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런 모임을 나가기란 나로서는 쉽지가 않다. 젊은 사람들 모이는 자리에 주책없이 끼어서 분위기만 어색하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나로서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서울에 있는 이유로 집은 대전이지만 내려가는 것 조차 시간이 여유를 주지 않는 점도 있다.
대전 모임이 생기고 몇차례 모임을 가진 것도 알고 있었으며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고향사람으로서 뿌듯하기도 했다. 더군다다 한화라는 팀이 대전 충청을 연고로 하는 팀인데 회원들의 모임이 그간 없었던 것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고 서울 및 타 지역회원들조차 열성적으로 대전까지 와서 열성적으로 응원을 하고 한화라는 팀을 사랑하는 것을 보면서 주인이 손님 대접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각설하고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그러한 이유로 이번 모임도 잘 되기만을 바랄 뿐 내가 참여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 몸은 조신(?)한 편이라서 야구를 볼 때도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는 것이 아닌 지정석에서 혼자 조용히 보는 스타일이라 그런 모임이 어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일전에 공지에 모임 장소인 소재골 부부식당의 약도가 올라 왔다. 거기 댓글에도 달았지만 나에겐 그곳은 청운의 뜻을 품고 대전으로 고등학교를 진학 해서 2년동안 자취를 한 곳이다. 지금까지 내가 가장 즐거웠던 시절은 고교시절이라 생각을 해서 그런지 희부윰한 모니터에 비추이는 어설픈 약도 한장에 불과 하지만 나에게는 지난 시절의 그리움과 서울이라는 무시무시한 동네에 살면서 날카로원진 내 신경을 그곳으로 유도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고있는 일이 늦게 끝나 오후 6시경에야 자유의 몸이 되었다. 카페 접속 후 해피걸님의 전화번호를 찾았으나 공지가 되어 있지 않았다.암만 빨리가도 저녁 9시경에나 도착할 터인데 난감할 뿐이었다. 그러나 본인은 아주 잔머리가 잘 돌아가는 놈이다. 카페 게시판에서 해피걸님이 쓰신 글을 쭉 뽑아 보았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전화 번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전화를 했다.
사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전화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해피걸님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밝은 목소리로 기다릴테니 늦게라도 꼭 오라고 하셨다.
서둘러 고속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갔다. 터미널에서 고속도로 진입하는데까지 30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서울의 교통체증은 심하다.마음은 버스안에서 대전으로 뛰고 있다. 대전에 도착하니 정각 9시였다. 다시 해피걸님에 전화를 하니 다들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그런 거짓말을 진담처럼 하시는지^^그 거짓말 진짜인지 묻고 싶었으나 꾸욱 참았다.
택시를 타고 장원 약국요~를 외쳤다. 그다지 큰 약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케이 하면서 차를 몰았다.
기사님에게 그랬다. [15년 만에 처음 가 봅니다] 기사 아저씨는 뻘쭘하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도 도로는 뻥 뚤려 있었다. 5분 남짓 지나 장원 약국에 도착해서 넌즈시 식당 안을 살펴 보니 15명 남짓 되어보이는 회원붑들이 여흥을 즐기고 있었다.
우선 나는 그 골목 위로 더 들어가 보았다. 자취했던 곳을 둘러 보기 위해서였다. 15년 전이나 변한게 없었다.
사람 두명이 일렬로 다닐 수 없는 골목..그리고 처음 가보는 사람은 다시 되돌아 나오기 힘들 정도로 미로처럼 생긴 골목...변한게 있다면 그 골목이 사각형의 보도블럭에서 아스콘으로 포장이 되어 있다는 것과 성인 비디오를 기계까지 3000원에 대여 해주던 비디오 가게가 사라지고 편의점이 들어선 것 외에는 달라진게 없었다.
그곳 사시는 주민들께는 미안하지만 추억을 느낄 수 있도록 변하지 않아서 고마웠다.
이제 그 추억을 가슴 한켠에 담아 두고 조심스레 식당 문을 열고 들어 가니 해피걸님이 날아라 독수리라고 하니까 큰 목소리로 회원들에게 소개를 시켜 주었다. 그런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한꺼번에 받는 다는 것은 나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기에 난처햇지만 따뜻하게 환영해 주시는 회원들품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갔다. 구성원들을 보니(닉네임은 생략해야 겠다. 닉도 전부 기억 못하기에...)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있었고(휴~다행)젊은 친구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분들도 있었다.
자연스레 나는 그곳의 분위기에 마시는 술보다 빨리 취해 갔고 그들의 열정에 내 자신의 몸도뜨거워 지기 시작 했다. 말끝마다 자연스레 들리는 [그래유~] [그랬주][있슈~]라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분위기를 더욱 고조 켰다.우리는 그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키기 위해 시내로 2차를 가기로 했고 휘파람 아저씨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이동을 했다. 휘파람 아저씨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인사는 한화 화이팅이 아닌 [건강하세요~]였다. 기사를 보니 그런 말씀을 먼저 해 드리고 싶었다.
