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br />가시가 박혔다고 우는 아이<br />문태준<br /> <br /> <br />가시가 박혔다고 우는 아이에게<br />새끼 오리 떼가 줄지어 가는 것을 보여주었다<br />고요한 연못을 보여주었다<br />휘파람으로 비행기를 불러주었다<br />손나팔을 불어주었다<br />쌍가락지를 끼워주었다<br />붉은 앵두를 한 줌 따다 주었다<br />나비춤을 마루에서 추어주었다<br />마루 끝까지 가도록 가도록 오늘은 그냥 두었다<br />가다 돌아서며 불쑥 울음을 터뜨렸다<br /><br /><br />***<br />보통은 시 해설을 읽지 않는데<br />이 시를 읽고는 이러저러 시해설을 찾아 읽었다<br />전에도 읽었던 시로 그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 거 같은데<br />오늘은 아무리 해도 그 뜻을 알 수 없었다<br /><br />해설에는<br />임시처방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br />핵심을 건드리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냈다고 했다<br />상상 가득하게 했던 시 한편이 순간 보고서 한 쪽이 되었다<br />새끼 오리 떼가, 붉은 앵두가, 나비춤이 갑자기 박제되었다<br /><br /> <br /></p>
<!-- -->
첫댓글 이렇듯 난감한 시를 자주 만나곤 하네요. ㅡㅡ
오늘 모모 시론을 읽었는데 제비꽃 속엔 제비없고 요즘 시속엔 시가 없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