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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알 수 없는 힘
미국주도로 이루어진 제3차 이라크 전쟁은 점점 이슬람과 기독교간의 전쟁으로 확전일로를 걷고
있었다. 후세인의 유엔무기사찰 무조건 수용이라는 전격적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영국은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그다드를 지난 9월 맹폭하였으며
약 이십만의 육군을 이라크에 진격시킨다.
전쟁초기에 막강한 화력으로 후세인 제거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이란이 이라크와 동맹을 맺고
미국에 선전포고를 한다. 이란은 아프카니스탄에 있는 미군 때문에 언제나 불안했다.
나의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마음이 이란을 이라크와 합치게 만들었다.
따지고 보면 그들은 원래 한나라였다. 동맹군은 아프카니스탄으로 전격 진격하여 아프카니스탄을
점령하고 러시아의 지원을 받지 못한 아프카니스탄에 주둔중인 미군을 파키스탄으로 밀어낸다.
한편 시리아와 바레인이 역시 아랍연맹에 가입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반미감정을 이유로
미국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페르시안걸프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미군은 긴 보급로을
유지하지 못하고 전선을 이라크 남부로 축소시켜야만 했다.
미국은 터키의 도움을 받아 북부에서의 진격을 준비한다.
러시아의 움직임이 수상함을 포착한 미국은 본토에서의 정규군을 더 이상 동원하지 못하고 각국에
파병을 요청하게 되는데 이에 영국과 이스라엘이 적극 동참을 하게 된다.
개전 초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던 프랑스 역시 장기화되는 중동을 안정시키고 원활한 석유의 공급을
위해 미국을 지지하고 나서고 극동의 여러 나라들 역시 유가의 급등으로 인한 경제침체를 우려하여
중동사태의 조기 수습을 천명하고 나선다.
2003. 04. 04
민선 3대 대통령인 노무현은 그레이스 미국 대사를 귀빈실에서 만나고 있었다.
국방장관 조준옥과 외무장관 김영철을 배석한 자리에서 그레이스가 말문을 열었다.
- 귀국역시 이번 중동사태의 조기수습을 바라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러시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
더 이상 미군을 투입하기도 힘들게 되었기에 본국에서는 귀국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미 대사가 왜 이곳에 왔는가는 대통령이나 장관들 역시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 대사의 정중한
부탁은 뜻밖이었다. 과거 그들의 오만불손한 언행을 묵묵히 참아왔던 한국으로서는 의아해했지만
그만큼 미국의 입장이 난처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었다.
- 귀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지요 그리고 우리에게 무엇을 주실 것입니까 ?
그레이스는 앞에 있는 대통령 얼굴을 빤히 보며 불쾌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무얼 달라니 이런 제기랄 놈 ! 예전에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가 ?
어쩌다 미국이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얼굴을 붉히고 있는 미 대사를 보면서 노무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계속했다.
- 귀국에서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는 북쪽을 방어하고 남쪽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 많은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 같구려 대사. 아울러 우리의 헌법 제 1장 5조 1항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의 의미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 각하 하지만 만약 미국이 여기서 발을 뺀다면 중동의 유가급등은 확실하며, 미국의 도움 없이 귀국의
발전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아울러 이번일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 대사 그 점은 염려 마시요 꼭 미국만 우리의 맹방이 아니니까.. 그리고 국제평화라. 글세요.
묵묵히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김영철 외무장관이 한마디 했다. 뭔가 가뜩이나 불만인 김영철이
입을 다시 한 번 열었으나 대통령이 제지하였다.
- 대사, 귀국의 요구사항을 먼저 들어봅시다.
- 예 각하 세부사항은 실무진에서 협의할 것이고 개요는 육군 2개 보병사단, 항공수송단, 해상수송단,
의료단, 1개 헬리본여단입니다.
대사의 말을 들은 모두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 대사의 헛기침에 제정신을 차린
대통령은 얼굴가득 노기를 띄우고 있었다.
- 대사는 지금 재정신이요. 그 많은 인원과 장비를.... 일단, 귀국의 문건을 놓고 가시요 내 검토하고
연락드리리다.
