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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초경량비행기 입문정보 원문보기 글쓴이: 서눙
2007, 8/10 금요일
날씨 : 국지성 소나기 파란하늘 뭉게구름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전날온 부장님의 문자 메세지를 뒤늦게 보게되었다.
"기상이 좋으면 아침 9-10시사이 출발"
전날 비가 오고 기상이 워낙 안 좋았던 터라 일정 자체가 취소될줄 알았는데 그래도 하루 미뤄서
출발하시려나 보다, 오늘은 그래도 기상조건이 좋은편인데...
전날 꾸린 가방을 챙겨 부랴부랴 차를 몰고 본가에서 조카놈을 태우고 부장님께 전화를
걸어 늦어도 10시 30분정도 까지 도착할것이라고 알렸다.
비행장에 바삐 도착해 보니 비행기에 기름도 채우고 준비를 거의 맞춘상태.
활주로는 어떤지 물어보니 이륙할수 있다는데 괜시리 걱정이다 갯벌땅이 마르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데
영덕 행사를 위해 위험한 조건에서 이륙을 강행하려 하시는 것 아닌가 싶었다.
뭐 워낙 조종하실 분들이 고수분들이라 걱정은 안되지만 그래도 내심 걱정이었다.
안산에서 넘어오기로한 ch-701 S2179를 기다렸다가 가방을 비행기에 싣는다.
이때 처음 알았다. CH-601 날개 부분에 트렁크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공간 가방 두어개가 들어가는데. 난 이뚜껑이 정비를 위한 판넬인줄 알았다.
날개 양쪽과 조종석 뒤까지 합하면 왠만한 여행짐은 다 싣고도 남았다.
CH-601 HDS 기종인 S2138 에 가방 5개를 싣고 나와 최교관님이 동승했고
같은 기종인 S2160에 김교관님과 조카가 동승을 했다.
S2115에는 부장님과 동근형님이 CH-701 S2179은 혼자 가신다..
정남측풍이 강하게 분다. 15번 활주로로 이륙하려는듯
15가 이륙을 먼저 들어간다.. 활주로 걱정을 했는데 잘올라간다..
이어 79은 701기종이니 비행기 특성상 뭐 당연히 잘올라간다.
이어 CH-601 HDS 기종인 2160 활주를 하는데 조금 버겁게 올라가는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탄 2138 활주를 시작하고 나는 동영상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찍는데
뭐 교관님만 믿고 아무 의심없이 편하게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활주를 하는 시간이 조금 길다 싶다.
승강키를 당기기는 하는데 왠지 오르지 않는듯..
1미터 가량 뜬 상태로 더이상 뜨지 않고 그냥 수평비행으로 활주로 끝까지 밀고 가신다.
카메라를 들고 속으로 이건 아닌데 싶은데 아직도 활주로 끝까지 밀고 간다.
날개가 짧은 HDS 기종에다 가방을 다싣고 남측풍이 쎈탓에 아무래도 상승이 잘 안된것같다.
하지만 최교관님은 가속속도를 얻기위해 1미터 가량 이륙한 상태에서 유지하며 지면효과를 이용해
활주로 끝까지 가서 충분한 속도를 얻고 바로 우측으로 선회 상승-어도12번 활주로의 장주 패턴은
좌선회 상승이다- 을 해서 측풍을 바로 정풍으로 받으며 상승에 들어갔다.
나라면 이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아마도 Abort 하거나 꼴아 박지 않았을까...!!
역시 자격번호 넘버 3 최교관님의 비행노하우가 느껴진다.
무리한 상승을 하지 않고 가속을 얻기 위해 활주로 끝까지 1미터 정도로 밀고가서 충분한 속도를 얻은후
남풍을 정풍으로 만들려고 우선회 상승이라.. 짧은 순간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다.
이미 이륙해 홀딩해 있는 다른 비행기들과 합류하여 우리는 시화호를 지나
한양대 상공으로 향했다. 전날 비가 오고 계속 비가 오던 날씨였는데 의외로 하늘은 쾌청했다.
한양대 상공을 지나 군포 대아미가 보인다. 이 대로라면 광교산 능선을 넘어갈텐데..
앞장선 2115의 부장님이 수원 타워의 양해를 구하고 지나가려는듯 하다.
우리 아파트에서 보일터... 와이프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본다.
고도 1천3백피트 정도인데 전화가 불통이다. 겨우겨우 전화가 되어 와이프에게
" 조금있다가 아파트 뒤 광교산 쪽으로 날아갈거야 "
그말 한마디 남기고 전화가 끊어졌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원 한일타운 북측 영동고속도로 상공으로 날아간다.
