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다_는_말
‘안녕하다’라는 뜻은 평안한 안(安)과 편안할 녕(寧)을 사용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이 평안한 상태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우리는 만날 때도 '안녕'을 묻고, 헤어질 때도 '안녕'을 기원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평안의 갈망이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 원인은 아마도 오랜 세월동안 평안하지 못하여 개인의 삶을 위태하게 했던 외부적이고 환경적인 영향도 있다 하겠습니다.
요즘은 매일 거의 비슷한 패턴의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오전 6시, 아침 일찍 교회로 와서 아침기도회를 합니다. 개인적인 기도와 교회의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한 후 아내와 간단한 아침을 먹고, 아내는 출근을 하고 저는 교회의 일을 처리하거나 독서를 합니다. 가끔 집으로 다시 가서 집안일을 정리 할 때도 있습니다. 점심에는 약속이 없으면 여전히 혼밥을 할 때가 많고, 오후에는 교회 외부적인 일들을 가끔 합니다.
교회에서 화요일에는 목회자 독서모임, 수요일에는 기초성경공부 모임이 있습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온전히 설교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으려 애쓰고 있고, 나머지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성경의 잘 알지 못한 부분을 개인 연구하거나, 설교를 위한 묵상과 일반적인 독서를 합니다. 요즘 성경을 공부하기 위한 좋은 도구들이 많습니다. 잘 활용하면 좋은 도움이 됩니다. 가끔 요청받은 글을 쓸 때도 있고, 나름의 개인 단상을 글로 남길 둘 때도 있습니다.
일상에 큰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요즘 저와 비슷한 연령대의 목회자들을 보면, 안녕하지 못한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갑자기 건강을 잃거나 목회적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크게 마음을 다치신 분들도 자주 보았습니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수많은 핍절 가운데 낙담하고, 중형교회를 목회하는 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변함없는 전통적 행태에 낙심하고, 큰 교회를 목회하는 분들은 수많은 새로운 도전에 버거워 합니다. 목회자는 교인들을 탓하고, 교인들은 목회자가 잘못되었다 욕합니다. 그래서 늘 안녕을 묻지만 안녕하지 못한 일상이 반복됩니다. 우리는 서로 간에 진심으로 안녕을 묻고 있는 것일까요?
어떻게 매일 좋은 일만 있을까요? 하지만 감사하게도 저는 오늘, 안녕합니다. 주어진 환경과 조건이 만족스러워 그런 것이 아니라 핍절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평안을 매일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무탈한 반복적인 일상을 감사하고,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을 거두어 나름의 여유를 누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갖습니다. 때로는 주위의 좋은 목회 동역자들과의 교재를 통해서, 또 때로는 우리 교회의 성도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작은 평안이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의 평안은 환경과 사람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분과의 관계속에서 오는 친밀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오늘, 안녕하셨습니까?
고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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