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목숨 거신 분들, 잠시 시름을 잊고 아무 생각 없이 웃어 보십시오.
절대 믿고 따라서는 안 될 의사 선생님의 조언을 모아 보았습니다.
Q. 얼굴에 붙어 있는 살을 빼고 싶습니다.
A. 얼굴이 퉁퉁하다는 것은 참으로 해결이 곤란한 문제입니다. 자신의 얼굴 골격이 파묻힐 정도로 도톰한 살들을 문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불행히도 다이어트 정도로는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살을 빼기 보다는 거꾸로 골격을 크게 만들어 얼굴선이 잘 드러나게 하는 방법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이러한 시술은 아직 유수의 성형외과에서도 시도된 바 없는 새로운 개념의 해결책입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광대뼈를 부풀린다든지, 코와 턱을 함께 높인다든지 하는 변화를 통해 턱 밑이나 뺨의 살들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어색하게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이마와 정수리, 뒤통수 부분의 뼈도 함께 두껍게 만드는 조치가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단점이라면 늘어난 뼈 무게로 인해 머리가 무거워져 목을 가누기 힘들어지겠고 학생인 경우에는 필시 친구들로부터 놀림감이 되어 성격이 그늘질 것이라는 점 등이 염려되네요.
Q. 다이어트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변비가 문제네요.
A. 당연합니다. 적게 먹으니 변도 빈약할 수 밖에요. 세상의 누구라도 먹을 걸 먹지 않고 쌀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질량 보존의 법칙을 우습게 여기고 우주의 질서를 등쳐 먹는 위험한 현상일 것입니다. 생태계의 순환에서도 변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로 변은 생명체와 생명체를 이어주는 생명 에너지 흐름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먹지도 않고 이런 중요한 존재인 변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도둑놈 심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혹 먹은 것은 없는데도 화장실을 매일 간다는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 배설되는 내용물은 변이 아닌 다른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두려운 일이지만, 간혹 분만과 배설을 혼동하는 분도 있습니다. 먹지 않으면서 변비를 이기려 한다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수영이 있습니다. 운동이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허우적거리다가 마신 물 한 모금 한 모금이 쾌변의 확률을 높여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Q. 물을 줄여 마시면 체중이 줄까요?
A. 눈치가 빠르시군요. 체중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므로 몸 속의 물을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습니다. 남자의 경우 체중의 60%, 여자의 경우 체중의 50%를 물이 차지 하고 있으니까, 우리 몸은 물 반, 고기(肉) 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우리 몸을 잘 건조 시키기만 하면 몇 십 킬로그램 정도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설사약을 먹는 것이 이런 물 빼기 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입니다. 북어나 마른 오징어는 연으로 만들어 날릴 수도 있을 정도로 가볍다는 점을 생각하면 욕심이 생기는 방법입니다. 물론 미이라나 북어의 피부는 거칠 거칠하고 근육도 푸석푸석하여 제 모습을 유지하기도 힘들고 찢어지거나 부러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들 모두는 일종의 시체입니다.
Q. 한 번에 체중을 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A. 이런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흔히들 의사들은 한꺼번에 살을 빼는 것은 건강에 나쁘다고 이야기합니다만, 쉽게 털어놓지 않는 확실한 비법이 있어 소개 드립니다. 장기 기증은 건강이 나빠 고통 받고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는 숭고한 행동입니다. 게다가 기증자 본인에게도 해당 장기의 무게 만큼 체중감량 효과가 있으므로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구 기증의 경우는 짐작할 수 있듯이 그 체중 감량 효과는 미미합니다.
