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그날밤
며칠 전 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방송에 나와 그날 밤에 대한 소회를 밝힌 적이 있습니다.
계엄 선포 뉴스를 듣자마자 국회로 달려갔고, 담을 넘어 국회 안으로 들어가 본관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헬기들이 국회 축구장에 내리는데, 그 순간부터 절로 눈물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518 때 전남대생이어서 그 당시의 광주 모습이 머리속에 오버랩되었고, 다시 그 공포가 나를 엄습하며 자연스럽게 눈물이 흐른 것 같았다”
우연히 알게 된 60대 중반 성남 아저씨는 계엄 소식을 술 마시다 듣게됐고, 술 친구랑 둘이서 여의도로 가는 택시를 탔다고 합니다.
목포가 고향인 그분은 5.18이 막 끝나고 ‘삼청교욱대‘로 끌려 갔다고 하더군요.
동네에 순경을 하던 친구 형이 신고를 해서 껄렁껄렁 다니던 친구 몇이랑 잡혀가 6개월 살다나온 적이 있었답니다.
아마, 그 순경은 내려온 할당을 채우기 위해 동생 친구들을 그곳으로 몰아 넣은 거겠죠.
수십년이 지나 인천 어디서 그 웬수를 만나 욕을 퍼부어줬고, 그는 미안했다고 사과하더랍니다.
그때의 트라우마로 그분은 12.3 밤에 여의도로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그날 밤 딸들이 소식을 알려줬습니다.
비현실적 상황에서 멍하니 ‘주진우 기자’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듣고 있는데, 하늘에서 헬기 소리가 ’두두두두’ 나더군요.
그때 비로서 실감이 나더군요. 그리고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518 때 저는 광주에 있었습니다.
혈기왕성한(?) 초6학년이었지만, 시민군 트럭은 탈 수 없었고, 그 형들을 부러워만 했었죠.
삐라를 뿌려대는 헬기를 무수히 봤고, 5/27 도청 진압 때 총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서워 집에 있어야만 했죠. 공포와 무력감!
광주시내 도청 맞은편에는 ‘전일빌딩’이라는 큰(?) 건물이 있습니다.
518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본 건물이죠. 거기에는 ‘245‘라는 숫자가 써 있습니다.
헬기에서 난사한 기관총 총알 흔적이 245개나 발견된거죠.
헬기 위의 그 군인은 뭐할라고 그 많은 총알을 퍼부었을까요?
전두환 군부독재 저항하는 광주시민을 죽여야 하는 ’적‘으로 생각한거겠죠?
발포 명령을 내린 전두환은 결국 죽었고, 그때 그 군인들도 많이들 죽었을 겁니다.
그리고 사상자들의 유가족들도 하나둘씩 세상을 떴을거고요.
그래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분들의 죽음이 후세에게 가르침으로 남을거라 생각합니다.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앞에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시민은 이제 없을 것 같습니다.
총과 칼을 앞세워 제 뜻에 반하는 사람들을 잡아가고, 죽이고, 못살게 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계엄‘인데, 그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어떻게 어떻게 하는 게 정의일까요?
다시는 이 땅에 그런 ‘야만‘이 태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12.3 이후 그 처리의 과정을 지켜본지 벌써 100일이 지났습니다.
더디지만 역사는 전진하고 있습니다.
5천만 국민이 그렇게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습니다.
저는 그 방향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돌출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상식’과 ‘민주주의 의식‘이 있는 정상인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걱정 없습니다.
정 불안하면 광화문에 가 보시면 느껴집니다.
결국 승리할거라는 희망을 나눌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fR-PXjWJD8M?feature=shared
-어느 밴드에서-
햇볕 좋건만
바람은 차다
북녘은 폭설까지 겹쳤다니
겨울볕인가? 봄볕인가?
일어나니 다섯시가 넘었다
웬 잠을 이리도 잘까?
많이 잤건만 관절 마디마디 다 아프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나니 일곱시가 다 되간다
스쿼트를 하려는데 관절들이 아파 꽤 어렵다
겨우 3셋트
팔꿈치와 어깨 마디가 유난히 아프다
크게 무리한 일 없는데...
이제는 조금만 일해도 몸이 견디지 못하는 걸까?
난 일할 체질이 아닌가 보다
집사람이 아침 일찍 소나무 약을 하는게 어떠냐고
재운동생에게 전화해 오전에 해줄 수 없냐고 하니 아침식사하고 올라오겠단다
다행이다
식은밥을 끓여 한술
묵은지와 붕어지짐에 먹으니 맛이 괜찮다
붕어지짐이 지질수록 맛이 더 좋아지는 것같다
동물들 챙겨 주기
오늘은 청계와 브라마 두 마리가 알을 낳았다
알을 낳지 않는 브라마는 없애 버릴까?
모이를 먹었으면 알을 낳아 보답해야하지 않겠는가?
병아리장에 있는 암탉 두 마리는 알을 잘 낳는 편인데 청계와 토종닭 튀기다
앞으로 알 잘 낳는 이런 튀기 닭들만 키울까?
모르겠다
집 아래쪽에서 경운기 소리가 들린다
어? 벌써 재운 동생이 왔나?
약을 가지고 내려가 보니 재운 동생이 샘에서 물을 길어 경운기에 실린 큰통에 담고 있다
물을 길어 올리는 호스가 구멍이 나 있어 거의 절반은 흘려 버린다
내가 가지고 간 약을 보더니 이것 가지곤 부족하단다
통이 50말 용이라며 이 약은 25말 용이란다
어? 50말용이라 했는데...
