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잡담

[가넷피어스]

(평어체 양해바랍니다) 

드디어 이번 주말부터 유럽 축구가 시즌 개막. 유로 2012, 올림픽 등으로 인해 오프시즌같은 오프시즌이었다. 이번 여름도 항상 그랬듯 이적 루머가 난무했으며 특히 두 번의 국제대회로 인해 이적시장의 향방이 갈리기도 했다. 12-13시즌을 앞둔 지금, 간략하게 다음 시즌을 논해보자.

1. EPL의 판도 변화, 승자는 맨시티?

아마 이번 오프시즌에 가장 많은 소식통이 올라온 리그는 단연 프리미어리그일 것이다. 전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의 폭풍 영입, 반 페르시 드라마와 모드리치 드라마, 맨유를 떠난 박지성 등 굵직한 소식들이 영국에서 연이어 들려왔다. 이적시장 소식의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던만큼 이번 시즌 EPL에도 판도 변화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번 시즌 EPL의 주제는 '맨체스터 형제와 도전자들'이 아닐까 싶다.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와 그 뒤를 뒤쫓는 맨유, 그리고 그 뒤에 EPL 타이틀을 노리는 여러 도전자들이 있다. 물론 도전자들 중에 첼시가 가장 강해보이지만 북런던 라이벌인 아스날과 토트넘도 앉아서 구경만 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올해도 누가 챔피언이 될지 끝까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사실 맨시티가 이번 여름에는 특별한 영입이 없었다. FFP룰 제한으로 인해 더 이상 거액의 영입도 어려워졌고 이적이 유력했던 반 페르시도 높은 주급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이미 엄청난 주급 덩어리들을 안고 있는 맨시티 입장에서 더 이상 주급에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 제 아무리 만수르라도 부채가 마냥 늘어나서 좋을 건 없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이번 커뮤니티 실드에서 맨시티는 충분히 강함을 입증했다. 리차즈의 부상, 투레의 이탈로 수비에 구멍이 생겼음에도 첼시를 상대로 시종일관 우위를 점하며 40년만에 커뮤니티 실드 우승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에 이적 문제로 수없이 말썽을 일으켰던 테베즈가 자리를 완전히 잡았으며 선수들 간의 조직력도 더 좋아진 면이 크다. 전력 이탈이 거의 없으면서 기존 멤버 그대로 유지하며 조직력을 강화했기 때문에 맨시티의 경기력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유망주 미드필더 잭 로드웰까지 영입, 중원을 강화했다. 테베즈-아게로-발로텔리-제코로 구성된 공격라인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으며 야야 투레와 가레스 배리가 지키는 중원은 EPL에서 가장 탄탄하다. 맨시티 입장에선 현상 유지만 잘해도 우승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맨시티의 뒤를 쫓는 맨유는 이적시장 막바지에 대어를 낚았다. 모드리치(크로아티아), 루카스 모우라(브라질) 등의 영입에서 연이어 쓴맛을 보다가 아스날에서 반 페르시(네덜란드)를 빼오는데 성공했다. 순식간에 맨유는 EPL 최고의 투톱 라인을 만들어버렸다. 게다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에 뽑혔던 카가와 신지를 영입했고 U-18 대표인 닉 포웰도 가세하면서 전력 누수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지성의 이탈이 안타깝지만 맨유는 여전히 자신있는 모습이고 베르바토프, 오웬은 지난 시즌 이미 전력 외였기 때문에 없어도 상관없다.

다만 맨유는 중앙 미드필더 보강에 실패하면서 중원의 부담이 커진 점이 우려할 만 하다. 늙은 긱스, 스콜스가 나온다고 해봐야 얼마나 나올까? 안데르송은 갈수록 실망스럽고 플레처는 제대로 뛸 지조차 의문이다. 캐릭은 폼이 떨어져 있고 클레베리는 아직 풀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도 않았다. 공격진에 비해 중원 라인의 무게감이 처지는 점은 맨유에게 시즌 내내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이러한 맨체스터 형제에게 도전하는 이들 중 가장 앞서있는 팀이 단연 첼시이다. 이번 여름에 보강한 선수만 해도 에당 아자르, 토르강 아자르, 케빈 드 브뤼네(이상 벨기에), 마르코 마린(독일), 오스카(브라질)에 이른다. 여기에 협상 중인 미드필더 빅토르 모제스(나이지리아)와 우측 풀백 아스필리쿠에타(스페인)까지 영입에 성공한다면 첼시는 그야말로 초호화군단이 된다. 만수르에 가려 잊혀졌던 로만의 자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첼시는 포스트 무리뉴 시대를 위해 어린 선수 위주로 보강을 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우승 경쟁에서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램파드의 체력 저하 문제(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스카를 데려왔다), 수 년째 제자리 걸음하며 첼시 관계자들 속에 불을 지르는 미켈 문제는 첼시가 안고 가야 할 과제이다. 첼시의 중원 지배력이 저하된 건 사실이기 때문에 에시앙이 맛이 간 상황에서 첼시의 중원 운영은 공격력 폭발을 위해서라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루카스 포돌스키(독일), 올리비에 지루(프랑스), 산티 카솔라(스페인) 영입에 성공한 아스날은 반 페르시의 공백은 크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카솔라는 지난 시즌 라 리가 평균 평점 4위이고 현재 스페인 A대표팀에선 고정 멤버이다. 아스날의 중원은 카솔라가 이끌 듯 하다. 다만 알렉산드르 송의 전력 이탈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어 공격은 강할 지 몰라도 수비와 중원에서 공백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모드리치를 잃은 토트넘은 주급 문제로 아데바요르의 이적까지 불발되면서 전력 보강이 더욱 시급하다. EPL로 돌아온 비야스-보아스는 자신의 양아들과 다름없는 주앙 무티뉴(포르투갈)를 원하고 있는데 무티뉴마저 데려오지 못하면 토트넘은 챔스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다. 웨일스 국가대표인 조 앨런에 이어 누리 사힌을 임대 영입한 리버풀은 로저스 체제에서 챔스 진출권 획득에 도전한다. 앤디 캐롤 문제로 골 썩이는 리버풀은 수아레즈의 분발 또한 절실해 보인다. 

