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군대는 남의 집 귀한 자식들 끌고가서는 요상한 걸 갤카준다.
그 내용이란 게 가끔 멍청하기도 하지만 엉터리란 게 밝혀진 다음에도 고칠 생각을
전혀 안하는 게 더 문제다.
가르치는 내용의 뼈대는 야전교범 (FM, Field Manual)에 다 나온다.
그걸 바탕으로 교관이라고 불리는 위관급 장교가 교안을 작성하고 승인을 받은 후
애들을 가르친다.
교안은 완벽한 연극 대본처럼 되어있다. 그대로 읽기만 하면 바보 멍청이라도 애들을
가르칠 수 있으며 교관의 개인적 창의성이 개입될 여지는 원천적으로 별로 없다.
다음은 교안에 쓰여진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교관 : 훈련병!
훈련병 : 예!
교관 : 소리가 작다. 훈련병!
훈련병 : (크게) 예!
교관 : 점심들 많이 먹었나?
훈련병 : 육군 정량대로 먹었습니다.
교관 : 연일 계속되는 교육훈련에 대단히 수고가 많다. 오늘 총검술이란 과목을
가지고 여러분과 네 시간동안 연구 토론할 교관은 유식하고 용감한 사나이
3소대장 중위 임신중이다.
오늘 교육은 강의 10분, 시범 10분. 나머지 세시간은 실습으로 진행되겠다.
강의를 마쳤으므로 먼저 조교의 시범을 보기로 하자. 조교 앞으로.
(조교가 착검한 상태로 앞으로 나온다), 엣세트라 엣세트라.....대략 이런 식이다.
지난 50년간 일어난 전쟁에서 총검에 찔려죽은 놈이 있느지 모르겠고 걸프전에서 죽은 25만
이라크군 중에 총검에 찔려 죽은 놈, 한 놈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
설령 백병전을 벌여야할 경우에도 삽질의 세계 최고수 이명박이 5년이나 통수했던 한국군은
총검술보다 야전삽으로 찍는 게 낫다,
훈련 내용에 대공사격이란 게 있다. 문자 그대로 비행기보고 총질하는 건데 이건 정말
가르치지 말야야 할 짓이다. 전투기보고 총질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이걸 합리화하는 그럴싸한 이론이 동원되는데 가령 중동전에서 격추된 항공기의 50%가
미사일이 아닌 대공사격에 의해 격추되었다는 것이다. 이건 명백한 사기다.
격추된 항공기는 대공포에 맞아 떨어진 것이지 보병의 개인화기에 의해 격추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공포화를 대공사격으로 두 글자만 바꾸면 이런 사기가 가능해진다.
걸프전때 A-10 공격기는 무려 90 발의 대공포탄을 맞고 전신이 걸레처럼 된 상태로
기지로 돌아왔고 베트남전에서 F-4 팬텀기는 SAM 미사일에 맞았지만 불발탄이 되는 바람에
전봇대만한 미사일이 동체에 박힌채 생환했다.
보병의 딱총탄은 비행기에 닿지도 않을 뿐더러 그거 맞았다고 격추되는 항공기는 없다.

이렇게 처맞고도 무사히 기지로 생환했다.
적기가 나타나면 꼭꼭 숨는 게 인삼녹용 먹는 거보다 오래 산다. 전투기 1회 공격으로
축구장 서너 개 정도의 면적을 싹 태워버리는데 거기에 총질하라는 놈이 어딨냐.
내가 훈련을 받으면서 졸라 한심하게 생각한 것은 제식훈련을 할때 바른걸음의 보폭을
76센티로 떼라고 가르치는 것이었다.
아니, 70센티면 70센티, 80센티면 80센티지 왜 해필 76센티여?
76센티에 정확히 맞춰 걸을 수 있는 놈이 세상에 어딨냐?
(자기들도 한심했던지 나중에 75센티로 바꿨다)
M-16 소총의 최대 사거리가 2,653 미터라고 하는 것도 웃긴 얘기였다. 어떻게 총알이
정확히 2,653 미터를 날아가 똑 떨어지냐?
M-1 소총의 폭발압력이 22,680kg 이란 것도 마찬가지. 소총탄의 폭발압력이 과연
10kg 단위까지 정밀할 수 있는가.
이것은 미군 FM 을 베껴 한국군 FM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치, 파운드, 야드 등 영미식
도량 단위를 미터법으로 환산한 결과이다. 바른걸음의 76 센티는 미군 교범의 30인치를
미터법으로 바꾼 것이다. 30인치는 76.2 센티니까 절사해서 76 센티라고 한 거다.