그런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면, 신장 기증이나 심장 기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콩팥(신장)의 경우 한 쪽 당 115그램에서 170그램 정도이며, 수술을 겪는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신체적 손실이 심한 편이므로 4킬로그램에서 5킬로 그램 이상은 어렵지 않게 감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나머지 콩팥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심한 부종이 생길 수도 있고 진행되면 죽을 수 있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좀 더 무게가 나가는 심장은 성인의 경우, 230그램에서340 그램이지만, 심장 기증 후 기증자의 맥박이 사라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간은 재생능력이 뛰어난 장기입니다. 따라서 1.2 킬로그램에서 1.6 킬로그램이 나가는 간의 상당부분을 떼어내도 얼마 뒤엔 간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간이 재생되면서 다시 체중이 늘어날 것이므로, 이에 대비해 다음의 장기기증 스케쥴을 미리 잡아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간 이외의 다른 장기를 떼어주는 것이 낫겠습니다.
Q. 여자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면 누구나 살이 찔 수 밖에 없는 건가요?
A. 물론 '누구나'라고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경우에 그렇습니다. 아이를 갖게 되면 산모는 아이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푹신푹신한 스티로폼과 같은 풍생이가 되고 맙니다. 더구나 산후조리 시에 먹는 것과 뒹구는 것을 장려하는 주변의 분위기에 영합하여, 많은 여성이 이 시기에 나비에서 누에로의 변신을 겪게 됩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갖지 않으면 살이 찌는 것을 피할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못합니다.
결혼하여 주부가 되는 순간, 하루 종일 손에서 음식을 놓지 못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살짝 살짝 집어 먹었던 음식들은 고스란히 살로 변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미 결혼한 분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으셨다면 아내나 어머니가 되는 것은 포기하고 좀 쓸쓸하지만 처녀로서 날씬하게 사는 행복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답니다.
Q. 배고픔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답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하나 같이 대가를 톡톡히 치루어야 하는 방법들입니다. 그래도 생각이 있으시다면, 이 글을 계속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배고픔은 여러 가지 신체 신호가 모여 만들어집니다. 그 중의 하나는 위벽에서 분비되는 위산 등에 의한 자극입니다. 위산 분비는 뇌신경 중의 하나인 미주신경의 흥분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미주신경을 절단하면 위산의 분비가 줄게 되어 허기를 덜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를 한다고 해도 끼니 때가 되어 혈당이 떨어지게 되었을 때 우리 뇌의 식욕중추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사실 배고픔이란 것은 명치끝에 있다기보다는 우리의 뇌 속에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뇌 속의 식욕중추를 제거하는 것만이 식욕을 극복하는 궁극적인 해결책일 것입니다. 하지만 식욕을 담당하는 부위인 시상하부는 뇌의 아주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이것을 떼어내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장담하건대 거의 수술대 위에서 죽음을 맞을 것입니다. 또한 이 부위는 식욕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욕망의 중추가 되는 부위입니다. 따라서 만에 하나 성공적으로 식욕중추가 제거 되어 목숨을 건졌다고 하더라도 죽느니만 못한 싱거운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Q. 날씬한 사람들을 보면 질투가 생겨요.
A. 극히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사실 요즘의 날씬한 여자들은 대다수의 남성들과 연합하여 살찐 여자들을 조직적으로 괴롭히고 있는 셈입니다. 언제부턴가 많은 여자들이 살이 쪘다는 이유만으로 하느작거리는 체형을 가진 여자들 앞에서 비굴할 정도로 자신감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마른 체형의 여자들이 당당해진 것도 이들만 보면 침을 질질 흘리는 남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대 일로 정정당당하게 붙어 본다면 절대 살찐 여자들이 꿀릴 것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펀치력은 체중에 비례하니까요.
그러므로 계속 이런 질투심에 짓눌려만 지낼 것이 아니라, 하느작거리는 여자들과 뭇 남성들의 고리를 끊고 전세를 역전시키는 조직적인 테러를 시작해야 합니다. 텔레비전에서 활개치는 날씬한 여자들이야 말로 남성들을 현혹시키고 많은 여성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흉입니다. 따라서 먼저 이들의 체형을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이들에게 접근하여 매일 버터와 잼 바른 빵 먹이기, 커피에 몰래 설탕 타 먹이기, 출연 스케쥴 펑크 내게 하여 놀구 먹게 만들기 등이 있겠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모두 실패했을 때에는 TV를 보지 맙시다.
