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고정희님의 詩입니다..
산다는 건 영혼을 다치는 일..
그제와 어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마음이 다치면 외로움도 함께 온다는데..
많이 외로웠다..
어차피 인간은 혼자라고..
마음의 문을 닫고 침묵..
또 침묵..
그 무언가에 기댄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조금은 더 성숙된 나를 만나기를..
기원.. 또 기원해 본다..
고정희님의 '상한영혼을 위하여'..
왜 이 詩가 마음에 훅 들어왔을까?..
詩에서 위로를 받는다..
오늘도 고운날이기를..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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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영혼을 위하여..
한 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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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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