22,680kg는 5만 파운드를 계산기 두드린 것이다. 5만에 0.4536을 곱해봐라.
그나마 M-16 소총은 계산 착오까지 있었다. 미군 FM에 2,900 야드로 된 것을 계산기를
잘못 두드린 것이다. 2,900 야드는 2,653 미터가 아니라 2,652 미터다.
그래 FM 만든 놈들은 이렇게 엉망진창 번역한 것을 무슨 신주단지나 되는듯이 그거
암기 못한다고 잠 안 재우고, 빳다나 치고.
미군이 30인치나, 5만 파운드나. 2,900 야드라고 하는 것은 오차를 인정한다는 뜻이 아니냐.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이걸 3,927 미터도 못 가서 발병난다고 번역하는,
딱 그 수준이다.
또 한가지, 당시 우리가 쓰던 개인화기가 M-1 개런드 소총이었는데 내가 제대 말년무렵
M-16으로 바뀌었다. 대우정밀에서 나온 "아다라시" 소총을 박스를 뜯어서 나눠가졌다.
이거 운용법을 가르치는데 (기계훈련부터 PRI, 영점사격, 실거리 사격 등) 훈련조교란 놈이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지금까지 쓰던 M-1 소총은 4조 우선이지만 이건 6조 우선이라서 위력이 어마어마하다.
총알이 무지 빨리 돌아가므로 사람한테 맞으면 들어간 구멍은 존만한데 뚫고나온 구멍은
무지 크다"
탄알 1발의 무게가 12g인 M-16이 25g이 넘는 M-1 보다 위력이 강하다니.. 미친 놈 아닌가.
그리고 총알이 회전하면 위력이 당연히 떨어지지 어떻게 위력이 증가하나.
총탄이 강선을 따라 돌 때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환되니 당연히 탄속이 떨어지고 총열의
가열도 심해지고... 이 모든 것은 명중정밀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총알을 회전시키는 이유는 탄도를 안정(stabilization)시켜 명중정밀도를 높히려는 고육지계지
회전없이 탄도를 안정시킬 수만 있다면 회전시키지 않는 게 좋다.
요즘 전차포가 왜 강선이 없는 활강포로 회귀하고있는지 이해가 가시나.
활강포는 포탄이 회전하지 않으므로 포탄에 화살처럼 날개(FIN)를 달아 탄도를 안정시킨다.
해안초소에 배치되었을 때 클레이모어 (전기 격발식 지뢰) 설치방법을 몰라 한참 헤맸다.
훈련소서 네 시간 교육을 받았지만 클레이모어 설치 방향을 두고 교관과 중대장이 훈련병
앞에서 싸우는 바람에 교육이 나가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거꾸로 설치하면 아군 쪽으로 700개의 쇠구슬이 날아든다. 교관이 설치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던 중대장이 교관한테 고함을 질렀다.
- 야, 임마! 거꾸로야. 저새끼 큰일낼 놈이네. 아군을 몰살시킬 거야?
교관은 자기가 맞다고 했고 중대장은 아니라고 하면서 옥신각신했다.
원래 둘 다 또라이라 어느 놈이 옳은지는 관심 없지만 어쨌든 둘 중 하나는 클레이모어를
거꾸로 설치해 아군을 떼죽음 시키는 것을 열심히 주장하고있었다.

M-18 클레이모어 대인지뢰. 머저리 장교들이 거꾸로 설치하도록 가르칠까봐
FRONT, TOWARD ENEMY (앞쪽 적방향)이라는 글자까지 써놨는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거꾸로 설치할 수 있을까?
다음 화생방 훈련.
독가스, 세균전, 핵전쟁 등의 훈련이다. 독가스는 수포가스, 혈액가스, 신경가스 등이
있는데 그걸 판별하는 훈련이다. 수포가스는 냉이 냄새가 나고 혈액가스는 복숭아 씨
냄새가 나며 질식가스는 옥수수풀 냄새가 난다고 가르친다.
씨바,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복숭아 씨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 아는 사람?
첫댓글 쫌 노나서 올려주셈. 1탄2탄 이렇게요. 군대얘기 좋아하는데 이렇게 길면..
방대한 양에 질겁한다고요. 왜냐면 일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쟎아요~
근데 저런 바보교육을 시키는 줄은 진정 몰랐네요..ㅋㅋㅋㅋㅋ
나이도 어린 청년들 데려다가 바보교육을 시키는 쪼다같은 나라.