2. 엘 클라시코의 LFP, 인간계 최강을 가린다

사실상의 세계 올스타전인 엘 클라시코는 이번 시즌 더 완성된 전쟁이 될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최고의 왼쪽 풀백 호르디 알바를 데려왔으며 레알 마드리드는 현세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를 데려왔다. 세계 최고의 더비라고 할 수 있는 엘 클라시코 더비는 이번 시즌에도 최고의 인기 메뉴이다. 누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집단 아니랄까봐 유로 2012에서도 레알 선수들과 바르샤 선수들이 가장 돋보였다. 그 기세 그대로 엘 클라시코는 8월 24일 스페인 슈퍼컵을 시작으로 전쟁 시작이다.

수많은 별들이 있지만 역시 그 대결의 대표는 메시 vs 호날두이다. 현세 최강자 두 명 때문에 엘 클라시코가 더 빛이 나는 것 아닐까? 물론 지금까지 우위에 있는 쪽은 메시지만 앞으로의 커리어 변화에 따라 호날두가 따라잡을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엘 클라시코에서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메시와 엘 클라시코 5경기 연속 득점 행진 중인 호날두는 이번 시즌에도 신들의 전쟁에서 선봉을 서게 될 것이다.

이변이 없는 이상 이번 시즌에도 라 리가의 우승은 레알과 바르샤 중 한 팀이 될 것이다. 결국 라 리가의 관심사는 인간계 최강자를 가리는 것. 그 가운데 돋보이는 팀은 AT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이다. 원래대로면 '말락티코' 말라가도 추가해야 하지만 구븐 회장의 팀 운영 실패와 구단주 알 타니의 무책임한 방임으로 인해 말락티코는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감으로써 더 이상의 상승은 불가능하다. 결국 3,4위전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쪽은 AT 마드리드와 발렌시아라고 할 수 있다. 팀 순위뿐만 아니라 득점 순위 경쟁에서도 남미 최고의 스트라이커 팔카오와 발렌시아의 간판 솔다도의 3,4위전이 치열해질 듯 하다.

발렌시아는 안드레스 과르다도(멕시코)의 영입을 지난 5월말에 매듭지은 데에 이어 오른쪽 풀백인 주앙 페레이라(포르투갈) 영입을 매듭지었고 카날레스와 페르난도 가고의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게다가 솔다도와의 재계약까지 성공함으로써 발렌시아는 전력 향상에 성공했다. 알바의 이탈이 뼈아프긴 하지만 발렌시아의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성공적이다. AT 마드리드는 터키의 미드필더 벨로조글루 엠레와 베테랑 수비수 카타 디아즈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도밍게즈가 뮌헨글라드바흐로 이적했지만 현재 수비진으로도 커버 가능해보인다. 문제는 디에구의 완전이적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 볼프스부르크의 국민밉상 마가트가 디에구를 전력 외로 분류해놓고도 엄청난 바이아웃 금액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라 리가의 경우 중위권에서 대거 보강한 경우도 별로 없고 되려 상위권 팀에서 전력 누수가 생기거나 누수의 가능성이 남아 있어 큰 변동은 없으리라 예상된다.

