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평일에 시간을 만들어 나섰습니다.
6일 점심을 한 후, 13시 30분 출발하였습니다.
사천에 있는 친구 부부와 합류하여, 순천만 갈대와 낙조, 벌교 꼬막, '천년불심길' 등을 둘러 볼 요량으로 ...
순천만전망대 입구
을숙도 갈대 보다 세련되고 늘씬해 보입니다.
다시 전망대 입구로 돌아 왔습니다. 용산 전망대까지 왕복 5.5km를 쉬엄 걸었으니, 사방이 캄캄해졌습니다. 소라 위에 걸터 앉은 꼬마 신사들, 어둠 속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일본 어느 시인이 썼다는 세계에서 제일 짧은 시,
"나의 귀는
소라의 노래 소리에
귀 기울인다."
라는 싯귀가 문득 생각나는 까닭은...
벌교에 도착하였습니다.
꼬막정식 한 상을 받았습니다.
순전히 꼬막 칠갑입니다. 회,조림,무침,탕,붙임...
보성 녹차주도 곁들였습니다.
근처에 꼬막집들이 모여 있더군요.
선암사 입구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웬 '돌솥비빔밥'을 한 그릇 하고는 선암사로 향합니다.
8시가 조금 지났으나 아침 공기가 제법 매서웠지요.
12월 2일자 조선일보 D1,2 면에,
"한 해를 정리하는 느릿한 발걸음...들뜬 근심 다 지우네" 라는 제하에,
12월의 길 '사색과 명상의 산책로, 천년 불심길',
'300년 세월 견딘 돌다리 지나 산사로 향하는 천년 불심길' 로
조계산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총 8.4km의 길이 소개되었습니다.
장승 둘 다 남성 모양인 것이 특이합니다.
보물 400호 '승선교'
1700년 건립 당시 그대로의 모습.
300여년의 세월을 견디면서 선계로 오르는 전설을 전하고 있는 듯 합니다.
선암사는 태고종의 본산이라 합니다.
서릿발. 요즘엔 이런 것도 보기가 쉽지 않아서...
조계산 중턱에 자라 잡은 '보리밥집'
신문 기자는 이 집을, "수십년 전, 최석두라는 사내가 암이 발병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조계산 자락에 올라 움막을 짓고 투병과 치병을 했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움막에서 물을 찾았다. 그냥 건넸다. 최씨는 심심하던 차에 시작한 것이 두부와 막걸리에 보리밥까지 가세했다. 등산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주말엔 한 손에 돈, 다른 손에 빈 그릇을 들고 줄을 설 정도였단다. 그 보리밥집 주인이 바로 바로 최석두다. 산에서 병도 고치고 돈도 번 인물이다. 평일에도 사람들이 붐빈다. 맛도 일품이다. 하긴 등산 후에 먹는 음식이 무엇인들 맛있지 않으랴." 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찾은 날 날이 몹씨 추웠는데 김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차로 배추를 싣고 올 정도로 양이 엄청 많았습니다.
아침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아쉽게도 보리밥은 맛을 보지 못하고 막걸리와 채소전을 주문하였습니다.
막걸리 맛과 채소전,취나물,김치 맛을 보니 보리밥 맛도 짐작이 갔습니다. 배가 불러 전은 조금 남기고 400mm 정도 남은 막걸리는 담아 오다가 점심 때 친구와 함께 마셨습니다.
신문 기사가 궁금하여,김장 준비로 바쁜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키가 자그만한 남자더러 아버지가 맞느냐고 산골처녀 답게 소박하고 이쁘게 생긴 처자에게 물으니 맞다고 한다.
그런데, 암에 걸린 적은 없다고 합니다. 여기 오지도 않은 기자가 마음대로 썼으며, 그 기자에게 불이익이 갈까 봐 이의 제기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씁스레한 기분이었습니다.
군데 군데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걸려 있었다. 아직 호기심이 많이 남아 있는 난 일일이 꼼꼼히 읽어 보는 저력(?)을 과시하였답니다.
물 많은 고로쇠 나무 곁에 두 다리 하늘로 들고 있는 모습이.....ㅎㅎ
제주도를 그려보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봅니다.
송광사 측 등산로 입구
영혼 세탁소? 앞의 '세월각과 척주당' 글을 염두에 두고 보시라.
영혼이 어른거려서 인지 사진이 선명하지 못합니다.
송광사松廣寺는 한국 조계종의 발상지인 동시에 선종의 본산이라 합니다.
이름은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 유래 된 듯 -
이상으로 이틀간의 사진 여행을 끝내려 합니다. 집에 도착하니 7일 밤 11시.
송광사에서 돌아 오는 길에 주암호, 남해섬들과 바다, 여독을 푼 대나무숲 아래 토굴찜빌방, 사천 장어구이 등을 담지 못하여 못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ps: 사진 몇 장이 90도 돌아버렸는데,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아마도 그렇게도 한 번 보라는 암시일지 모른다는 궁색함으로 대신합니다.
첫댓글 뉴질랜드에 가만히 앉아서 초겨울의 풍경구경 한번 잘해했습니다. 순천만의 초겨울 노을이 색다르네요. 한국토속음식 아 언제 한번 먹어볼까요. 고국의 향기가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