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시간엔 미국수녀들이 영어를 가르쳤고, 학생들은 귀족적 환경에서 프랑스제
빨간색 베레모를 쓰고 다니는 등 아주 자만심이 강했다. 학교청소도 애들 환경을 감안 해
처음엔 수녀님들이 청소를 하고 학생들에겐 시키지 않다가 나중 학생들이 청소를 하게끔 했다.
- 당시 근혜학생 학창시절에 대해
기억나는 점들이 있다면.
* 근혜는 성격이 어질고 착실했다. 무척 차분하고 얌전해서 수녀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러면서도 검소했다.
반에서 가끔 학생들에게 눈을 감게 하고 필통검사 등을 하면 아주
오래된 연필을 그냥 사용하고 있던 것이 생각난다.
청소도 혼자 빗자루를 들고 서 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 학생들은 거의 고위층 자녀라 아쉬운 것이 없어 그랬는지 빤질빤질한 학생들이 많았는데
근혜는 그렇지 않았다.
공부도 1등이었고 특히 불어를 잘했다. 중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러나 선생들은 근혜를 눈여겨보려 하지 않았다.
경호원과 비서진들이 계속 따라붙어 다녔기 때문이다.
당시 학교에선 학년말에도 사진을 안 찍어 근혜와 함께 찍은 사진도 한 장 없다.
또 근혜는 중2때 가톨릭 영세를 받았는데 그때 야당당수였던
박순천 여사가 대모(代母)를 섰던 것이 기억난다.
박 여사는 청와대에 자주 온 것 같은데 청와대에서 박 여사를 만난 적도 있다.
청와대에서 근혜를 만나면 그렇게 수줍어했다.
그랬던 근혜가 수십 년 세월 뒤 듣고 보니 정치인으로 변모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보통이 아니더라.
- 정치가로서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평가는.
* 당시엔 근혜가 정치를 하리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생인 근영이가 성격적으로 야무졌고 똑똑해 정치인에 어울렸을지 모르겠다.
근영이(후에 서영, 다시 근령으로 개명.)는 경기여중고를 다녔는데 내가 살던 효자동 종점에서
자매가 차로 함께 통학을 하고 전차도 같이 타고 다녀 근영이 성격도 잘 안다.
물리과목에 날카로운 질문도 하곤 했고 딱 부러지는 성격이었다.
근혜는 청와대에서 학부형으로서의 육영수여사를 만났을 때, 육 여사는 ‘천주교 영세를 받은
근혜가 수녀가 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육여사는 불교신자였는데 그렇게 근혜는 집에서도 얘기 나올 정도로 아주 말없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이젠 가장 강력한 차기대선후보라니 놀랍기 짝이 없다.
- 박 위원장에 대한 바람과 조언을 한다면.
* 근혜는 남을 배려할 줄 안다.
대통령 딸이었지만 조용하고 검소하고 친구들한테서 신망이 컸다.
하여튼 학교 때와 같이 국민들로부터도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
사람은 가난해봐야 남에게 베푸는 것도 아는데 특히 어렵고 아픈 사정을 지닌
국민들을 돌보고 잊지 말기를 바란다.
한국정치는 항상 시끄럽지 않은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매사 조심했으면 한다. (보스턴/ 송광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