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코리아가 중계가 불가능 하다네요. 협력관계를 맺어서 현지중계를 하는 kbs는 어찌될까여? 라디오 중계는 불가능할까?
그러면 안되는데.. 제발 kbs 단독으로 라도 하길 바라며.. 예전 라디오코리아 해설 진짜 좋았는데..
요즘 청취자를 비롯해 주위의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 가장 많은 질문은 과연 라디오 코리아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난 박찬호 경기의 중계 방송을 계속하느냐는 것이다. 박찬호가 미국에 진출한 94년부터 8년간 박찬호의 선발 경기를 모두 중계해 왔던 라디오 코리아는 당연히 이번에도 박찬호의 경기를 중계할 것이라고 모두들 믿고 계시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죄송합니다만, 라디오 코리아는 레인저스의 경기를 중계해 드릴 수 없게 됐습니다.”이다.
메이저 리그엔 방송 규칙이 있는데, “라디오나 TV는 방송국 주위 반경 50마일 내에 메이저 리그 팀이 있으면, 다른 지역 팀의 중계를 할 수 없다”는 규칙이다. 때문에 LA에 위치한 라디오 코리아는 LA의 프로 야구팀 다저스와 에인절스의 동의없이는 텍사스 주 댈라스의 레인저스 경기를 방송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지난 3개월 동안 박찬호의 경기 중계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다. 박찬호가 레인저스와 계약을 치르자 마자 레인저스로부터 중계 허락을 받은 상태였고 다저스 역시 그동안의 친분을 생각할 때, 처음에는 모든 것이 쉽게 풀릴 줄 알았다. 지난 12년간 다저스의 경기를 중계해 온 라디오 코리아의 부탁을 다저스가 들어 주지 않을리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저스의 대답은 전혀 기대치 않았던 "No" 였다. 그 후 다저스 사장단과 직접 만나거나 몇번에 걸친 전화 및 공문으로 대화를 계속해 왔고, 아직도 다저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 구단주 피터 오말리씨의 도움도 부탁해 보았다. 그러나 다저스의 입장은 확고했다.
특히 마케팅 파트에서 <절대 반대>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서 어느 정도 <중계 허락> 쪽으로 기울던 사장, 부사장 등 고위층도 결국 그들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중계 불가>의 마지막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LA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당연히 다저스를 응원해야 한다는 주장이었고, 그것이 미국의 전통이라는 친절한 설명이었다. 박찬호는 댈라스의 한인들이 응원해 줄 것이고, 다저스는 LA한인들을 위해 다른 한인 선수 영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로써 라디오 코리아와 박찬호의 관계는 공식적인 이별이 되고 말았다. 물론 박찬호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해 던지는 공 하나하나를 청취자들에게 설명해 드릴 계획이지만, 무엇인가 못마땅한 생각에 누군가에게 마구 투정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지난 26일 한국 두산에서 활약하던 진필중의 메이저 리그 진출이 올해엔 불가능해졌다는 소식에 가슴이 또 한번 철렁했다. 다른 팀은 몰라도 적어도 LA 다저스만은 입찰에 응하리라고 믿었고 텍사스로 떠난 박찬호의 자리를 진필중이 메워 주리라고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중순 다저스의 사장단과 점심을 나눌 때 진필중에 대한 관심이 꽤 큰 것으로 보였고, 나에게도 몇번에 걸쳐 인간 됨됨이나 구질에 대해 묻는 것으로 미루어 볼때 다저스가 말했던 <다른 한인 선수 영입>의 대상이 진필중이었으리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입찰에 참가조차 하지않았고, 내 가슴엔 또 하나의 못이 박히고 말았다.
지난 해 12월 다저스에 보낸 편지가 있다.
박찬호가 다저스에 남을 경우 한인 관중들이 다저 스타디움에서 쓰는 돈이 450만 달러요, 한국 광고주들이 지불하는 광고비가 100만달러 등 모두 1년에 550만달러에 달하는 데 도대체 왜 박찬호를 붙잡지 않는가 하는 내용이었다.
이 편지를 읽은 어느 누군가 이메일을 보내 왔다.
“어느 선수가 유니폼을 입더라도 연 3백만명의 관중은 동원할 수 있는 팀이 다저스이다. 멕시코 출신 페르난도 발렌주엘라가 돌풍을 일으켜 멕시칸 관중들이 들끌었던 1981년의 관중이 240만명에 못 미쳤다는 사실을 아는가. 박찬호가 떠나도, 한인 관중이 없어도 3백만명을 동원할 수 있다. 또 한가지. 한국 관중들은 다저스의 팬이 되어 주길 바란다. 박찬호를 좋아 한다면 댈라스로 이사를 가도록 하라.”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프로펫쇼날리즘>이고 <철저한 비지니스 마인드>인가.
사람들이 가득 들어 찬 삼겹살 집에서 왁짜지껄한 가운데 조용히 앉아 소주 한잔을 기울이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