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같이 핀 연꽃에 어우러지듯 아름다운 옥련사(玉蓮寺)
의성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사무국장 박금숙
의성군 안평면 삼춘리 일월산맥의 여맥인 봉두산(鳳頭山) 남쪽에 위치한 사찰 옥련사(玉蓮寺)는 절 아래에 있는 연못에 연꽃이 구슬같이 아름답게 핀다고 해서 부르게 되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이며 신라 흥덕왕(재위:826~836)때 덕운(德雲)이 창건하였으며 공민왕(재위:1351~1374)때 편조(遍照=신돈)가 중창하고, 1605년(선조 38)에는 옥건(玉虔)이 다시 중창한 바 있다.
의성에는 약 44개의 사찰 가운데 10여개 내외가 화엄사상을 내포하고 있는 의상대사(義湘大師 625~702)가 창건한 사찰이라 전한다. 이에 옥련사도 의상대사가 의성군 사곡면에 있는 주월사(住月寺)와 같은 시기에 창건하였다는 설도 있지만, 이후의 연혁은 찾기 어려워 자세한 사찰의 내력은 알 수 없다. 현재 전각은 극락전(極樂殿)과 고불전(古佛殿), 삼성각(三聖閣), 요사가 있을 뿐이며, 요사의 좌측 현판에는 ‘快活(쾌활)’이란 추사의 글씨가 걸려 있다. 왜 이곳에 추사체가 걸려 있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자주 보던 글씨체라 왠지 쉽게 지나치게 된다.
옥련사(玉蓮寺) 입구에는 석가탄신일 때부터 활짝 피는 불두화(佛頭花)가 먼저 반겨주고 조금 있으면 극락전 양쪽을 백일홍 두 그루가 화려하게 감싸준다. 이에 질세라 같은 지역 안평면 운람사(雲嵐寺)와 함께 대부분의 불자들은 두 사찰을 묶어 아름다운 자연과 불심(佛心)이 잘 어우러지는 으뜸 사찰이라고 말들을 한다.
(옥련사와 봉두산 자락)
서방세계(西方世界)를 관장한다는 극락전(極樂展)은 이곳 옥련사(玉蓮寺)의 중심 전각이다.
사후세계의 영역이라 푸른색으로 단청을 주로 하기 때문에 조금 경건함이 묵시적으로 내재되어 있는데 전각내에는 의성옥련사목조아미타여래좌상(義城玉蓮寺木造阿彌陀如來坐像)이 모셔져 있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55호로 지정된 바 옥련사(玉蓮寺)에서는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된 유물로서 높이 132cm, 좌우 무릎 폭이 93cm로 곡선미 있는 신체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모습이며 조선시대 불상 양식으로 짐작할 수 있는 양식을 보여준다.
극락전(極樂殿) 옆에 자그마한 전각 고불전(古佛殿)에는 일명 미륵불(彌勒佛)이라 부르는 보살을 모셔 놓고 있는데 수인(手印)을 보면 비로자나불 같기도 하다. 마모가 심해 정확하게 지칭 할 수가 없지만 조성 당시에는 아마 수인(手印)을 강조하여 불상의 성격을 분명하게 하였을 것이다.
또 사찰 한쪽에는 자그마한 석탑(石塔) 한 기(基)가 자리 잡고 있다.
탑의 총 높이는 각종 부재를 포함해 370cm이다. 2층 기단 위에 4층 탑신부가 있고, 상륜부에는 석등, 하대석 등을 얹어 놓았다. 2층과 3층의 옥신석은 새 돌로 사각형의 자연석을 만들어 복원하였다. 옥개석들도 모두 하나의 석탑에서 수습된 부재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비례대칭이 맞지 않는 점 때문에 아마 오층탑이었거나 두 개의 탑을 조합하여 부재의 빠진 부분을 추가해 하나의 탑으로 조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탑구(塔區)의 흔적도 보이고, 기단 갑석이 빈약하여 불균형의 엉성함도 역시 보인다. 허나 석공들의 간절한 불심만은 오랜 세월의 나이와 함께 촘촘히 이끼에 진하게 묻어 있을 뿐이다.
이 탑의 건립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옥개석 층급 받침이 모두 3단으로 되어 있는 점 등으로 보아 신라 말 고려 초에 조성된 것으로 본다.
(옥련사 극락전 아미타여래좌상)
우리는 보편적으로 사찰 곳곳에 물고기 문양들을 많이 본다. 범종각에도 자리하고 있는 목어, 추녀 밑 풍경 끝에 금속제 물고기가 매달려 있고, 건물 기둥에는 용이나 봉황이 물고기를 물고 있으며, 외벽이나 천장에도 역시 그려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독경을 하는 스님 손에도 물고기가 반드시 들려 있는 것 또한 목탁이 바로 물고기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찰에 여러 형태로 나타내고 있는 상징물로서 선종(禪宗)에서 사찰 규범의 지침서인 『백장청규(百丈淸規)』에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잠자지 않고 도를 닦으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으며 또한 이것을 두드려 수행자의 잠을 쫓고 정신 차리도록 꾸짖는다.’
라고 실려 있다. 이것은 이른바 ‘불면면학(不眠勉學)’하는 수도자의 자세에 비유한 것으로서, 수행자들에게 항상 깨어 있으라는 경계의 의미로 물고기 문양을 사용한다.
김해 은하사(銀河寺) 법당 내 대들보에 역시 화재 방지를 위한 방편으로 그려진 물고기, 얼마 전에 보수한 다인면에 있는 천년고찰 대곡사(大谷寺) 명부전 대들보에도 용 문양이 아주 멋지게 그려져 있는데 푸른색을 띠고 있다.
이곳 극락전(極樂展) 대들보에는 특이한 모양의 물고기 두 마리가 전각을 지키고 있다.
연등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기에 모르고 지나치는 불자들도 많지만 여하튼 특이함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 문양을 고즈넉한 시간 날 잡아 한번 옥련사(玉蓮寺)를 들러 직접 보면 한 마리 물고기 눈알을 찾게 될 것이고 길게 고개를 돌려야만 문제의 눈알을 보게 될 것이다.
(극락전 대들보에 그려져 있는 두 종류의 물고기)
(다른 하나는 눈알이 밖으로 돌출되어 나와 있다.)
(대곡사 명부전 대들보의 용, 꿈틀거림이 예사롭지 않다.)
원나라 승녀 보도(普度)의 염불 중 교리와 문구를 모아 지은 『연종보감(蓮宗寶鑑)』에는 연꽃을 연태라고 기록을 하고 있다. 염불로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들은 연꽃 속에서 화생(化生)하는데 8엽 연꽃은 네 부처와 네 보살을 합하여 지칭한다. 네 부처는 4가지 지혜를 상징하고 네 보살은 사섭『(四攝):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행하는 네 가지 기본 행위)』을 상징한다. 연꽃은 또한 네 가지 덕을 가지고 있다는데 향(香), 결(潔), 청(淸),정(淨)이 바로 그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사찰 옥련사(玉蓮寺).
권치 않아도 가보면 마음 또한 맑아지는 사찰,
조급하게 행동치 않아도 기다림의 미학이 있는 사찰,
바로 옥련사(玉蓮寺)를 말한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물고기 눈알이 눈길을 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