전에 출발 준비를 했어야
했겠지요 바이크에 열정 없으면 불가능한 일 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장문의 투어 후기를 멏시간
할애해서 쓸수 있다는것도 바이크에
대한 열정 없이는 불가능 하답니다
우리 TRS에는 이렇게 열정을 가지신
분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열정이 아니고요
그냥 늦게배운 도둑질 날 새는줄 모르더라 그게 저 입니다요^^
와우 후기 정말 간만에 잘봤습니다
다들 함 뵈야되는데 .. 뭐 .. 말만이렇습니다 ㅜㅜ
말이 씨가된다 그러잖아요
즐겁게 라이딩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서해안 투어는 귀가해서 타야 점검 꼼꼼히 해야 합니다. 예전에 저는 앞,뒤 타야 모두 대못이 박혀있던 적도 있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같은 갓길인데 동서의 차이가 있다니 놀랍군요^^
간단하게 쓰신다더니 이렇게 장문의 글을 . 재밌게 잘 봤습니다 형님. 가을엔 같이 라이딩할 날도 있겠지요^^
물론이지요
시간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함께 라이딩 꼭 하십시다요^^
글은 말할것두 없지만 사진, 핵심뽀인트 뭐하나 버릴게없는 후기네요
최고십니다 혹 옆에 누가 대필해주는건 아니죠 ??
아. .
지각자는 과감히 빼주시는군요 후후후....
별 볼일 없는 글줄인데도 칭찬을 다 듣는군요^^
@허접/이경수/66 글쓰기 배우러 산으로 들어갑니다 ^^
이번에 군산까지 오셨으니 다음 투어는 더 아랫쪽으로 도전해 보심이 어떨런지요 ^^;;
오신다면 남쪽에서 딱 대기 하고 있겠습니다. ^^
여행기 너무 잘봤습니다 ㅎㅎ
그래요 여럿이 함께 하는 라이딩이면 남도까지 못갈것도 없겠지요
올해가 가기전에 얼굴대면 꼭 해요^^
무사히 잘 다녀 오셨네요~!! 재미진 투어에에 부러움을 잔뜩 보냅니다~!!
양호 형님 입이 귀에 걸렷군요~!!^^
아~~ 이까페 작가님들 속에서 우찌 살아남징~??....에효... 넘 멋진후기 한참을 읽고 또 읽으미 즐감합니다 ...^^
고맙습니다
조키로님처럼 여기저기 홍길동처럼 움직이질못해서, 짧은거리 다녀와놓고 자랑질만 했습니다^^
만나서 만나 뵈서 반가웠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더 자주 뵈면 더 좋을것 같아요.
아 상호님 어제 제 뒤에서 아주 깝깝했죠?
괜히 허접이가 아니거든요
기회될때마다 자주 만나요^^
양호형님도 계시네요...
가을투어 시즌이 돌아와서 반갑네요 ㅎㅎ
부지런히 많이 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