- 예 각하 귀국의 협조 부탁드립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우리는 한배를 타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미 대사가 가면서 남기고 간 한마디가 대통령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 옛날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소국으로서의 비애가 500년이란 시공을 초월하여 현대에 이르고 있었던 것이다. 국무회의에서는
이번 파병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었다.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친미파들로 가득 찬 국무위원들과 국회의원들은
마치 자신의 모국을 돕는 듯이 적극적이었다.
-. 어차피 이렇게 되었다면 최대한 얻어낼 수 있을 것을 얻어내야 되겠는데.
생각을 정리한 노무현 대통령은 전화를 들어 비서실장에게 미 대사를 부르도록 했다.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은 이미 자신의 일을 잘 처리하고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영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 어서 오시요 대사
- 안녕 하십니까 각하. 결정을 하셨으리라 생각되옵니다만 각하.
- 뭐가 그리 급하시요 일단 차나 한잔 합시다.
- 본국에서 매일 답을 독촉하기에....
말을 잊지 못한 그레이스 대사는 대통령이 홍차를 두잔 가져오라는 소리를 듣고 말문을 닫았다.
건방진 대통령. 그러게 이회창을 밀었으면 얼마나 편했을까...
홍차를 한 모금 목구멍으로 넘기고서 노무현은 말을 이었다.
- 귀국의 사정을 감안하여 귀국의 정중한 요청에 응할 용의가 있음을 귀국에 전하는 바이요.
하지만 그에 앞서 귀국이 우리를 좀 도와주어야 되겠소이다 대사.
- 무엇을 말씀이오니까 각하
내심 그러면 그렇치 하면서도 뒷말이 주는 여운을 곱씹어 보고 있던 대사는 노무현의 조건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 우선 우리는 선발대로 1개 기계화여단을 파병하도록 하지요. 추가로 2개 보병사단을 파병하고.
거기에 전투비행단하나와 보급함을 보내도록 하지요.
물론 독자전이 작전권도 있어야겠지요. 물론 연합군의 명령에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문제는 이 많은
전력이 한반도를 빠져나가면 당연히 보강책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이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린 소형
항모를 한척 마련할 예정이요 해리어기 한 15척 실을 수 있으면 되겠지요.
그리고 귀국에서 소형 항모 때문에 이는 잡음을 해결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만일 우리가 파병하면
중동에서 수입하는 석유루트를 잃을 것이니까 귀국에서 석유를 당분간 제공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본국의 병력은 우리가 수송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과거 중동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투병파병과 병행하여 여러 분야의 기술관과 민간 기술자 의료자원봉사자들을 함께 지원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본국의 파병대가로 약간의 유정 지분을 원합니다. 어떻습니까 대사.
노무현 대통령의 요구는 그레이스 대사가 답변할 것이 되지 못했다 그 소형항모와 유정 지분 때문에,
이는 본국의 훈령에선 언급되지 않은 것이고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 소형항모와 유정 건은 제 소관을 넘어서는 군요 나머지는 고려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그래요 대사, 하지만 우리의 요구는 협상의 여지가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하지만 소형항모를 구입하더라도 몇 개월은 소요될 텐데 그럼 파병이 그만큼 늦어진다는 말씀
아니십니까 ?
- 그건 걱정하지 마시요 대사.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하리다.
- 그런 일이... 일단 본국과 연락해보겠습니다 각하 조만간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청와대 앞을 나서는 차안에서 그레이스대사는 일이 더럽게 꼬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래서 그 노란원숭이가 파병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구만 제기랄..
빨리 가자 갓뎀.
- 노무현이가 미쳤구만 뭐 소형항모를 그리고 지분을 달라.. 이런..
- 각하 하지만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그들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으면 파키스탄으로 밀려난 미군의 안전을 보장 못합니다. 지금 파키스탄과 인도가 이상하다는 풍문이
외교가에 파다합니다.
- 대사 그건 이미 알고 있소 하지만 그 둘은 결코 미국을 배신하지 못할 것이요 중국과 러시아라는
대적이 머리위에 있으니.... 내 다시 연락하리다.
- 예 각하.
비상회신을 끊고 그레이스 대사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변변한 구축함도 없으면서 항모라니 기가 차군.
아니지 이미 방공함도 건조했는지 모르겠군
그렇지 않고서야 주변국의 압력을 무릅쓰고 항모를 건조할리는 없지.... 항모라.....
