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와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
“사랑스럽지 못한 자를 사랑스러운 존재로 만들고, 거칠고 깨진 존재를 유익하고 아름다움을 지닌 그리스도인으로! 단련된 생명체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그녀의 열정이었다.” (1926년, 서서평(엘리제 쉐핑)선교사 인터뷰 기사 중)
1. 곱추여인
누가복음 13장의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직전 문맥인 <곱추여인> 치유 사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곱추여인은 하나님 나라가 이 세상에 들어와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작고 초라하며 부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녀를 '아브라함의 딸'이라고 부르십니다. 사실은 그녀 안에 하나님 나라의 씨앗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그녀를 사랑의 손길로 터치하자 그녀 안의 하나님 나라의 씨앗은 발현되었습니다. 모든 종교인들이 예수님을 대적할 때, 오롯이 곱추여인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하나님나라 백성으로 꽃피었습니다.
2. 가장 큰 신비
가장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하나님나라가 작고 초라한 겨자씨와 같은 모습으로, 부정한 누룩과 같은 모습으로 이 세상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은 정말이지 말할 수 없는 신비입니다.
하나님나라의 이러한 신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곱추여인이 아닌 오늘 나 자신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의 내 작고 초라한 모습에 실망해서는 안됩니다. 나의 실제(reality)는 사람들의 눈에 혹은 거울에 비친 '보이는 나-곱추등의 나'가 아닌, 내 안의 심겨진 하나님나라에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3. 겨자씨, 누룩 그리고 예수님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가져오신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의 첫 호흡을 가장 작고 초라한 말구유에서 시작하셨습니다. 겨자씨로 이 땅에 심겨지셨던 것입니다.
하나님나라의 통치자이신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호흡을 가장 부정한 십자가에서 마치셨습니다. 마치 반죽에 뿌려진 누룩과 같이 사라지신 것입니다.
4. 그리고 서서평
서서평 선교사 역시 작고 초라한 모습으로 조선 땅에 심겨진 겨자씨였습니다. 한국 땅에서 영양실조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녀의 22년간의 삶은 누구에게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5. 은유: 심기운 겨자씨, 뿌려진 누룩
땅 속에 심기운다! 반죽에 뿌려진다!는 것은 은유(metaphor)입니다. 죽는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사라짐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습니다. 마침내 심겨진 땅을 뚫고 일어나 부활하시어 결국은 온 세상 만국의 안식처, 가장 큰 나무가 되실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6. NOT SUCESS, BUT SERVICE
바로 그 놀라운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서서평 선교사님은 아셨습니다. 그녀의 생의 마지막 메시지는 우연이 아닙니다.
“바보야,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야!”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식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오히려 요한복음 12장 24절과 연결되어 있는 메시지입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부풀림과 뻥튀기식의 성공이 아닌, 오히려 그 대척점에 자리잡는 사라짐과 죽음 그리고 섬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권도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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