하늘에서 집을 보자니 감회가 남다르다고해야 할까.
애들하고 와이프가 보이든 안보이든 손을 흔들며 지나쳤다.
동수원 톨게이트를 지나 신갈 시내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신갈상공에서 고속도를 지나 신갈시내 위를 지나려는데 우측 400미터 남짓 헬기와 조우했다.
경부고속도를 따라 북상하던 헬기와 직각으로 교차했던것이다.
최교관님과 갑작스런 헬기의 조우로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 벙찐 표정으로 쓱 웃었다.
'저건 뭐야 ~~!' 이런 표정으로..
우리야 그렇다 치지만 헬기 조종사분이 무척이나 황당했으리라 쬐끄만 비행기 네대가
우왕 좌왕 날라가니 - 701이 있어서 속도를 맞추려다보니 고속기인 60과 38은 왔다갔다 갈지자 비행을 한다-
이리피해도 비행기 저리피해도 비행기 였을 것이다.
그런데 보통 이럴때는 MCRC에서 미리 트래픽이 있다고 알려주던데 오늘은 왜 아무런 말이 없는지..
나중에 들은바로는 부장님이 중원타워를 부르느라 교신중인데 수원타워가 나와서 이야기중이라
MCRC가 수원타워를 통해 뒤늦게 트래픽을 알려 줬단다.
이래서 초경량 비행기에도 에어밴드 무전기를 달고 그것을 운용할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법적으로 의무사항이 아니라 하더라도 비행안전을 위해 MCRC의 정보를 참조하는 것은 결코 폼내거나
어려워 할일은 아닌 나자신을 위해 좋은 것이라 생각되었다.
아~! 항공무선통신사 자격은 또 언제 따나... 앞길이 구만리다..
보통 경부고속도를 따라 다니는 헬기들이 많기에 신갈상공을 횡단할때는 고도 2천피트 이상으로
지난 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어쩌다가 헬기와 딱 만났다. 타이밍 절묘하게..
헬기와의 조우를 뒤로하고 어째든 우리는 우리 갈길을 간다 용인 시청 상공으로 용인대를 지나
천리 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용인 김량장동상공에 검은 물기둥이 서있다.
검은 먹구름이 낮게 드리우고 한곳만 집중적으로 비가 내린다 . 다른 곳은 반짝반짝이는데..
하늘에서 보니 기상변화가 한눈에 보이는게 역시 지상에서의 하늘과 또 다른 색다른 경험이었다.
물기둥을 회피하여 양지 상공을 지나 덕평 호법IC 상공으로 영동고속도를 따라 동쪽으로 계속 비행했다.
이때 구름이 너무 많을것 같아 홀딩해서라도 아예 고도 4000 피트 구름위로 올라가라는 부장님의
교신이 들어왔다..
고도를 올리는 15와 79 잘도 올라간다.
그런데 우리 38와 60은 날개가 짧아서 그런가 왜 이렇게 고도 올리기가 힘든것인지.
4천8백 알피엠에 승강키를 당기면 움직이는 계기는 에어속도 게이지만 실속에 가까워진다.
고도계는 왜 이리 변화가 없는지...
힘들다 힘들어 .. 60마일 근처 실속속도로 계속 상승중 겨우겨우 3천 8백피트로 올라 왔는데
구름이 너무 높아 구름위로 올라가긴 힘들것 같아 포기하고 다시 고도를 내리잖다.
중부내륙고속도 분기점을 지나 여주 근방에서 우리는 기수를 동남쪽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장호원 동측을 지나 남한강 충주댐 하류의 지형으로 보아 충주시내 북측을 빗겨 나갈것 같다.
중원타워와 교신을해서 양해를 구한듯 우린 곧바로 충주호로 향한다.
고도를 낮춰 눈앞에 충주호가 다가온다. 곧바로 청풍나루쪽으로 ..
좌측에 제천시내가 보이고 청풍나루에 드림항공의 육상 활주로가 보인다.
보통 영덕가는길은 제천드림항공에 기착하게 되는데 오늘은 기상이 들쑥날쑥이라 그냥 지나 가나 보다.
충주호를 따라 옥순대교와 금수산을 지나니 구 단양시내가 보인다.
구단양 상공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소백산맥 죽령고개를 넘으려니 헤드셋에서 부장님이
계곡풍이 심해 요동칠테니 러더에 힘 빡 주란다..