양국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미국과 한국은 어느 정도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나가기 시작했으며 서로에게
좋은 쪽으로 결론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급한 것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였으므로 한국의 입장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협상을 책임진 그레이스 대사의 보고를 받은 미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끝나면 기필고
한국을 응징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 밖에는 당장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표면상의 주적인 북한을 의식하여 전투병의 참전수를 최대한 줄이고 기타 지원병과를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파병군을 조직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우선 사령관직을 누구에게 맞기는 것이 좋은가부터
시작해서 보급 및 수송안전등 산적한 문제를 처리하기위해 국방부와 청와대비서실은 24시간 풀가동되고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민간인 지원을 위해 기술자들을 모집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누가 열사의 지방에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을까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이런 저런 문제를 가득 책상에 쌓아둔 체 파병준비단 단장직을 맞고 있는 정희중 단장은 머리를 무릎을
파묻고 오수를 즐기고 있었다.
- 똑똑똑
갑자기 들려온 노크소리에 정단장은 혹시 침이라도 흘리지 않았나 거울을 살짝 보고 정좌한 채로
들어오라고 했다. 목이 잠겨서 하마터먼 목소리가 째지는 소리가 날 뻔했다. 허험허험..
- 그래 안실장 무슨일인가.
환한 얼굴을 띠고 들어온 안실장은 민간인 모집을 책임지고 있었는데 아마도 일이 잘 되고 있나보다.
- 정원은 이미 다 채워졌고 지금 현지 적응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각 분야 10명씩으로 구성된
기술진들은 현재까지 500명이 적응훈련을 마쳤고 마지막으로 200명이 훈련 중입니다. 워낙 시간이 없는
관계로 허술하지만 하지 않은 것보단 낫겠죠.
정단장은 안실장의 보고를 들으면서 이놈은 어떻게 민간인을 그리 빨리 모았을까 ?
도깨비 같은 놈이야 참..
종로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그의 사무실 뒷편으로 청와대가 보였다. 하늘은 여전히 맑은 것이
이 나라의 수 천 수만의 젊은이들이 죽음의 전장터로 떠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듯...
04.15 인천항
수송함 다섯 척으로 꾸역꾸역 보병들이 열을 맞추어 승선하고 있었고 한편에서는 k-200 장갑차들이
카 케리어에 조심조심 올라가고 있었다. 간간이 공병대 장비들이 올라가고 있었는데 희한하게도
건설장비들이 올라가는 것이 꼭 지난 중동 건설붐을 연상할 정도였다.
기실 그것들을 운전하고 있는 사람은 군인이 아니고 지원된 민간인들인데. 한때 공병대에서 뺑이를
치다가 민간건설회사에 입사한 그들은 아이엠에프로 모조리 실직하고 노숙자처럼 생활하던 자
들이었다.
약 5000명 이상을 태운 수송선들이 인천항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인천에서 출항하고 있는 숫자만큼의
수송선들이 목포와 여수에서도 출항을 서두르고 있었다.
- 거참 희한하곤 왜 전차를 가져가지 않는 거지. 야 박상병 이리와 봐.
저 새끼가 끝까지 따라와서 지랄이네 시팔 제대도 얼마 남지 않은 놈이 뭐하러 이런데 지원해 가지고
이 하늘같은 박상병을 부르나. 젠장... 욕이 목구멍으로 나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한번 고참은 영원한 고참이지.
- 왜 그러십니까 이병장님
마음속과는 다르게 실실 웃는 박상병은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가
이병장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 왜 전차는 없냐 ? 전차병은 있는데..
- "이런 씨발 교육 중에 또 땡땡이 쳤나..."
모르셨습니까 우리가 몰 전차는 미국이 수송해준답니다. 아마 1a1를 몰겠죠 나머진 우리 꺼 쓰고
전차만 미국거 쓴데요 전차가 남아도나보죠 뭐. 교육시간에 그러던데요. 못 들으셨나요.
- "이런 시방새가 지금 날 깔아뭉게고 있군 교육제대로 안 받았다고.
넌 죽었다 임마 이란에 가기만 해봐라.흐ㅡㅎ" 근데 아랍 애들이 죽인다며.
