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열(시몬) - 20년 전 저는 3년을 교리 공부한 끝에 영세를 받았습니다. 봄에는 졸리는 눈을 부릅뜨고 여름에는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을 손으로 닦으며, 가을에는 낙엽이 지는 쓸쓸함을 가슴에 안고, 겨울에는 차가운 손을 닭똥냄새가 나도록 비비며 잘 알지도 못하는 하느님 아버지를 알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12월 15일 설레는 마음으로 영세식에 임했고 이마에 부어주는 영세수의 느낌은 이마를 뚫고 들어올 것 같이 날카로웠습니다. 저의 잘못된 생각과 말과 행위가 저의 몸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죄를 씻어내는 고통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물이 나고 저 깊은 곳에서부터 기쁨이 샘솟았습니다. 성경을 받아들고 가슴이 벅찼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다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푼 꿈은 몇 달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창세기를 읽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의문이 꼬리를 물게 되면서 의심이 생기고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더 이상 넘어갈 수 없다보니 성경을 멀리하게 되었고 마태오 성당에 나오지 않게 되는 냉담자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5~6년의 시간이 지나던 어느 날 같은 방에 있던 형제가 성경책이 좋은 게 하나 더 생겼다고 하면서 그 전에 갖고 있던 헌 성경을 찢어버리는 것을 보고 달려가 그 버려지고 찢겨진 성경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도 밤에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성경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전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도 의문점이 드는 부분도 없이 무작정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 마음의 방이 온갖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네 명의 형제들이 세상의 제일 으뜸인 주님의 축복과 은총을 받게 되는 소중한 영세를 받았습니다. 이 형제들의 오늘 마음이 성경에 온전히 담겨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경을 매일 읽고 쓰고 묵상하는 시간이 가져야 될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세상에 온갖 더러운 죄로 물든 저의 온전치 못한 영혼을 원하신다면 아무 말 없이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겉치장으로 쌓여있는 저의 검은 영혼을 원하신다면 잠시만 아주 잠시만 기다려 주소서.
서철웅(바오로) - <만남의 인연> 이곳에서 생활한 지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 1개월 생활하고 천주교와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신부님을 비롯하여 수녀님 그리고 교리 선생님들과의 인연이 우연은 아니라 느껴집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만남의 길로 이끌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70이란 세월을 살아오면서 마지막 인생길을 이렇게 고귀하고 소중한 인연을 맺어 주심에 다시 한 번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어떠한 보물보다 더 값진 인연이 된 만남은 저에게 너무 큰 행운이며 행복함에 눈물 흘립니다. 겉으로 표현은 못하지만 진정 마음속 깊이 감사드립니다. 성경 교리도 미숙함속에서도 주님께서 은혜 주시어 세례명 바오로라는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동안도 교리 선생님들께서 많이 가르쳐 주셨지만 아직도 머릿속은 텅 비어있는 것 같습니다. 아침 묵주기도만 습관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좀 더 정성껏 주님의 말씀과 뜻에 깊이 정진하여 현 생활에 실천하는 삶이 조금이나마 그동안 성심성의껏 마음 써 주신 여러분들께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주님께서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이 말씀을 깊이 새기며 주님과 함께 고귀한 만남의 인연들과 함께 살아가야 되겠다고 마음에 새깁니다. 저의 신앙생활이 더욱 새롭고 힘찬 활력을 얻게 될 수 있도록 기원하면서 만남의 인연에 대하여 묵상합니다.
백영진(예비신자) - 주님, 제가 하고자하는 일이 잘되지 않아 실망할 때가 많습니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같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망이 쌓여 좌절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똑같이 실망을 하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좌절하는 사람을 위로하고 함께 웃으며 생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을 보며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 제가 다른 이들과 함께 웃으면서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김석태(바오로) - 제가 성당에 들어갔을 때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 ‘너는 왜 이제야 왔느냐’하시는 것 같아 겁이 났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은 저의 친구 같고 함께 있으면 너무나 편안하고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없으면 안 될 그런 존재가 되었습니다. 올해로 처음 예수님을 만나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고 견진도 받고 하여 10년이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밤새도록 ‘하느님 감사합니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성모님 감사합니다.’하면서 아침을 맞이했으니 피곤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지금 이 시간도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올수 있도록 도와주신 신부님, 수녀님, 자매님 그리고 함께 생활하는 형제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