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부 2'를 그리며]
ㅡ어둠의 초상ㅡ
영화 '대부 2'가 인현동 명보극장에서 1978년 4월 대망의 막을 연다. 상영관 앞은 새벽부터 긴 줄을 선다. 나도 그 줄에 선 한사람이다. 당시에는 예약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명화와 달리 3시간 상영이다. 관람료는 1,000원이다. 당시 물가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대부2에 펼쳐지는 스토리를 살펴본다. 마론 브란도(비토)가 구축한 1대 '대부'에서 이어진다. '대부2'는 알 파치노(마이클)가 연기한 영화이다. 1편을 이미 보았기에 속편이 궁금해 서둘러 나선 것이다. 마이클 코를레오네(알 파치노)를 중심으로 권력 계승의 비극이 펼쳐진다.
'대부 2'에서는 '대부 1'의 '비토'역에 '마론브란도'가 아닌 '로버트 드 니로'가 맡는다. 대부1은 1972년에 제작하고, 대부2는 1974년 만들게 된다. 2대 비토는 나이대가 달라 젊은 연기자를 내세운 것이다.
첫 장면은 마이클 아들 앤서니의 성대한 파티가 끝날 무렵이다. 저택을 향해 총성이 울린다. 암살보다 가문의 권위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는 신호이다. 1대와 달리 마이클의 세계는 내부 균열로 흔들리기 시작이다. 적보다 더 위험한 ‘배신자’를 찾아 내야 한다.
마이클은 사건의 배후가 하이만 로스임을 알아낸다. 음모의 하수인이 다름 아닌 형 프레도이다. 조직과 혈육이 충돌하는 장면이다. 영화는 ‘가문’이라는 이름 아래 얽힌 폭력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마이클은 하이만 로스를 제거한다. 미 연방 범죄 조사위원회의 심문에서도 빠져나오게 된다. FBI를 농락하는 치밀함을 보여준다. 그가 얻은 승리는 어떤 도덕적 기반도 없다.
마이클의 아내 '케이 아담스'(다이앤 키튼)가 떠나고, 형인 프레도가 호수 위에서 사살된다. 마이클은 대부의 자리를 완벽히 계승한다. 그러나 비극은 계속 이어진다. 마이클에겐 따뜻한 가정과 신뢰마져 잃은 성공의 자리일 뿐이다.
영화가 보여주는 마피아 조직은 가족의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 구조이다. 구성원들은 충성과 침묵, 복수라는 윤리에 묶여 있다. 가문을 지키는 명목으로 개인 윤리와 감정은 억압된다. 조직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전통은 피로 물들고 구성원들을 괴롭힌다. 마이클은 아버지 비토가 남긴 유산을 지키려 한다. 결국 마이클을 고립시키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멀어지게 만든다.
'대부 2'에서 권력의 대물림이 파괴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첫 번째 대부가 가난과 차별을 이겨내기 위해 범죄의 경로를 선택한다. 두 번째 대부는 구축된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냉혹해진다. ‘정당성’은 사라지고 오로지 공포와 불신뿐이다.
비토가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 감수한 고난의 연속이다. 마이클이 가문을 지키기 위해 치른 댓가를 대조한다. 비토는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지도자이다. 마이클은 권력 자체를 보존하는 인물로 변한다. 가문이라는 이름 아래 세대마다 변형된 폭력의 구조를 드러낸다.
제작ㆍ각색ㆍ감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러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아카데미 6개부문상을 휩쓸게 한 주역이다. 대부 1편이 3개의 상賞을 받은데에 비하면 대단한 인기 영화이다. 당일 표가 아침 9시에 연일 완전 매진될 정도이다.
대부 2는 범죄 영화의 틀을 넘어, 권력 세습이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대한 영화이다. 개인과 가족, 공동체의 붕괴를 탐구한 비극이다. 대부 2는 명작으로 평가받을만한 이유가 있다. 폭력과 배신, 사랑의 붕괴를 통해 권력 속성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마이클이 마지막 장면에서 홀로 남아 있는 모습을 본다. 권력을 쥔 승자보다 패자의 초상으로 보인다. 아버지의 유산을 이으려지만 그를 고립시키고 어둠에 가두어버린다. 대부 2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권력이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준 표본이다.
[대부 2를 보며]
피토의 가문 길을
마이클 이어가나
밝은 빛 한 줌 없어
허망한 세대 권력
권세는
높다 하지만
그림자만 남길 뿐
부서진 형제의 꿈
호수 속 저 세상에
허공에 총성 소리
충성은 부질없어
바람만
스쳐 지나는
침묵만이 남는다
아버지 이름 이어
세월에 짓눌리니
세습도 칼부림이
후대는 피를 뿌려
어둠을
벗어날 길은
광명 찾는 새 마음
202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