- 네 ?
- 얘네들 말야..
새끼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박병장의 말에 어이가 없었지만 저런 오입장이가 벌써부터 지랄이군.
- 그럼요 끝내준답니다. 가실 때 저도 같이 가는 거죠 이병장님. ?
- 넌 국물도 없어 임마.
" 갑판에 있는 사람은 이제 선실로 들어가기 바란다. 파도가 높아진다는 예보다 지금당장 철수하도록."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정훈장교의 소리는 언제 들어도 엿같은 소리다.
인생에 도움이 하나도 안 된다는 말씀.
약 십 여척으로 구성된 수송함대는 서서히 팔미도를 뒤로 하고 일차 합류지점인 목표를 향했다.
목포에서 제 2 함대와 합류하고 제주에서 제 3 함대와 합류하면 약 30여척으로 구성된 대규모
수송함대는 한국최초의 항모전단의 호위를 받으며 동지나해를 지나 순다해협을 빠져나와 인도양으로
진입해 들어갈 것이다.
보급품을 충분히 채워 넣었으니까 함대의 최종 목적지인 두바이까지는 쾌속 항진한다면
15일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제1수송선단장인 김지영 소장은 광개토왕 구축함선교에서 점점 거세어지는 바다 바람을 맞으며
역사상 두 번째인 대규모 파병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 옛날 베트남에서 있었던 참혹한 무용담이 이번에는 없기를 바랄뿐이다.
그저 갔던 사람 그대로 귀국하는 것이 그의 소원이었다.
이번 파병사령관으로 임명된 조준옥대장의 역량과 김영철 민간지원단장의 능력을 믿어보는 수밖에...
04.16 늦은 오후 제주 서쪽 20 km 소형항모 고구려함
대한민국최초의 항모 고구려함 비록 소형항모에 핵항모가 아닌 것이 흠이지만 대양해군의 기반이 될
고구려함 함교엔 사령관 조준옥대장과 김영철단장 함장인 이소만소장 등 이번 파견단의
주요 지휘관들이 모여 있었다.
-. 그래 1함대와 2함대는 언제쯤 합류할 것 같은가 ?
일본 자위함대와 중국의 기동함대는 어디쯤 있지 ?
황혼의 아름다음을 만끽하다가 사령관의 질문에 번뜩 정신을 차린 오퍼레이터가 자판을 두들겨가며
적당한 어휘를 머리속에서 찾고 있었다.
- 1, 2함대는 앞으로 30분 안에 합류한다는 전문입니다. 1함대를 측방에서 따라온 중국 기동함대는
우리가 남지나해를 지날 때까지 따라올 것 같답니다.
자위함대는 제주도 동쪽 200km지점에서 남진하고 있으며 오키나와제도까지 초계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공엔 중국과 일본의 대잠초계기와 조기경보기가 떠 있습니다.
- 뭐 먹을게 있다고 짜식들. 아뭏든 양족에서 경호를 해주니 기분은 좋군 하하하.
중국이나 일본은 감시의 눈을 멈추지 않고 이 수송함대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이정도 전력이면
지금 당장 상륙작전을 개시해도 막아내지는 못할것이기 때문이다. 오키나와근처까지 내려가면
수송함대의 호위는 미국 태평양함대가 맡을 것이고 고구려함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투함들은
각자 기지로 귀항하도록 되어 있었다.
-. 지금 막 1/2 함대사령관이 헬기로 도착한다는 전문입니다.
음 이것이 작별인사가 되겠군 모두들 저녁 먹으로 가자고... 조사령관의 말에 모두를 과묵한 표정으로
함교를 빠져나갔다. 당직사관과 몇몇 오퍼레이터들만 남아서 이미 사라져버린 태양을 아쉬워했다.
오늘 저녁은 모두가 좋아하는 소고기 갈비찜에 여러 가지 반찬을 겉들인 전형적인 한정식이었다.
장교식탁에는 위관급까지 모두를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 장성들은 한 가운데 식탁에 모여 소갈비를
뜯고 있었다. 즐거운 식사시간인데도 누구하나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기이한 식사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조사령관은 포도주를 들어올렸다.