시내는 생각보다 많이 변해 있었다. 과거 중구청이 없어지고 공영주차장이 생겨 났다. 인적이 너무 없어 시내가 맞나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는데 도심이 양분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헌 현상이라 자위를 했다.
2차에서도 야구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웠고 마지막까지 남은 몇몇 무리들은 3차를 찾았다. 정식당 닭도리탕을 안내하려고 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찾다 못해 대전천변 포장마차에 들렀다. 13번을 단 OO집이라는 포장마차이다. 학창시절 13번 OO집은 단골포차였는데 아주머니가 바뀐 듯 했다. 그곳에서는 약간 격한 토론이 일어난 듯 하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라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 야구를 사랑한다는 것 한화를 사랑하는 것...
포차에서도 마실대로 마신만큼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졌다. 본인은 대전 오면 야구장 앞에 천북집이라는 순대국밥집을 항상 갔다. 야구 끝나고 먹는 국밥은 야구장에서위 취기를 한번에 날려 보내는 묘한 음식이었다. 택시를 타고 문창동 천북집요~ 하니깐 자기도 거기 밥먹으러 가는 중이란다. 국밥 이야기를 하면서 식당에서 기사님과 동석을 하였다. 기사님 끝나는 시간이라고 막걸리 한병을 마셨다. 새벽에 먹는 그것도 해장막걸리는 먹는이에게 포만감과 달콤함을 동시에 선사 한다.
기사님도 야구 광이시다. 야구 경기가 끝나고 식당에 오는 사람들이 말 없이 국밥을 먹으면 한화가 진 날이고 시끄럽게 먹으면 한화가 이겼다는 것을 식당 아주머니는 직감적으로 안다는 말이 그 동네의 음산한 분위기와 어울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기사님은 첫차로 서울 올라가야 한다고 하니깐 자기가 터미널까지 공짜로 태워다 준다고 한다, 그래도 술을 드셨는데.. 막걸리 한잔 정도는 괜찮고 집도 그 방향이라 전혀 부담을 가지지 말라고 한다. 충청도 인심이라는게 정말..
2년여의 서울 생활에서 나 자신이 얼마나 난폭해 지고 날카로워졌는지 어제 카페 회원분들과 몇분의 대전분들을 만나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아울러 회원님들의 행복하고 열정적인 모습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라면서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한화 V2의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회원님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피에수~
2차에서 3차로 이동 중 내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책 2권 밖에 없는 내 가방을 들어준 친구가 누구인지?
가방이 없어져서 빈몸으로 상경했습니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그닥 중요한 책은 아니지만 혹시 가지고 있으면 연락 주세요^^
첫댓글 날아라독수리님 어제는 반가웠읍니다. 제가1차에서 나온지가 10시였는데 3차까지라면 몇시까지 푼거유^^^
서울 멤버들은 대전 내려갔다가 야구 끝나면 대흥동 공주분식에서 칼국수를 먹는데 ^^ 순대국밥집도 한번 가봐야겠군요 (하지만 저는 순대국을 못먹는다는.;;)
즐건 시간을 가지셨다니 저도 흥이 납니다^^ 부부식당 주변도 재개발지역이라 언젠가는 없어지겠죠.비디오가게도 바뀐지는 오래되지 않았고,천복집 또한 주인 바뀐지가 몇년된것 같은데 그래도 구도심권은 크게 바뀌지는 않았기에 옛 정취를 느낄수는 있었을겁니다..
음,,늦게라도 오셔서 좋은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느끼게 한점이 너무 죄;송하네요. 제가 4시부터 기다리면서 술한잔해서인지..어젠 좀 일찍 취해서리.. 늦게까지 버티기가 힘들더라구요 ㅠㅠ 암튼 수고 많이 하셨구요 다음 모임때 꼭 뵐께요
1번선발님이 말씀하셨듯이 후기를 제 주관적으로 썼다는 것이니 미안해 하지 마세요. 오히려 해피걸님이나 회원님들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배려를 해 주셔서 몸둘바를 몰랐습니다
<어제 모임때 다른 회원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불편했다>는 것이 아니고 <이 후기는 다른 회원들을 배려하고 쓴게 아니라 지극히 내 주관적인 감상을 쓴 거다> 그런 뜻인 것 같은데요.......
사진은 언제 올리려나???
그랬군요..전 소심한 A형이라..ㅠㅠ 순간 가슴 아팠어요.
오늘 3시반 포장마차 끝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제목보는 순간 저두 1번선발님과 같이 주관적인 관점일거다 예상했는데 역시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봐야돼 ㅋㅋ
어제 격렬한 토론이 일어났던..그 2:2 트레이드 한번 올려봐요..ㅋ 보건대 사는형 ㅋㅋㅋ
ㅎㅎ 나는 그 트레이드의 비밀을 알고있다
바꿀껴 안바꿀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다 그거 올리면 80%는 안바꾼다고 할거 같은데.. 아닌가? 왠지 이 카페 분위기로는 안바꾼다가 50%를 넘을듯합니다^^ ㅋㅋ
ㅎㅎㅎ담에 꼭 뵈었음하네요
왠지 혼자만 두고 와서 조금 죄송했습니다^^ 잘 올라가신거 같아서 그래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