긴장하며 좌측으로 소백산 정상을 두고 죽령에 들어서는데 생각보다 너무 부드럽게 넘어간다..
소백산에 올라 본적 없지만 이정도면 소백산에 올랐다 해도 되겠다..
죽령을 넘어 풍기다. 사과가 유명한 풍기
국도에 비상활주로가 있기에 최교관님께 내려서 사과나 한상자 사가지고 가자고 농을 던지니
뛰어내리란다...ㅋㅋㅋㅋ
우린 풍기상공에서 바로 고래불 해수욕장으로 기수를 돌려 동남쪽으로 비행했다.
이제 헤드셋 저넘어에서 2160의 김교관님이 아직 멀었냐고 지루해 죽겠다는 소리가 들린다
'재밌기만 하구만 왜 지루하다고 그러셔..'
동승한 최교관님이 스틱잡은 손에 땀이 나시는지 손을 교차해서 잡고 손을 말리시기에 살짝 스틱을
잠깐 대신 잡았더니 그냥 놓아 버리신다.
졸지에 조종을 하고 고래불을 향하는데 그때 고도 2천 8백피트 였다
그런데 이놈의 비행기가 왜 자꾸 고도가 떨어지는지 스틱을 잡아 당기면 실속속도에 가까워지기만하고
당체 고도 유지가 어려웠다. 점점 까먹는 고도 2천 2백피트에서 이제는 안되겠다 싶어 앞에가는
701을 추월하며 손을 흔들었다. 순항속도를 유지하니 조금씩 오르는 고도.
아참~! 701을 추월할때 좌측으로 추월해 버렸다. 추월할때는 우측으로 하라고 하던데.
이런 바보같이.. 아직 이론은 실용에 적용되려면 조금 멀었나 보다.
고도 2천 5백 피트를 유지하며 이제 좀 날라 갈만 하다 싶으니 다왔단다..
아니나 다를까 앞에 바다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다 왔다는데 왜 이리 아쉬운지 ... 아마도 60에 동승한 조카녀석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새로 만든 활주로가 하천부지라는데 어디 있나..
최교관님과 나는 하천을 따라 활주로를 찾는데 최교관님이 먼저 찾으셨다.
원드색을 보니 아~~! 거대한 용한마리다.. 원드색이 정말 길다.
빨강파랑 노랑..
나중에 최교관님 말에 따르면 궁국장에서 쓰는 윈드색이란다.
윈드색을 보니 내륙풍이다. 바닷가 쪽에서 접근해야 할것 같다.
일착을 2115가 하기로 하고 파이널에 들어가는데 활주로 전방에 전봇대 조심하란다.
착륙시에 잔디가 미끄럽다는 주의도 주시고..
701에 이어 세번째로 착륙 .. 좀 뒤에서 착지하라고 했는데
최교관님은 항상 앞쪽에서 찍는 것 같다 안전제일 주의인신가.. 앞쪽은 노면이 안좋다고
했는데...
좀 덜컹 거렸지만 멋지게 착륙.. 뒤이어 내리는 60을 위해 우측밖으로 나왔는데..
비행기가 안 움직인다.. 모래밭에 빠져버렸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반겨주시는 여러분들...
아 아쉬운 비행이었다... 이대로 독도까지 날아가버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륙한지 2시간 20분여만에 도착했다.
올라올때는 초경량비행장치 필기시험때문에 일찍 올라와야 했으므로 여객기를 타게 되었는데
50여분만에 포항에서 김포에 도착해버리니까 우리들 비행기에 비하면 너무 재미 없었다..
그냥 밋밋한 비행이었다고 해야할까...
아무래도 이제 나도 초경량비행기에 중독이 되었나 보다.
그나저나 담번에는 언제 또 가려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영덕까지의 비행으로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다.
앞으로 틈틈히 구글에서 아직 잘모르는 호남지방의 지형도 익혀두면 좋을듯 하고..
나중에 함안 비행장까지 조카녀석 태우러도 가봐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안전비행에 대한 교훈도 얻었다..
구름은 죽음의 사신 절대 구름속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후설인데 올라오는 길에 뱅기 한대가 구름속에서 영덕쪽으로 거꾸로 날아갔다는 소리가.....ㅋㅋㅋㅋ
첫댓글 오늘 새벽에 날린거 억울해서 다시 썻습니다.. 같은글 다시 쓰는데 내용은 같은데 재미는 다르네요.. 전에 쓴게 재미있었는데
재미있게 잘 보았슴다~~ 사실감있게 잘 쓰셨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