- 우리나라가 힘만 있었어도 이런 개 같은 꼴을 당하진 않았을 텐데 꼭 용병이 된 기분이구만.
여보게들 잔을 들게 그리고 맹세를 하세.. 우리가 다시 살아서 조국에 돌아온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 어이 모두를 술을 따르라고 그리고 이거 전 함대에 통신 연결하라고
자 건배하세 우리 후손을 위해서
- 위하여
우렁찬 합창이 스피커를 통해서 들여왔다.
- 제군들 우리는 비록 이렇게 싸우러 가지만 한사람이라도 더 살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네.
내 약속하겠네. 제발 죽지 말도록 이건 명령이다.
찬란한 미래를 위하여..
- 위하여. 위하여 , 위하여..
04.17 0100
모두들 곤히 잠들어있을 함대는 조용하게 정해진 항로를 따라가고 있었다. 약 30척로 구성된 대 함대는
수송선 10척에 각각 1000명씩 10000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타고 있었고 온간 장비들이 선실을 가득
채우고 2척의 수송선엔 병사가 앞으로 한 달간 소비할 물품이 가득 차 있었다.
고구려함을 중앙으로 주위에 수송선이 빙둘렀고 외곽을 구축함과 프릿깃함 지원함들이 대함 대공방어를
하고 있었다. 수중에서 장보고급 잠수함 3척이 후방과 전방의 위험을 탐지하고 있었다. 공중에는
제주도에서 발진한 조기경보기가 떠 있었지만 앞으로 1시간 후면 제주로 귀항한다.
오키나와에서 발진한 조기경보기가 그 임무를 대신해야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직 그쪽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앞으로 한 시간 후가 가장 위험했다. 물론 중국이나 일본이 이 함대를 공격할리는 없을 것이고
중동 친구들이 이곳까지 올 능력이 없어서 이렇다 할 위험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제때에 미군의 조기경보기가 오지 않으면 잠시나마 수송함대가 장거리 공격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사령관을 초조하게 오퍼레이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 사령관님 긴급전문입니다. 함대 전방에 미상의 에너지막이 형성되고 있어서 우회해서 항진하라는
조기경보기의 보고입니다. 그 에너지 막때문에 필리핀에서 북상하고 있는 대형 태풍 기러기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답니다.
-. 미상의 에너지 막이라니. 무슨 소리야
사령관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 어리둥절하고 있었지만 일단은 함대의 진행을 우회하도록 지시했다.
-. 아직 모르겠답니다. 그 때문에 중국함대가 항로를 바꿔 상해로 가고 있답니다. 이러다가 일본함대와
지나치게 가까워 질수 있습니다. 현재 250km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 조기경보기에 더 정확한 정보 요청하고 오키나와기지와 연결가능한지 시도해봐.
-. 미군과는 교신이 안 되고 있습니다.
-. 앗 긴급전문입니다. 태풍 기러기가 방향을 일본 쪽으로 바꾸었답니다. 이러다 수송함대 전방에서
태풍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이곳에서 대기하심이..
-. 청와대/ 국방부 연결하고 조기경보기와 실시간 통신 유지. 그리고 조기경보기 귀환시간이
얼마 남았나?
-. 15분 남았습니다. 청와대 / 국방부 상황실 연결되었습니다.
화상화면에 부시시한 노무현 대통령이 나타났다. 아마 잠자리에서 일어난 모습그대로
전화를 받고 있는듯했다.
-. 지금 전방에 미상의 에너지 막을 피해 우회중이나 우회 전방에 태풍이 북상하고 있어서 제주도로
회항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에너지 막이라니 그건 언제 발견된 것이요.
-. 한 20분전에 발견되었습니다. 갑자기 생겨난 것이라 그 실체를 알 수 없지만 일종의
초 자연 현상 같습니다. 상공엔 고속의 공기 흐름이 포착되고 있는데 태풍발생 징후와 비슷한 징후를
보이고 있답니다. 태풍의 생성과정을 보건데 순식간에 그 세력을 확장해서 함대를 덮칠 수도 있습니다.
긴급회항을 건의합니다.
-. 알겠소 일단 회항하시요 미국엔 내가 직접통보하리다.
-. 네 각하
통신을 마친 사령관은 전함대개방통신 마이크를 잡았다.