재운 동생은 농약을 많이 사용해 보아서 나보다 더 잘 알겠지
사거리 농약사에 가서 살충제와 살균제를 샀다
한병이 25말 용이란다
아이구 내가 잘 몰랐던 것같다
사거리 마트에 들러 어제 외상한 걸 결재해 주었다
호스가 새어 물이 빨리 차질 않는다
물 새는 곳을 막으라고 고무테이프를 가져다 주었다
고무테이프로 막아도 여기저기 새어 물이 빨리 차지 않는다
통에 물을 채우는데만 무려 시간반이 가까이 걸렸다
소나무와 감나무 등 각종 나무에도 모두 약을 뿌려 준다
꼼꼼하고 후북하게 뿌려준다
주변까지도 모두 뿌려주니 해충이 달려들지 못하겠다
30여분도 걸리지 않아 약을 다 뿌렸다
나무가 크니까 50말 한통이 다 들어갔다고
고생했다며 음로수 한잔
수고비와 달걀 한줄 주면서 다음에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내가 하기 힘든 일을 해주었으니 식사라도 대접해야겠지
11시가 넘었다
난 약할 때 줄 잡아준 일 밖에 없건만 피곤하다
요즘 몸이 정상적이질 않다
원인을 모르겠다
잠한숨 자고 일어나니 12시가 넘었다
초코파이 하나와 커피 한잔으로 점심을 때웠다
원옥이가 세시 넘어 온다고 하니
집사람이 고창 대풍농자재 상회에 가서 하우스 짓는 것에 대해 상의하자고
이 주에 지어야하지 않냐고
1시 다되어 대풍농자재 상회에 갔다
3.5∤8미터 하우스를 짓는다며 견적을 뽑아 달라고
웃으면서 작은 하우스는 짓지 않는단다
창고용으로 지어 달라니 사장님이 견적을 뽑아 준다
하우스대를 굵은 걸로 쓰고 비닐은 암막으로 씌워 달라고 했다
문은 양쪽으로 내지 말고 옆에다 하나 내달라고
가운데 지주를 두 개 세웠으면 좋겠다니 하우스가 작아 지주를 세우지 않아도 되겠단다
견적이 나왔는데 재료비가 120만원 인건비가 50만원이란다
집사람이 재료비를 핸폰에서 계좌이체해 주고 이번주 금요일에 지어달라고
자재는 목요일에 가져다 두고 금요일에 사람을 보내 짓겠단다
그때 지으러 온 분에게 인건비는 지불하란다
이번주 금요일이면 하우스 일은 끝나겠다
2월 중순에 하우스가 무너져 한달 가까이 힘들었다
병아리들을 밖에서 키우기 위해 조명가게 들러 열전구를 샀다
120와트가 있으면 좋은데 없어서 60와트 두 개를 샀다
이것만 켜 주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영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얼어죽는 일은 없을 것같은데...
다음주엔 병아리들을 옮겨야겠다
집사람이 원옥이랑 일하러 오신분이 오면 부침개 해먹자며 준비한다
난 피곤해 안되겠다며 침대에 누워 쉬었다
연일 돈잔거리는게 내겐 상당히 힘든 것같다
3시 넘어 원옥이가 왔다
크레인으로 잡석과 경계석을 가져오기로 했다고
잡석을 가져오면 깔 수 있는 자리에 미리 비닐을 펼쳐 놓자고
비닐을 펼쳐 놓고 경계석 놓을 자릴 다듬는다
참말 일을 잘한다
난 아예 엄두도 못내겠다
4시 넘어 크레인이 왔다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좁은 데도 운전을 잘해 무난하게 들어 온다
잡석을 큰 마대 포대에 담아 왔다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잡석 깔 자리에 놓는데 마치 곡예를 보는 것같다
중심을 잡지 못하면 크레인이 넘어질 수도 있단다
보는 내가 아슬아슬하다
경계석도 한파레트를 가져 와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준다
우리가 들어 올리려 했으면 넘 힘들어 할 수 없을 것같다
잡석을 옮겨 주고 기사님이 여기저기 깔아 준다
집사람은 얼른 파전을 부쳐와 한 점 하라고
외국인 인부도 왔는데 파전이 참 맛있다며 잘 먹는다
입맛에 맞았나 보다
그분들은 돌을 대충 깔아 주고 돌아 갔다
그 큰 크레인을 마당에서 돌려 나가는데도 완전 기술이다
저런 기술 있으니 크레인을 운전 할 수 있는 거겠지
원옥이가 다듬은 자리에 경계석을 놓아준다
아이구 우리가 하려 했으면 도저히 못하겠다
나는 옆에서 거들어만 주어도 힘들다
집사람은 쇠갈퀴로 잡석을 평평하게 잘도 고른다
끝내고 나니 여섯시가 넘었다
넘 고생했다
저녁이라도 먹고 가라며 섬마을에 가서 생태탕 한그릇
비용은 꽤 들었어도 원옥이가 지 일처럼 생각하고 해주어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고맙다
내 게으른 탓으로 하우스가 무너져 비용도 많이 들고 몸 꽤나 힘들었다
뭐든 미리미리 대비를 잘해야하는법인데...
몸이 아프려나
컴앞에 앉아 있으니 자울 거리고 몸살기도 있다
일찍 자는게 상책
나뭇가지에 허옇게 눈이 쌓였다
세월이 거꾸러 가나?
님이여!
꽃샘 추위가 쉬 물러서지 않나 봅니다
그래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 들겠지요
오늘도 따뜻한 봄을 그리며
나누고 베풀며 사랑하는 날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