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강원진로교육원. 이제는 진로교육 전문기관으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까지 연간 방문자 수가 1만2,000여명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학생 진로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체험과 진로상담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형식의 진로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체험 5주전부터 적성검사 등 준비 참여 학생 4박5일 심도 높은 체험 "실질적 도움돼" 90% 이상 만족도
비행 시뮬레이션·방송국·조리실 21개 전문장비 갖춘 체험실 운영 국내외 9천여명 찾아와 벤치마킹■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춰 진로상담에서 체험까지 가능=`실제 일어났던 절도사건에 대한 CCTV 자료입니다. 15장의 카드를 순서대로 나열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세요.' 미션을 보자마자 강릉 해람중 학생 6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범죄현장 분석에 들어갔다. CCTV 장면이 담긴 카드를 보면서 순서를 맞추고 동선을 파악해 범죄 예상 시나리오를 만드는 활동, 지문 채취, 현장감식 등 과학수사는 2시간이 넘게 계속됐다.지난 4일부터 6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강릉 해람중 3학년 학생 114명이 강원진로교육원을 찾았다. 강원진로교육원의 대표 프로그램인 `씨앗드림'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씨앗드림'은 도내 중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올해에만 55개교에서 3,7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방학과 연휴를 빼면 거의 매주 프로그램이 운영된 셈이다.씨앗드림을 맡고 있는 강진호 연구사는 “단순히 진로체험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진로탐색을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본인이 지니고 있는 모습이 무엇인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아이들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여주고, 그 관심사를 가치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장비 갖춘 체험실만 21개,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로교육 진행=강원진로교육원은 광고, 협동조합, 애니메이션, 여행, 항공, 과학수사 등 분야별로 총 21개의 체험실이 있다. 항공체험실에는 비행기 이착륙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져 있다. 방송체험실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애니메이션체험실에서는 더빙까지 포함해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 이처럼 실제 현장에서 쓰는 전문장비를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강원진로교육원이다. 해람중 진로교육부장 조병금 교사는 “시설과 프로그램이 최고 수준”이라면서 “예전에는 직업체험을 위해 수도권에 갔지만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었는데, 지금은 가까운 곳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아람을 맡고 있는 정혜영 주무관은 “다양한 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이 한 팀으로 만나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는 자리인 만큼 의미가 있다”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 자체가 학생들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매번 피드백 받아 프로그램 보완, 참여 학생·교사 만족도 높은 비결=유가현 단구중 교사는 “실질적 체험들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는 답변이 90% 이상 나올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만족도가 높은 것은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 학교에서 체험을 오기 5주 전부터 사전 준비에 들어간다. 2주에 걸쳐 적성검사를 하고, 자유체험 신청서를 받고, 이전 학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보완해야 할 점들을 보완하는 시간이다. 강진호 연구사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그동안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하니까 또 다른 관점으로 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거예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현정기자 hyun@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