-. 나 사령관이다. 지금 전방 태풍의 북상으로 인해 함대의 안전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 제주도로
회항한다. 회항속도는 수송선의 속력에 맞춘다. 수송선이 선두에 서고 전투함이 후방을 맞는다.
잠수함은 귀항하지 말고 예정대로 항진하여 에너지막의 정체를 밝히도록..
사령관의 명령에 따서 전함대가 선수를 돌리기 시작했다. 사령관의 얼굴에는 안도와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장병들의 불안을 생각해 에너지막에 대해선 말을 하지 않았지만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민간자동차선을 징발한 관계로 선단의 속도에는 한계가 있었다. 미군이 보유한 고속수송선단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자동차선의 속도로는 북상하는 태풍을 피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였다.
- 사령관님. 조기경보기가 지금 돌아간답니다.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데요. 초계기가 제주에서
긴급발진해서 이리로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20분후면 도착한 답니다.
- 젠장 지금 헤리어 뜰 수 있나.
- 네 가능합니다.
- 두기만 띄우고 초계하라고 해 난 함교로 올라가겠다.
- 네
이번 파병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였어. 함교에서 쌍안경으로라도 좀 봐야 되겠군 젠장.
전투통제실에서 나온 조사령관은 함교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힘차게 뛰어올라가고 있었다.
막 함교 문을 여는 순간 몸이 기우뚱해지며 선체가 우현 쪽으로 심하게 기우는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문꼬리를 잡은 손이 밀려나가며 계단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떨어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의식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제주도 표착
-.사령관님 사령관님 조준옥 준옥아
자신을 부르는 희미한 소리에 눈을 뜬 조 사령관은 머리가 깨지는 것처럼 아파왔다.
다행이 자신이 죽지 않았나 보다 아마 의무실이겠군. 주위를 둘러보니 김영철 단장과 여러 장교들이
서 있었다. 아침인가보다 따가운 태양빛이 창문으로 들어왔다.
- 어떻게 된 거야 이거 ?
- 사령관님이 통제실을 떠나신 직후 잠수함으로부터 전문이 들어오다가 갑자기 끊기고
전방에 있는 에너지 막이 갑자기 세력을 팽창하더니 수송함대를 덮쳤습니다.
그 후론 모두 정신을 잃고 쓰려졌다가 오늘 아침에 깨어난 것입니다. 다행이 전 함대가 무사하고
소형함정 몇 척이 경미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135명 부상에 사상자는 없으며 잠수함은 연락 두절입니다.
- 헤리어는
- 헤리어는 뜨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없었죠.
- 다행이군. 본국과 연락이 되나 ?
모두들 묵묵부답이였다. 수십 개의 눈동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모두들 난처한 눈빛이었다.
- 내가 말하지. 잘 듣게나.
김영철단장이 기침을 크게 한번하고 말을 이었다.
- 자넨 우리가 깨어나고도 열흘정도를 혼수상태에 있었네. 그사이 우린 본국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네. 모든 기기는 정상이고 함대간 통신은 되는데 다른 곳과는 안 되더군 그리고 상공이 너무
깨끗해 아무런 전파가 안 잡혀. 지금 이곳에 수많은 어선과 비행기, 선박들이 있을텐데 하다못해
방송전파도 안 잡혀 위성 수신 장치도 먹통이고 gps역시. 그래서 우린 헤리어 2기를 북쪽으로
보냈네 완전히 웃기더군 지형은 그대로인데 어디에도 대한민국의 자취는 없어.
그래서 우린 일단 서귀포쪽으로 항진을 했고 지금있는 곳은 아마 서귀포에서 한 30km떨어진 곳일 거야
그리고 어제 한명의 원주민을 잡아왔다네.. 행색이 꼭 민속촌에서 방아를 찧는 사람처럼 생겼는데
외국인이 말하는 정도의 한국말을 하더군. 그 사람이 말하길 자신은 제주도에 귀향온 이항우라던데
지금은 조선시대고 이리저리 신문해본 결과 지금은 임진왜란이 잠시소강상태인 1594년 4월 28일이란 걸
알 수 있었네. 앞으로 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은데...
