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점
가짜시인 니힐
수리수리마하수리 혹은 열려라 참깨
소원을 빌면 즉문즉설로 재고를 찾아
주문자의 집으로 배송하는
알라딘, 주문을 외면 바로 배달하는
마술램프 시스템이라지만,
살아생전 자신만의 옹골찬 시를
쓰다 절필아닌 절판을 당한 죽은시인들
고인이 된 그 시인들의 시집을 찾아서
시방 건방지게 내 읽어보려는데
절판에다 온라인 중고시장 좌판에 흥정하는
판매가가 시방 허벌나게 비싸버려
시인의 필명따라 내맛대로인 그래도 사면 말고
찔러나 보는 판매가가 고추만큼 맵고 맵다
시처럼 살다 절판된 이름
수리수리마하수리 주문을 아무리 외운들
돌아오는 답변은 고객님 죄송합니다
더이상 팔 수 없는 시집입니다
그러니 병랑끝 시를 찾아 오는 고객이시여
시인이 있을 때 자주 안부를 묻고 찾아 뵈소서
그 시인 가시고 사망신고처럼 저작권료 출판사에 넘기고
시시콜콜 돈이 안된다며 절판하는 한국문학사!
먹고 사는 일을 삶의 목표로 정한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인데
감히 누가 시를 읽겠어 누가 시를 찾겠어
할 일 없는 나같은 이들이나 누가 옮긴 시를 카드깡으로 돌려 막듯이
이 카페 저 카페 드나들며 올리고 내리겠지
오늘의 시 그런데 참말로 희한하긴혀
시가 죽었다는데 아직까지도 그 시를 찾아 방방곡곡 송이버섯 찾듯
산이란 산 뒤적이는 자가 있다는디
때론 송이보다 씹는 맛은 시가 더 꼬소하고 향긋하긴 혀
절판된 시인의 시가 더 절실하고 더 보고잡기도 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