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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황혼(黃昏)은 있다... 언 제 : 2006년 3월 25~26일(토,일요일)
어디로 : 안면도(황도)
누구랑 : 형님 식구들과 우리 식구들 지난 목요일 일찌감치 퇴근해서 내외가 저녁 밥상머리에서 나눈 말이었다
우렁각씨 : 여보? 형님(형수님)한테서 전화가 왔는데요....토요일날 별일 없으면 안면도나 가자는데 뜬금없이 무슨 일인가 모르겠써라우!!....
빵과버터 : 오~잉?...안면도라구?....
우렁각씨 : 글쎄 말이유....제주도에 있는 승은이도 애들 데리고 온다는 대유?....
빵과버터 ; 뭐시라?...승은이 까지?...
미상불 무슨 일이 있기는 있는가 싶은데?... 얼마전 미국 동부지역의 겨울은 너무 춥고 길다며 서너달 한국에 머물다가 가신 작은 누님한테 생각이 머물자...앗차!! 올해가 작은 형님 칠순이 아닌가 싶다....이런 질정치 못한 위인 같으니라구!!...
둘째 형님이 70번째 생신을 맞는 날이었다. 내가 아는 한 우리사회에서 7학년처럼 어려운 세월을 산 세대도 없을것 같다. 일제에 대한 해방의 기쁨도, 동족상잔의 6.25도 몸으로 겪었으니 말이다. 그 어려운 시절에 학교도 변변히 다니지 못하고 일찌감치 객지생활에 잔뼈가 굵은 형님은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두고 파란 만장한 인생의 끝자락에서 노쇄한 육신을 어쩌지 못하고 황혼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은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에 있는 구절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요즘은 고희(古稀)라는 말이 무색 하리만치 정정한 노인들이 인생을 즐기시고 있드라만?....
뭐 남들처럼 뷔페 식당을 빌려 손님들 청해서 어거지 잔치를 벌리는 것 보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모여 팬션이라는 데서 하루쯤 묵는 것도 좋겠다 싶어 얄팍한 봉투 하나 준비해서 형님 댁에 갑니다....
이리하여 안성 - 송탄IC - 서해안고속도로 - 서산IC를 나와 안면도 방향 77번 도로를 타고가다가 문득 친정이 태안인 한음이 어매 생각이 나서 핸드폰을 때려 봅니다
빵과버터 : 경삼이냐?....할배다..
한음이 어매 : 알고 있슈!...
빵과버터 : 형님 칠순이라고 해서 식구들하고 안면도 들어가다 니 생각나서 전화했다. 니 지금 오데 있노?....
한음이 어매 : 저는 오늘 산불대기유!!....진작에 말씀 좀 하시지?...
빵과버터 : 뭐..형님 칠순 가지고...쩝..그럼 내 칠순이나 잊지 마라!!...ㅋㅋㅋ
한음이 어매 : 오~매!!!....워쩐대?...ㅋㅋㅋ...못살긋네!!!...
한 바탕 수다를 떨고 낄낄거리면서 가는데.. 오~매!!..좌우로 쭉쭉빵빵 잘생긴 미인송이 눈길을 잡아 끄는거라...끼~~~익!!... 차를 세우며 여기가 오데고?....
▲ 송곡서원 이정표와 미인송
▲ 송곡서원은 서산시 인지면 소재지에서 부석면 방향으로 약 3km정도 떨어진 애정리 울창한 송림 가운데 위치해 있다.
▲ 1단의 장대석 기단위에 네모뿔형 주초석을 놓고 그 위에 방형기둥을 세우고 상부의 주두는 생략되었다. 가구는 평주위에 대량과 종량을 걸은 이중량이며 종량 상부에 뜬 창방이 결구된 제형대공을 설치하여 중도리와 함께 옥계 하중을 받도록 되어 있고 홑처마 팔작지붕이다.
▲ 송곡서원은 문화재 지정 명칭에 따라 송곡서원이라 부르는데 사실상 서산 배출 향현들의 위패를 봉안하고 매년 음력 2월과 8월의 종정일에 지방 유림들이 제향을 올리며 유덕을 기리는 곳이다. 송곡서원은 "서원가고" "열읍원우사적" "문헌비고"등 서원관련 기록에 숙종 20년(1694)에 건립된 서원으로 기록되어 있다.
▲ 이곳에 봉안된 9명의 향현들의 배향년대는 모두 일치한 것이 아니지만 배향된 9명의 인물중후송 윤황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산출신이거나 서산지방에 살았던 명현들이다.