장시간의 이야기를 들은 조준옥은 한동안 어이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김단장이 거짓말할 사람도 아니고 잠시 정리를 해야 할 것이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도록 하고.
- 부관 잠수함하고 연락이 끊긴지 얼마나 됬다고 했지
- 그러니까 사건 발생후 10일입니다.
- 잠수함의 생존기한은 ?
잠시 자판을 두드리던 부관은 계속 항해한다고 가정할시 보급없이 20일입니다.
식량은 충분하지만 연로가 모자를 것입나디.
- 잠수함 수색은 했나
- 그것이 아직 못했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 이런. 당장 헤리어 사고지점으로 보내고 정밀 수색하라고해. 광범위하게 하라고 해. 사고지점에서
이곳까지 직선으로 해서 양옆으로 200km를 수색하고
사고지점에서 진해를 직선으로 해서도 수색하라고 해 당장
- 예 사령관님.
- 난 잠시 쉴테니 좀 나가들 있게 그리고 그 이 모씨라는 원주민 좀 대려와..
- 그게 그가 감시를 피해 탈출하다가 사살되었습니다.
- 이런 참내. 좀 나가들 있게..
모두를 나간 병실에 사령관은 머리를 감싸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잠시 후 김단장이 들어왔는데 우물쭈물하는 모양이 무슨 말인가 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 김단장 무슨일인가 ?
- 난 지난 이틀 동안 많은 생각을 했네 지금이 진짜로 1594년이라면 하늘이 한민족에게 준 다시없는
기회가 아닌가 하고 말이야.
- 무슨 말인가
- 우리가 떠나올 때 만찬에서 했던 맹세 기억하나. 이제 그 맹세를 지킬 때가 된것같군
-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지 않나 지금은 조선시대라고 신분사회에다 국력도 형편없지.
- 왕은 바꾸면 되고 군사력은 세계최강이야 우리가 있으니까. 제도도 바꾸면 되고. 어떻게 할텐가.
더군다나 왜란이 있으니 민심이 흉흉할거야.백성들은 이제 더 이상 사대부를 믿지 못할거란 말이지..
- 그것보다 앞으로 생존이 문제군 음식이 모자를 텐데. 이걸 어찌 해결하나.
병사들의 동요가 상당할텐데..
- 그건 사령관이 할 일이지. 오늘 전체 통신을 열어서 우리의 생각을 투표에 붙이도록 하지...
- 생각해보겠네.... 근데 지금 몇 시인가.?
- 음 오후 2시군
- 아이고 배고파 밥 좀 먹어야 되겠어......
1594.4.28 1800
- 나 사령관이다. 제군들 모두를 잘 알고 있겠지만 지금 우리는 1594년 조선시대에 시간을 거슬러왔다. 아마도 우리를 덮친 에너지막이 이런 일을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되어지는데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다시 2002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난 확신할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또 모든 것이 가능하기도 하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남는 것이고
또 우리의 맹세를 실행하는 것이다. 우리의 맹세를 잊지 않았을 것이다.
선택은 여러분에게 맡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살기위해선 우린 뭉쳐야
되고 아마도 싸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지휘부의 생각은 이렇다. 기존의 명령체계는 더욱더 확고히 해 나갈 것이다.
이게 반하는 자는 엄한 벌로 다스릴 것이고 한반도에 대한제국 건설을 기초로 전 세계를 도모할
것이다. 세부적인 안건은 지휘부에서 마련할 것이고. 오늘 투표안건은 지휘부 신임안과 대한제국
건설안이다. 앞으로 한 시간 후 전 함정별로 투표를 실시하겠다. 이상.
사령관의 성명은 모두들에게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그 파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모두가 군인이었고
현실에 대한 인식을 이미 열흘 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망망대해에서 등대를 발견한 어부의 심정으로
흥분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시간후 진행된 투표는 만장일치로 가결되었으며 새롭게 참모부를 구성한
그들은 세부사항을 검토해나가기 시작했다. 최우선적으로 그들은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의 제주도를 장악하기로 하고 함대를 제주도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만 명이 넘는 인원을 먹이기는 만만치 않았고 왜란으로 전국이 황폐해져 본격적인 대한제국의 깃발은
첫댓글 감사해요~~~^~
감사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잘~~~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