Q. 다이어트를 하려는데, 아내가 자꾸 먹을 것을 권합니다.
A. 아주 더러운 기분이실 것 같습니다. 대개 이런 아내들은 남편이 다이어트를 하는 것에는 찬성하면서도 자기가 만든 음식을 남편이 맛있게 먹어주지 않으면 섭섭하다느니, 애정이 식었다느니, 성의를 무시한다느니 하면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남편들이 이런 상황에서 마음이 약해져 식욕에 굴복하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아내들의 저의를 간파해야 합니다. 여성들은 남편이 날씬한 몸매로 되돌아가 예전의 매력을 다시 찾게 되면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게 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을 계속 공급함으로써 남편의 외모가 변화되는 것을 막으려 합니다.
이런 입장에 처한 남편은 가축과 다를 게 없습니다. 제공되는 음식을 먹고 살이 찌워지는 것 뿐 아니라 딴 생각 못하게 거세까지 당하는 꼴이니 말입니다. 만약 부인의 이러한 의도가 사실로 확인되었다면, 법에 호소하기는 좀 그렇고, 억지로 우겨서 이혼하시기 바랍니다. 이혼하는 경우의 스트레스는 매우 커서 다이어트 효과가 크며, 갑자기 독신이 되면 생활의 부담이 커지고 식사도 소홀해져 살이 꽤 빠질 것입니다. 물론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 우울증의 가능성은 다소 증가될 수 있겠습니다.
Q. 남자들은 왜 날씬한 여자들을 좋아하나요?
A.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제 말을 믿으십시오. 이것은 최근의 여권 신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여자들이 나름의 직업을 가지고 사회로 진출하는 현상은 20세기 후반에 아주 두드러진 현상인데, 이상적인 신체 이미지가 작대기처럼 날씬하고 훤칠한 체형으로 변화된 것도 이 즈음입니다. 사실 요즘의 이상적인 여성의 몸매라는 것이 성숙한 여성의 신체라기 보다는 왠지 사춘기 초반의 어색한 소녀나 소년의 몸을 연상시키는 체형이지요.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
즉, 여권이 신장되고 기존의 남성의 영역에 도전하는 여자들의 세력이 커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남자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입니다. 길쭉하고 밋밋한 여성이란 도대체 건강할 것 같지도 않고 애를 낳아 기를 만큼 성숙하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듯 비실비실한 체형을 선호하는 남성들로 인해 여자들은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며 스스로 허약해지고 있습니다. 남자들의 비열한 수작에 걸려들어 스스로 약해지려고 애를 쓰고 있는 셈인 것이죠.
Q. 화가 나면 마구 먹곤 합니다. 해결책이 없을까요?
A. 화가 나면 욕을 해야지 왜 애꿎은 음식을 씹나요? 대개 이런 분들은 말로 화풀이가 잘 안 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평소 자기 주장이 없는 이런 착해 빠진 사람들은 조금만 살이 쪄도 자기비하가 심하고 자존심이 떨어져 더욱 위축되고 말죠. 그러므로 오늘부터 화가 날 때는 과감하게 그 자리에서 내뱉을 욕 한 두개는 꼭 익혀야 하겠습니다. 맨 처음에는 자기 입에서 욕이 튀어 나오는 것이 매우 어색할 것입니다. 하지만, 불편했던 옷도 자꾸 입다 보면 편하게 바뀌듯이, 노력하면 욕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욕을 한 번 했다고 해서 그 욕이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의 끊임없는 반복 연습을 통해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자기 것이 되는 법이니까요. 먼저 과감한 욕을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가벼운 욕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 그럼 따라 해 보십시오. [이 간나 새끼!] 이 정도를 가지고 벌써부터 쑥스러워 하시면 곤란합니다. 갈 길이 멉니다. 또 욕을 할 때에는 상대를 마음깊이 저주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렇게 웃으면서 욕을 한다 한들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