ㅋㅋ근데 76센티 보폭은 정말 웃기네요. 그리고 복숭아 씨 냄새 있어요.
씨를 빠각 깨물면 시큼하다고 해야하나? 무슨 그런 냄새 있는데
어린청년들은 당근 모르겠죠..ㅎ
거 여자들은 군대얘기 졸 싫어하는데 의외군요.
일본애들은 남자든 여자든 군대 얘기 해주면 무지 좋아하더만.
지들이 군대가 없어서 그런지
군대, 전쟁 얘기 해주면 애새끼들...
누깔이 반짝반짝, 조동아리 궁금짭짭 거리면서
넋놓고 들어요.
그러면 이몸은 졸 심각한 표정으로 때로는 고뇌에 찬 표정으로 얘기해주고..
그건 인류사에서 비극이지만... 어쩔 수 없었던 시대상황 아니겠어염?... 하면서.
@북서풍 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동아리 궁금짭짭요? ㅋㅋㅋ
(앞으로 조선동아를 조동아리로 부르리라 결심!)
제가 궁금증이 많아서 그래요. 저는 군대 축구얘기도 엄청 재밌어요~
일단 그 얘기를 하는 친구들의 얼굴이 재밌어요.. 으스대는 듯한?
혼자만 개고생 한 듯한? 그렇게 하나같이 표정이 일관되다닠ㅋㅋㅋㅋ
북서풍님 일본어 유창하신가 보다.. 옛이야길 해줄 정도까지.. 우왕~이에염~ㅋㅋ
@꽁장군 ^^
일본어 까막눈임.
걔들이 영어를 암.
@북서풍 게시글 그림 엑박대써염~
일본어 말구 영어를요? 와웅~~ 이세염ㅋㅋ
사실 혈액가스는 냄새가 '이거다'라 외울 필요가 없죠
왜냐면 그걸 아는 순간 이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휘발성이 매우 강해고 실제 사용하긴 힘들겁니다.
앞부분만 잠깐 읽었는데 총검술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예전에 신문 기사보니 총알 10-20만발( 정확한 수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10만 단위였음)당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나오더군요. 총검술이 쓸모 없지는 않을듯.
미군도 총검술을 훈련합니다.
총검술 훈련을 배요닛 트레이닝(bayonet trainning)이라고 하는데요,
우리와 다르게 걔들은 고무타이어나 짚단 같은 것을 대고 실제로 찌르고 때리고 합니다.
훨씬 실용적으로 훈련하는 겁니다.
우리는 총에 잡아놓은 영점 흐트러진다고 실제로 찌르는 것은 꿈도 못꾸죠.
총검술은 스포츠댄스로 교체해야
일본 자위대가 개발한 총검도란 게 있는데요.
뭐든지 도(道)짜 갖다 붙이기 좋아하는 왜놈들답게 총검술이라 하지않고 총검도라고 해요.
지들 딴에 사무라이의 후예랍시고 미군 총검술을 베끼지 않고
자기들 고류(古流) 검술에서 몇 동작, 그 유명한 보장원(寶藏院) 창술에서 몇 동작...
이런식으로 짜깁기 해서 총검도란 걸 만들었고 일본 체육회 가맹단체로 등록까지 하고
단위(段位)까지 수여하면서 총검도 3단, 5단 ...이러고 다니죠.
하지만 하도 엉터리라 도장을 열어도 배우려는 놈이 없고
자위대 내에서도 외면받고...
총과 창칼은 구조부터 다른데 검술, 창술을 기반으로 총검술이 만들어 지겠어요?
잘봤습니다.
훈련내용도 헛점이 많군요
전쟁에서 총알 맞아 죽은 군인은
운 더럽게 없는거라 하던데
그런가요~?
주로 포격과 폭격으로 죽지요.
걸프전에서 사망한 이라크 군 25만 대부분이 항공 공격으로 사망했습니다.
이라크 전차도 2천대 이상 파괴되었는데 그러면 승조원 1만 명이 전차에 갇힌 채 불타 죽었다는 계산이죠.
마지막 날 CNN 뉴스에 보니까 후퇴하는 이라크군 차량행렬이 고속도로에 설날 귀성차량처럼 늘어서 있는데
그 위로 미 공군 전투기에 의해 집속탄 수백 발이 떨어졌어요.
뭉턱 뭉턱... 속수무책으로 거기서만 수만 명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보병끼리의 총격전에 의한 사망은 일부 시가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어요.
@북서풍 전쟁은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