현재 송곡서원에는 서산정씨인 원외량 정신보, 양렬공 정인경, 금헌 유방택, 후송 윤황, 저정 유백유, 위촌 유백순, 무동처사 유윤, 단구자 김적, 미암 김위재등이 배향되어 있다.
서원 건물의 배치는 크게 나누어 강학공간인 동·서재와 제향공간인 사우로 구분되었고 강학 건물에 삼문형식을 따르지 않은 대문이 함께 붙어 있어 ㄷ자 평면을 이루었으며 본당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내부를 통칸으로 구성하고 우물 마루를 깔었다.
▲ 좌우로 서있는 향나무는 조선 세종2년 이곳 출생인 처사 유윤 선생이 소년시절에 공부하던 강당 앞뜰에 정원수로 심었다는 고사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 수령 550년의 우(右) 향나무
▲ 수령 550년의 우(右)
▲ 수령 550년의 좌(左) 향나무
▲ 안면도라는 섬이 이렇게 클줄이야?....꽃지 해수욕장에 들러 잠시 바닷 바람을 맞고 있는데 조카놈한테 전화가 옵니다.
조카 홍종 : "작은 아버지 어디 계슈?"....
빵과 버터 : 야?...벌써 왔냐?...어디 있냐?
조카 홍종 : 황도 바다향기애 팬션입니다...
빵과 버터 : 황도라?...안면도 라매?...
조카 홍종 : 거기가 거기유....황도로 오슈!!!...
빵과 버터 : 아렀따!!.....
▲ 백사장 횟집의 삐끼들에게 진저리를 치고 도망쳐 나오니 꽃지 해수욕장의 명물인 할배 바위와 할미 바위가 반겨줍니다.
▲ 지금은 물이 들어올 때라 저 친구들은 대형 파라솔 밑에서 물빠질 때까지 넉넉하게 쏘주를 마실테지?....꼴깍...부럽따!!!...ㅋㅋㅋ
▲ 할배 바위와 방파제
▲ 태안과 안면을 이어주는 안면대교
▲ 황도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완벽한 하나의 작은 섬이였는데?....
▲ 시나브로 물이 빠지더니 갯뻘의 속살이 보이는데?... 오~잉?.. 갯뻘 위에 자갈을 부어 인위적으로 만든 길(?)에서 갯가 사람들의 어려웠던 삶의 흔적을 봅니다.
▲ 그래 여기가 천수만이리라?...작은 섬을 지나 바다 징검다리도 건너고 끝없이 이어지는 저 길은 간월도(?)로 이어지는데....이쯤에서 발길을 돌린다
▲ 바닷속의 자갈길은 굴 양식장을 위한 길이었지 싶습니다. 그러나 물빠진 지금 양식장은 폐허가 되어 있고...허기사 지금은 섬 전체가 팬션으로 칠갑을 했으니 어느 시러배 아들놈이 힘든 갯일을 할까보냐만?....
▲ 여보야!!...물 들어올라...빨리 가자?....
▲ 되돌아 서는 발걸음 따라 지는 해가 따라 나선다
▲ 아직은 우리들에게 익숙치 않은 팬션이다...20평 1박에 18만원....여름철 성수기 때는 어림도 없단다.
▲ 황도에서
▲ 황도에서
▲ 황도에서
▲ 황도에서
▲ 황도에서
▲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 나가도 샌다드니?...ㅋㅋㅋ. 아내는 어느틈에 산이랄 것도 없는 언덕을 올라가서 생판 첨 보는 꽃을 담아왔다. 산자고란다.
다년초로서 길이 3~4cm인 인경에서 2개의 잎과 1개의 줄기가 난다. 잎은 길이 15~20cm, 폭 5~10mm이며 줄기 기부에서 미주나며 근생엽같이 보인다. 줄기는 높이 15~30cm이며 선단에 지름 2.5cm정도인 흰꽃이 1개 달린다. 줄기에 2개 드물게는 3개의 포엽이 있다. 꽃은 햇빛에 쪼여야 핀다. 6개의 수술은 화피보다 짧고 암술대는 약 6mm이며 씨방과 길이가 거의 같다. 열매는 지름 12mm정도의 세모진 삭과이다.
