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의 오래된 수필집인 꽃삽>
이 책은 산문집으로‘조그만 꽃삽을 들고 나가 작은 꽃밭을 손질할 적마다
우리의 삶도 날마다 새롭게 꽃삽을 들고 하루라는 정원을 손질하는 것으로 여겼다.’고
서문에서 말하듯 평범한 자연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순수함과 맑은 영혼으로 세상을 사는 수녀님의 이야기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
이세상을 살아 간다는 것 만으로도 신이 내린 축복이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행복함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어 수 차례에 걸쳐 내용을 정리해보겠다
(자신의 바로 그 자리가)
용욱 엄마에게
'여성이 된다는 것은 곧 수레바퀴의 중심에서 뻗어나간 살같이 어머니로서의
중심에서부터 모든 방향에 걸쳐 관심과 의무를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의 생활 양식은 본질적으로 원형이다.
우리는 남편, 아이들, 친구들, 가정, 이웃 등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제공하는 것이 여성의 기능이라면 여성 역시 보충을 받아야 한다'는
<바다의 선물>의 작가 린드버그 여사의 말도 새겨보면서 자신을 위한
고독의 틈도 없이 분주하게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을 기억합니다.
용욱 엄마를 비롯하여 이 땅의 많은 여성들이 오늘도 얽히고 설킨 가족 관계 속에서
더욱 안전한 사랑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감당해야 할 힘든 몫을 위해 절로 기도하게 됩니다.
늘 바쁘고 고된 일상의 삶 속에서도 기쁨과 탄력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애쓰는
이들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고 귀해 보이는지요.
때로는 벗어나고 싶기도 한 자신의 바로 그 자리가 사실은 고마워해야 할
성숙의 층계이며 행복의 샘터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보내준 헬렌 켈러의 <내가 사흘 동안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글은 주변의 많은 이들과 함께 읽었지요.
구구절절 다 외워두고 싶을 만큼 좋은 내용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내일 갑자기 장님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당신의 눈을 사용하라.
눈이 멀게 되면 사람들은 그 눈을 눈이 멀지 않았던 전과 같이 그렇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의 눈은 당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 모든 사물을 빠짐없이 더듬고 품에 안으려 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은 볼 수 있게 되고. 새로운 아름다움의 세계가
그 스스로를 당신 앞에 펼쳐놓을 것이다'라는 말은 힘찬 종소리로 나를 흔들어 깨웁니다.
우리는 '이미 주어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너무 자주 잊고 사는 게 아닐까요?
행복이 가까이 있어도 발견하지 못한 채. 먼데 있는 것만 바라보며
눈 뜬 장님처럼 살고 있을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자리에서 '행복이 가득한 집'을 그리는 디자이너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행복이 한낱 꿈이 아닌 실제가 되려면 우리의 끝없는 인내와 노력,
그리고 희생 또한 필요하다고 봅니다.
꽃과 나무들의 숨소리가 더 가까이 들리는 새봄엔 나도 평범하고 작은 것에서
행복을 더 새롭게 발견하는 '행복 수녀'이고 싶습니다.
'나도 행복하다'라고 자꾸 되뇌이다 보면 참으로 행복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믿음과 사랑 안에서 용욱 엄마도 '행복엄마' '행복아내'로서의 몫을 톡톡이
잘 해내리라 믿으며 가족 모두의 건강한 행복을 기원합니다.
우리집 언덕길에 피기 시작하는 천리향 꽃향기 속에 천리밖의 봄을 담아 보내며 안녕.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https://youtu.be/2-6SgOOCp2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