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된 산업혁명이 시작된 곳, 근대적 의미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태어난 곳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서유럽 곳곳에는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네이버캐스트>의 세계로 가는 테마기행 <지구촌산책>에서 소개한 서유럽 여러 나라와 도시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유럽의 경제와 문화를 대표하는 서유럽으로 여행을 떠나자.
센강의 다리들은 흔적도 모습도 다르다. 다양한 디자인의 교각들은 본연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소통하는 길목의 특성을 담아내고 있다. 생 미셸 다리는 소르본 대학이 있는 예술가의 거리를, 솔페리노교는 오르세 미술관을 잇는 상징적 존재다. 센강에서 다리는 관문이 되고, 설렘의 시작이 된다. 파리의 예술, 역사와 궤적을 같이한 센강의 다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30여 개 다리 위만 걸어도 파리의 근, 현대사와 파리지엔의 흔적이 발끝에 전해져 온다. 강변 다리들 중 여행자들의 애착이 담긴 곳은 퐁데자르 다리(Pont des arts)다.
천사의 명을 받아 수도원을 짓기 시작한 신부님은 상상이나 했을까? 천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이 수도원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어 한 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불러들이게 되리라는 것을? 몽생미셸(Mont St-Michel)은 프랑스 북서쪽 노르망디의 해변에 뜬 작은 섬이다. 거주 인구 41명, 면적은 0.97㎢에 불과한 이 작은 섬이 어떻게 파리 다음으로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었을까?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소개되어 온 한 장의 사진이 전하는 강렬한 인상, 바다 위에 홀로 솟구친 마법의 성처럼 보이는 수도원의 신비한 분위기 때문일까?
남프랑스 아를은 고흐가 사랑한 마을이다. ... 세상에 적응 못하고 떠난 비운의 화가를 부둥켜안은 쪽은 어쩌면 아를이었는지 모른다. 그의 유작들은 전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지만 이방인들은 고흐를 더듬기 위해 작은 도시를 찾고 있다. 프로방스의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길목에 1년간 머물며 고흐는 2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어느 때보다 왕성한 활동이었고 [해바라기] 등 그의 명작들이 쏟아져 나왔다. 고흐가 아를을 찾은 것은 1888년 2월. 겨울이었지만 파리의 우울한 생활을 벗어난 화가에게 도시에 대한 인상은 유독 따뜻했다.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도시 샤모니는 몽블랑의 발치에 자리 잡고 있다. 알피니즘의 발상지이자 몽블랑 등반기지인 샤모니 계곡은 꼴데 발마에서 꼴데 보자까지 장장 23km에 걸쳐 길게 누워 있다. 해발고도 1,035m로 드넓은 초원과 깊은 숲, 맑은 계곡과 높은 설산을 품은 마을이다. 발밑으로는 눈 녹은 강물이 경쾌하게 흘러가고, 고개를 들면 거대한 설산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의 휴식처인 샤모니는 어른과 아이, 여성과 남성, 전문가와 아마추어를 두루 만족시키는 다양한 길을 품고 있다.
“잉글랜드에서 걷기의 심장과 영혼으로 불리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레이크 디스트릭트다.” 여행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은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잉글랜드 북서부의 쿰브리아주에 위치한, 동서로 50킬로미터 남북으로 40킬로미터의 레이크 디스트릭트 국립공원.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1년 내내 관광객들이 몰린다는 치명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가득 찬 영국 도보여행의 성지다.
치마를 입은 남자들이 백파이프를 부는 나라. ‘영국’이라고 불리기보다는 ‘스코틀랜드’라고 불리기를 원하는 나라. [브레이브 하트]의 윌리엄 월레스의 전설이 살아있는 땅. 하이랜드의 광활한 자연을 벗 삼아 홀로 걸어가는 길. ‘웨스트하이랜드웨이’는 스코틀랜드 최초로 만들어진 장거리 도보여행길이다. 공식 오픈은 1980년. 글래스고의 외곽 마을 멀가이에서 시작해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로몬드 호수를 지나 영국에서 가장 높은 산인 벤 네비스의 발치에 엎드린 항구 도시 포트 윌리암까지 이어지는 153km의 길이다.
- 하늘을 찌르는 아일랜드, 스파이어 오브 더블린 - 100년 전의 더블린을 걷는다, 제임스 조이스 센터 - 유투와 친구들의 흔적, U2 월 - '원스'와 버스커들, 그래프턴 스트리트 - 더블린 사람은 아일랜드의 흑인이지, 베리타운 - 자유는 맥주로부터,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 - 세인트 스테판스 풀밭 위를 달리는 양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도보여행길 윅로우 웨이는 더블린 남쪽 교외의 말레이 공원에서 시작된다. 윅로우 웨이는 아일랜드 최초의 장거리 도보여행코스로 빼어난 풍경을 품은 고즈넉한 트레일이다. 132km의 길은 거친 바람이 휩쓰는 황량한 무어랜드를 거쳐 우거진 숲과 깊은 골짜기를 지나고 고즈넉한 초원지대로 이어진다. 이 길의 장점이자 단점은 132km를 걷는 내내 한 번도 마을을 통과하지 않는다는 점. 깊은 고립감과 격리감을 느끼며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누릴 수 있는 길이다.
모나코는 앙증맞다. 바티칸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다. 프랑스에서 열차로 스쳐 지나온 남부 코트다쥐르의 도시보다도 아담하다. 작은 모나코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늘 신비롭고 호사스럽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역에 내리면 한 여인의 흔적을 쫓게 된다. 마릴린 먼로와 쌍벽을 이뤘던 할리우드 스타 그레이스 켈리가 그 주인공이다. 모나코 전 국왕인 레니에 3세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던 그녀의 일화는 수십 년이 흘러도 잔영처럼 남아 있다.
첫댓글 난 서유럽 여행에 아픈 추억이 있네요. 마눌님이 세느강에서 유람선 타자는 걸, 미라보 다리도 건너보고 했으면 됐지 하며
내가 반대해 못 탄 걸 지금도 서운하게 생각하더군요. 앞으론 마님 말 잘 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