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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문무왕 시대부터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대왕암공원은 울산 동구 끝자락에 있다. 대왕암은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은 후 나라를 지키는 호국용이 되어 바위섬 아래에 잠겼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대왕암으로 향하는 길은 전설 바위길, 송림길, 바닷가길, 사계절 길 등 다양하다. 송림길은 대왕암공원의 중심길이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하늘을 향해 쭉 뻗은 1만5천그루의 송림과 양옆으로 늘어선 수십 그루의 왕벚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 마치 동화 속 비밀의 숲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나무 사이 사이마다 피어있는 아름다운 계절 꽃들은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전설 바위길은 해안가에 설치된 나무 데크를 따라 오랜시간 자연이 만들어낸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해안의 절경을 이루고 있어 `제2의 해금강`이라고 불린다. 마치 그 형상이 갓 속에 쓰는 탕건과 같다 하여 붙여진 탕건암, 망루를 설치해 놓고 숭어잡이 망을 보던 수루 방과 파도가 치면 `덩덕궁`하는 소리가 들린다하여 덩덕궁디(용굴) 등 갖가지 이야기를 품은 바위들이 즐비하다.
대왕암공원은 볼거리뿐만 아니라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대왕암 출렁다리는 303m로 중간에 지주가 없는 다리 중 전국에서 길이가 가장 길다. 다리 아래 해안 비경을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대왕별 아이누리는 실내 체험 놀이와 야외놀이터, 여름에는 바닥분수 물놀이장까지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대왕암공원과 지척에 슬도가 있다. 갯바위 구멍 사이로 드나드는 파도 소리가 `비파(瑟) 소리처럼 들린다`하여 `슬도`로 불린다. 유채꽃이 활짝 피는 3~4월이면 슬도에는 인생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슬도 바닷길을 따라 성끝 벽화마을, 슬도 아트, 대왕암공원으로 이어진 슬도 둘레길은 제주도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이쯤에서 방향을 정반대로 바꿔 동구 북쪽에 주전 어촌마을이 있다.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어촌마을 중 하나로 2013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롭게 어촌 체험마을로 조성됐다. 어촌 체험마을은 단순 관광에서 벗어나 어촌에서 생태체험과 해녀체험 등 여러 이색적인 체험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돼 있다.
주전 어촌마을에는 또 거친 `바다의 할매`를 달래기 위해 할배가 불쑥 바다로 튀어 나간 모습의 제당이 바위 위에 서 있다. 이 제당들은 주전마을 바닷가를 따라 점점이 늘어서 바다를 달래는 역할을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옛날 주전마을이 가장 영험하고 신성시 여기던 장소라고 한다.
주전에는 조선시대 군사 통신수단인 봉수대도 있다. 봉수대는 낮에는 연기, 밤에는 횃불을 피워 아군끼리 군사 정보를 알리는 일종의 통신기지였다. 현재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봉호대 옆 봉호사에는 해수 관음보살이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울산 동구의 주산인 마골산, 조선시대 말을 키우던 남목마을, 신라 진흥왕때 인도왕이 보낸 석가삼존불을 봉안하기 위해 세운 동축사 등 울산 동구에는 옛 이야기를 품은 관광지가 즐비하다.
대왕암, 슬도, 주전의 비경과 그에 얽힌 전설과 이야기들은 울산 동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올해 여름 이렇게 특별한 울산 동구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울산 주민들도 지명에 얽힌 전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지명에 얽힌 전설이나 사연을 알고 나면 관광지는 더욱 뜻 깊게 다가오고 오랫동안 기억된다. 이렇듯 강력한 힘을 가진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동구룰 찾는 관광객들에게 동구의 훌륭한 관광지에다 재미난 이야기로 스토리텔링을 덧붙일 것도 곁들여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