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살갖에 와 닿는 촉감이 무척 서늘하기까지 하던
늦가을로 접어들 그런 무렵쯤 이었지 싶어
갓 대학에 입학하여 겨우 대학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갈 그 무렵,, 원치 않던 사범대를 진학하여, 적성에 맞지않는 교양과목이 늘 부담스러웠고 " 교육사 신강 " 이다, " 교육 개론" 이다, " 교육 심리학", " 교육원리 " 이다 등등,,,
당연히 성적이 그리 좋을리야,,,ㅎㅎ
내가 원했던건 미술 교육학과가 아니었어,,,
그래도 잔병치레로 그나마 겨우겨우 학업을 ( 중,고교 )마치고 졸업을하고 ,,
1차에선 미끄러지는 아픔이 있었지만 후기대학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 순 실기점수만,,ㅎㅎ )
입학할수 있다는게 울 엄마,아부지는 놀라운 일이었지,,,
중,고등학교시절 병원에서 보낸시간이 너무 잦은지라,,
미술학원은 커녕,, 렛쓴 한번 제대로 못받았던 내가,,
하긴,, 여고를 졸업할때까지 무상으로 담당 미술선생님이 각별하신 사랑으로 당신 화실에다
이끌어주고,,, 가르쳐주시고는 한,, 그 덕이었지,,싶어
그러다 보니 실기시간 이라면 몰라도 가끔씩 수업 중간에 교양과목이 " 휴강 " 이라도 끼여있슴,,
서둘러 캠퍼스를 벗어나, 늘 딴짓꺼리,,ㅠㅠㅠ
어디 그뿐인가,, 아예 오후 남은 강의시간은 그대루 땡땡이쥐이,,,ㅋㅋ
우리 학교가 여자사범대인지라 가까이있는 S대와 성대, 고대등등 미팅은 줄을 잇고,,,ㅎㅎ
실기점수가 우수해 당시 과톱으로 들어간 나는 자연스레 " 과 대표 "를,,,ㅠㅠㅠ
그러니 당연히 " 미팅 "에는 앞장을,,,^^
줄줄이 쏟아져 기다리는 미팅을 고르고, 또 골라 주선을 하지,,,
그렇게 얼마나 많은 미팅을 가졌었는지 몰라,,,
그래,,
그와 나는 그 많은 미팅중에 무슨 영문인지 모를,,
첫 만남부터가 심상치 않더라구,,
제 아무리 잘나고 똑똑한 남학생이라고 해도 도무지 안중에도 없었는데
하필이면 그날 그가 ,, 암튼, 우여곡절 끝에 그와 내가 파트너로 결정되고,,,
우리는 찻집을 나와 충무로길을 오래 걸었지
명동 칼국수집을 끼고 비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키작고 오래된 허름한 밥집들이 즐비한 그곳,,,
주로 해장국 ( 당시론 꽤, 유명한 )집들,, 국밥집,등이 들어선 그곳
얼굴이 유난이 희고 볼이 자주 붉어지는 그는 생긴것과는 달리 좀 유머스럽고
별정난데두 있어보이고 무척 엉뚱한,,, 그런 아이,,였었던것같아 ( 한눈에 보기에도 그랬어 )
별일 아닌데도, 해부죽이 웃어대고 낄낄 거리지를 않나,,
암튼 무척 재미있는 구석이 있어보였어,,,
밥을 먹자고 그가 인도한 식당 ( 보무도 당당히,, ^^ , 모? 자기가 잴로 좋아하는 밥집이라나? )
지붕 얕고 오래된 밥집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자 밖에서 보이는것 보다는 꽤 깔끔하고 정갈했지,,
그는 됀장찌개 쌈밥 정식을 주문하더군,,, ( 속으로 얼마나 난감했는지,,ㅎㅎ )
그때만해도 보기보담은 무척 순진하고 수줍음도 많았던 나는 남학생과 마주앉아
밥을 먹는다는 것( 예쁘고 분위기 있는 레스또랑이라면 또, 몰라도,, ㅋㅋ )은
엄청나게 신경쓰이는 일이었거든,,,ㅠㅠㅠㅠ
그런데 주문한 밥상이 상다리가 휘어지게차려 올려지고,,,
그는 발그래한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 먹어보라는거야,,,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그러더니 주먹만큼하게 쌈을 싸서
입으로,,, 됀장찌게랑 함 먹어보라며,, 죽인다는둥,,,
물론 먹는둥 마는둥 ( 그시절엔 다른 경우에도 난, 늘 그랬어 양식을 먹을때에도,, 남학생 앞에서는 ,, 글쎄? 그걸 내숭이라고 해야하는건,,, 암튼 유난히 수줍음이 많았던건 사실 )
밥집을 나와 저혼자 모가 그렇게도 신이나고 좋은지,, 그는 쉴새없이 우스갯 소리와
이런 저런 이야기로 나를 끌고 들어갔고,, 그저 대답만 겨우 나는 하는 정도,,, ( 시방같음? ㅎㅎ 어림반푼어치도 없었을꺼야 아마두,,, ㅠㅠㅠ )
그리곤 종로를 지나고 무작정 걸으며 또다시 나를 끌고 들어간 곳,,,
지금으로치면 시청앞을 지나 옛 경기대 입구쯤,,
그쯤에서 머뭇거리는 내 손을 갑자기 낚아채고 그는 " 코러스 " 라는 열린 음악실로,,,
당시로는 사뭇 획기적인 곳이기도 했지 싶어
송창식과, 윤형주등 주로 통기타 가수들이 라이브 무대에 올라와 노래를 불렀는데
다른 음악실이나 다방과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른점은,,,
이곳에 들어선 모든 객석의 손님들 ( 주로 우리와 같은 대학생 )에게, 악보를 한장씩 다 나누어주고는,, 그들과 다 함께 소리내어 노래를 부르는,,, 그때 첫 느낌이 얼마나 신선했는지 몰라,,,
그리고는 어두워진 시청길과 덕수궁 돌담길을 그는 또 조잘대며,,,
그역시 미술학도이자 ( 응용미술 ) 꽤, 우수한 아이였고,, 휘문고에서는 더러 잘 알려진 인물이라는데,, 미대 역시 나보다는 당시 일류라는 대학에 임문한 인재,,,,
전공이 꼭 같지는 않지만 ( 당시 나는 서양미술을 전공과목으루,,, 그러니가 회화 쪽,, 그는 상업미술 ,, )
그래도 미술로 일맥상통,,, 뜻밖에 취미나,, 집안 분위기 역시,,, ( 교육자 집안 이었지 싶어 )
그런대로 넉넉한 가정에서 남매로 자라났고 부모님의 가정교육 역시,, 또한 극진한 부모의 사랑으로 자라난 그 였기에,,, 참, 웃는얼굴이 남달리 포근하고, 평화로운 그런, 그아인 그랬지 싶어
그리고 우리들의 만남과 이야기는 뜻밖에 무르익어가기 시작했고
서로 캠퍼스는 좀 멀리 떨어져 있었어도 거의 하루도 빠지지않고 그는 내게 달려왔고
아마도 매일 매일 그랬지 싶어,,,
그렇게 만남은 하루의 일과를 마칠때까지 이어지고,,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돌아서 헤어져오곤 했었지 아마,,
아마, 그랬을거야,,, 그래,,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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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런 회고록를 쓸수 있는 님,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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