3. 쩐의 전쟁이 일으킬 변화

쩐의 전쟁은 여지없이 계속되고 있다. 한 가지 유의 사항이라면 그 주체가 기존의 빅 클럽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빅 클럽 팀들은 재정 안정성을 위해 선수 영입을 최대한 아꼈다. EPL에서도 첼시를 제외하면 영입 전쟁에 올인한 팀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맨유도 올인했다고 보긴 그렇다)  반면 카타르 왕세자 알 타밈이 구단주로 취임한 PSG는 연이은 공격적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AC 밀란의 공수의 핵 즐라탄와 티아구 실바를 영입했고 루카스 모우라까지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영입했다. 이번 여름을 통해 PSG는 빅 리그 팀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로스터를 완성했다. 러시아의 FC안지 또한 지난해에 에투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오일 머니의 유혹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까지 끼어들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거액을 주고 데려가고 있다. 돈의 중심이 더 이상 기존의 빅 리그 무대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비단 거액의 영입만이 쩐의 전쟁은 아니다. 중소 클럽 팀들은 바이아웃 금액을 엄청 높게 부르거나 이적료 요구액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하는 식으로 협상에 임하며 다른 형태의 쩐의 전쟁을 한다. 흔히 거상이라 부르는 FC포르투만 봐도 헐크와 무티뉴를 내주지 않기 위해 이적료를 천문학적 금액으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요즘은 브라질리그의 팀들이 이러한 돈놀이에 푹 빠져 있다. 네이마르만 봐도 산투스의 히메이루 회장은 네이마르가 이적할 경우 말도 안되는 천문학적 돈을 받아낼 심산이며 다미앙이 소속된 인터나시오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브라질리그는 자국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유망주들에게 거품을 씌워 이익을 챙길 생각에 가득차 있다. 물론 이 배후에는 에이전트들의 농간도 존재하지만(브라질 선수들은 에이전트 수수료가 비싸다) 그만큼 자국 스타들을 쉽게 안 주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쩐의 전쟁은 앞으로의 판도를 변화를 일으키기 충분하다. 빅 리그로 쏠리는 선수 영입 전쟁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고 중소 클럽 팀들도 스타 지키기에 열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요즘 이적시장에서 갑과 을이 많이 바뀐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는 향후 판도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4. 코리안 리거들의 새로운 도전

박지성이 맨유를 떠났다. 이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놀랐다. 2013년까지 재계약하며 맨유에 더 머무를줄 알았던 그가 돌연 이적했다.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성공한 QPR은 박지성 마케팅을 통해 입지를 더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고 박지성 본인은 자신이 중심이 되는 팀에서 뛰게 되니 양측 모두 윈윈이다. 서른이 넘은 박지성은 자신의 축구 인생 후반전을 QPR에서 불태우게 될 것이다. 구단주 토니 마르티네스와 마크 휴즈 감독은 박지성에게 많은 역할을 주겠다 약속했으니 새 시즌에는 센트럴 박을 좀더 자주 보게 될 듯 하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기성용과 구자철 또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곧 셀틱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성용은 아스날, AT 마드리드 등 빅 클럽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병역문제가 해결되면서 셀틱은 기성용 몸값을 더 높게 잡았는데 그 몸값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팀들이 존재하고 있다. 레인저스가 추락하면서 셀틱빼면 시체가 된 SPL을 벗어나 더 큰 무대에서 뛰게 될 기성용을 곧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구자철 또한 이번 시즌 아우구스부르크에서 다시 도약하며 빅 클럽 진입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아우구스부르크 임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구자철은 분데스리가에서 자신의 가치 상승을 다시 한 번 일으키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또 다른 프리미어리거인 이청용, 지동원, 박주영도 다시 뛴다. 스토크시티 행이 점쳐지고 있는 이청용은 영국 무대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고 지동원은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모습을 목표로 한다. 박주영은 아직 아스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아스날을 벗어날 경우 프로 무대에서 떨어진 가치를 반등시켜야 할 것이다. 분데스리가의 손흥민은 여전히 험난한 팀내 경쟁에서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채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지난 해는 해외파에게 다소 암울한 해였지만 올 시즌에는 해외파들의 화려한 비상을 기대해본다.

[Raul]

후반기에 굉장히 잘했고, 주전스트라이커 이적하지 않았나요(이름이 갑자기 기억안남.)? 이번에 주전뛸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미남스타저비악]

캐롤 말씀하시는것같은대..

[Raul]

아 중요한 선수이름을 안말했네요 . 캐롤이아니라 손흥민이요. 전반기에는 약간 반박자 느렸는데 후반기에는 반박자 빨라져서 잘하더군요.

[love maker]

박지성 선수에게 조금 아쉬운 점은 선수 기량의 최정점에서 풀시즌을 오테이션으로 그것도 1옵션이 아닌 상황에서 뛰었다라는 점입니다. 타이틀리스트와 명문구단의 유혹이 있지만 절정의 기량을 필드에서 더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움입니다.

[love maker]

이번 시즌 가장 기대되는 것은, 매 시즌 그러하지만, 챔스에서의 레알의 토너먼트 성적입니다. 더 이상 뭔가 팀에 더 해주 필요도 없이 지금 바로 언제나 우승전력인데 올 시즌은 모들모들모드리치와 함께 어떤 흥미로운 경기를 펼칠지 기대되네요.

[#8spree]

박지성 없는 맨유는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맨시티 리핏가자!!ㅋ QPR은 유로파컵 티켓 어떻게 안되겠니?

[빈센트리]

아직 사힌 오피셜 안 떴습니다...그리고 벵거가 다시 임대 주급 부담을 높이고 완전 이적 옵션 없애면서 다시 오리무중이 될 것 같네요.상황이 사힌이 아스날을 원한다는 기사가 많은 만큼 사힌은 좀 기다려봐야 할 것 같네요

[빈센트리]

마르카 지에 의하면 담주까지 결정이 연기됐다네요. 선수와 팀이 원하는 구단이 달라서 어떻게 될 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