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답답한 마음에서 이런 글을 써본다. 어쩌다 이 지구촌이 원초적 약육강식의 세계로 전락하고 말았는지 참담한 심정이다. 물론 지구상에 인간이란 동물이 등장하고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칭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 비참한 전쟁의 역사를 조금 희석시키기 위해 철학과 문학 예술이 가미된 것인지도 모른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들의 역사가 전쟁의 역사로 점철되는 것이 너무 아쉬워 적당히 인간에게 그래도 이런 면도 있었다고 보여주는 것이 바로 철학과 문학 예술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절대자를 숭배하는 종교도 있다. 하지만 종교이야기는 여기서 생략하겠다. 본질을 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전쟁이 없었던 시대가 어디 있었겠는가. 하지만 요즘처럼 그야말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전쟁을 일으키는 적이 없었던 것같다. 마치 조폭들의 이전투구와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명분도 없는 그냥 이권과 욕구충족의 그런 전쟁말이다. 하긴 이런 저런 괴상한 소리로 명분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권에 눈이 어두워 상대를 박살내는 그런 조폭들의 싸움과 너무도 닮아 있는 것이 요즘의 지구촌 전쟁의 양상이다.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은 유럽의 앵글로 색슨파와 라틴파와 게르만파와의 한판 승부였다. 여기에 슬라브파인 로스께파가 개입하고 양키파까지 끼어 난리를 쳤다. 지구촌을 뒤흔든 조폭들의 대전쟁이 끝나자 로스께파가 동유럽을 장악하고 양키파는 서방세계를 장악해 양대 조폭체제를 갖춘다. 워낙 규모가 큰 양대 조폭세력이어서인지 주먹세계의 균형을 이루는 듯했다. 하지만 거대 로스께파 두목이 뭔가 중대결심을 하고 아래 중간보스들을 내보내고 원래의 로스께파로 돌아가자 양대 조폭세력의 균형이 깨진다. 로스께 조폭의 중간 보스들은 각기 자기들의 활동무대를 만든다. 그렇게 되자 양키파는 이제 지구촌에 유일한 거대 조폭세력이 된다. 정말 눈이 보이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앵글로색슨파와 라틴파 게르만파도 양키파의 눈치를 보기 급급했다. 로스께파는 군소조폭조직으로 전락했다. 지구촌 조폭세계에서 뒷전으로 밀려버린 것이다. 로스께파의 퇴보속에 동양에서 짱께파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조직원으로 치면 지구촌 최대조직이지만 아직 세계 조폭 패권을 다투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았다.
양키파의 독주는 계속된다. 라틴파와 게르만파도 슬슬 목소리를 내 보지만 그래도 양키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직원 수에다 이권개입으로 엄청난 부를 축척한 짱께파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다. 슬슬 양키파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한다. 중소 조폭들도 짱께파에 넘어가는 상황이 나타난다. 짱께파의 두목은 공공연히 이제 지구촌은 내가 접수한다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양키파는 긴장한다. 한때 한줌꺼리도 안된 장께파에 신경이 쏠리기 시작한다. 짱께파가 장악한 신장위구르조직과 홍콩조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짱께파는 대만파까지 흡수하려 시도한다. 양키파는 이제 참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잠자는 흑곰이라고 놀림을 받던 로스께파에 두목이 바뀌더니 세를 확산하기 시작한다. 예전 그 휘황찬란했던 로스께파의 영광을 되살리자는 기치아래 조직원들을 독려하기 시작한다. 예전 중간 조직이었던 우크라파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꾸 양키파와 조직 동맹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그래서 우크라파를 손보려고 한다. 양키파는 그럴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라틴파와 게르만파 그리고 앵글로색슨파를 앞세워 겁을 준다. 하지만 로스께파는 우크라파를 공격한다. 우크라파는 양키파만 바라보며 있다가 조직이 와해될 순간까지 간다. 하지만 양키파는 돈줄을 막는 것에 급급하고 직접적인 행동을 행하지 못한다. 로스께파가 가지고 있는 핵주먹이 두려운 것이다. 또라이성향의 로스께파 두목의 성격으로 봐서 최악의 경우 핵주먹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내 구역이 아닌 곳을 두고 전면전이 벌어지는 것을 양키파 두목이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로스께파는 휘파람을 불며 우크라파를 완전 장악하려 시도하고 있다. 양키파가 말로만 겁을 주지 실제로는 제대로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로스께파의 두목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웃인 짱께파 두목도 미소를 짓는다. 양키파가 폼만 잡았지 실속이 없다는 것을 이제 안 것이다. 양키파의 두목이 나이가 많아 과감한 실전을 꺼리는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가슴 아픈 인간들의 현대 전쟁사를 기술하자니 정말 어쩌다 인간세계가 이렇게 조폭과 양아치같은 소굴이 되고 말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제는 힘을 가진 조폭조직앞에 저항하다가는 아작나기 십상이라는 우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대단한 힘의 소유자라고 알았던 미국이라는 조직이 러시아에 당하는 모습을 지구촌의 사람들은 리얼하게 보고 있다. 물론 경제제재가 러시아를 힘들게 하겠지만 당장 목숨이 경각에 달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어쩌란 말인가. 그냥 힘으로 밀어붙이는 러시아에 총 한 번 쏘아보지 않는 미국과 서방세계를 어떻게 따르고 평가해야 하는가를 지구촌 사람들은 힘들게 쳐다보고 있다. 이제 미국은 결코 세계의 경찰이 아님이 리얼하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대만의 운명은 그리고 한국의 운명은...
만일 중국과 북한이 그냥 밀고 내려온다면 미국은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우크라이나 국민들도 에이 러시아가 침공하겠어 미국이 있는데 했다는 것 아닌가. 우리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그럴 경우 미국은 과연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을까. 아마도 힘들 것이다. 미국은 자국민들의 엄청난 희생을 절대 바라지 않는 나라이다. 그것이 정의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도 말이다. 핵무기의 맹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대량살상무기의 패러독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핵주먹은 혼자 가지고 있을 때 위력이 있는 것이지 여러명이 소유하면 그것은 제대로 사용도 못하는 장식물에 불가한 것이다. 사용할 경우 모두 몰살되니 말이다. 그것이 무서워 거대 조폭들이 설쳐도 경찰이 제대로 진압을 못하고 멀리서 바라봐야하는 사태를 만들어내는 것 아닌가. 그런 것 하라고 만든 유엔은 그냥 사교모임이 되고 말았다. 힘없는 나라에게는 엄청난 고자세로 폼을 잡지만 정작 러시아가 설치니 뭐 하나 통과되는 것이 없다. 러시아의 거부권 하나에 그냥 올스톱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하면 정말 점입가경일 것이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그 반대의 개념인 원초적인 욕망과 힘이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인간을 옥죌 것이다라는 말이 점점 맞아떨어지는 분위기이다. 이런 거대 조폭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핵주먹을 소유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미국도 이런 저런 이유로 반대만 할 것이 아니고 한국 등이 핵무기를 소유하는데 협조를 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핵무기가 있었다면 과연 러시아가 그렇게 쉽게 밀고 들어갔겠는가. 대만도 마찬가지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위기가 생기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헛소리를 내지말고 그 나라들에게 강력한 무기를 소유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일시적인 세계 평화는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고민할 것이다. 이 무대포 거대 조폭들을 과연 어떻게 요리해야 할 것인가를 말이다. 바이든이 더 늙게 생겼다. 아이구.
2022년 2월 2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