▲ 이건 현호색이란다
이 풀은 대개 습기가 있는 산 속에서 높이 20센티미터 정도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이른 봄 다른 꽃보다 앞서서 피고 일찍 시들어 버리는 현호색은 꽃의 모양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양귀비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세 갈래씩 두 번 갈라진다. 잎의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분백색을 띤다. 3~5월에 연한 붉은 자주색의 꽃이 피는데, 줄기 끝에 대여섯 송이가 총상으로 달린다. 꽃잎은 4장이고 꽃은 한쪽으로 넓게 퍼지며 거(距)의 끝이 약간 밑으로 굽는다. 이 풀은 작고 일찍 피어 사람의 관심을 그리 끌지 못하지만 중요한약재로 쓰여왔는데, 특히 부인혈(婦人血)을 원활하게 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 대숲 사이로 바라보는 바다는 더멀게 느껴지고...
▲ 심심풀이로 바지락도 캐보고...근데 황도 바지락이 단위면적당 전국 최고 수확량이랍디다..
▲ 다음날 아침 해뜨는 장면을 담으려고 나섰는데 아직은 새벽 눈썹달이 선명하다.
▲ 서서히 여명은 밝아오고.... ▲ 일출은 간월도에 가려 생색만 내고...
▲ 누군가 그랬다..."부부는 마주 쳐다 보는게 아니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산다" 라고....두 분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염원합니다
▲ 말하는 지혜도... 생각하는 지혜도... 세상 살아가는 지혜도 아직은 어설픈 딸이다.
그러나 나는 저 딸이 아빠 보다 나은 남자를 만나서 엄마 보다 나은 세상을 살아 주기를 바랄뿐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수신(修身)을 잘 해야된다고 염불 외듯이 외워 주지만?.....어디 수신(修身)하기가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황도기행 끝) |
첫댓글 당연하죠. ^^ 누구에게나 통용되는것은 아니지만 황혼은 있지요. 가족끼리 좋은 여행하셨습니다. 안면도는 '바람위로'님의 고향이기도 하고 조그마한 섬인줄 알았는데 부속섬들을 많이 가진 꽤 개발된 큰섬이었군요. 지혜가 따님이신감요? (질녀도 모리는 삼촌도 이슬까? 지송^^) 애틋한 父情을 느낍니다.
마즈막에 목꺽는 그림이 없어 섭섭한디유... 참새님께서 방앗간을 그냥 지나쳤을 리 없을테고. ㅋㅋ
목을 꺽끼는 꺽었는데 형님 상대로 목을 꺽자니 영 시원찮게 꺽끼드라구요?....ㅋㅋㅋ
잠시동안 버터님의 글 속에 빠져있다 전화벨 소리에 정신 차립니다. 와~~~영화의 연출 장면같이 진짜 멋집니다. 가족의 정이 흠씬 베어져 나오는 한편의 드라마입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차칸아님....저는 늘근아가 되고 싶네요!!!...연세가 궁금해서요....ㅋㅋㅋ.
참 좋은 기행입니다. 위와 아래와 주위를 살피는 깊은 사려가 베어있어 뭉클함을 느낍니다. "꽃지"가 안면도 있었군요. 사진이나 찍는다 하믄 죄다 "꽃지 일몰"에 목을 메고 용천(?)을 떨던데.... 꽃지 일몰 대신에 황혼의 역광에 비친 형님 내외분의 사진에 눈이 고정됩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사진인가 했지요. 두분이 황혼을 바라보는 뒷모습인가... 연출한 장면인가.. 의아했는데 카메라를 마주 보고 있군요.^^ 필카나 SRL 같으면 플래쉬가 터지면서 얼굴이 보이는데.... 헤헤. 그래도 오히려 시적 이미지가 풍성해져서 눈을 뗄수 없네요.
노추(?)를 꺼려하는 노인들의 자격지심 때문에 얼굴모습을 가릴라고 의도적으로 강한 일출을 역광으로 잡었는데 그것마저 꿰뚫어 보시다니?....no way out!!!...zzz
할미,할아비 바위를 보니 고향으로 달려 가고 싶네유 ㅎㅎ 저희 시골집이 꽃지에서 차로 5분 거리 거든유.. 황도는 늦봄, 밭에 보리가 익어 누런 물결을 이룬다해서 황도라 했다는 얘기도 있지요. 정월 초하루에 열리는 '황도 풍어제'는 유명한 민속놀이중의 하나구요. 잠시 고향 갯벌내음에 푹~ 빠져 봅니다 ^^
부럽네요....그렇게 좋은 곳에 안태본을 두었으니 좋은 그림을 그리는거 아닌가 싶네요?...좋은 그림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