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유강희
단풍잎 한 마리
단풍잎 두 마리
어, 가을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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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글 :
가을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단풍잎을 금붕어에 비유한다.
한 잎, 한 잎 바닥으로 떨어지는 단풍잎을 물속에서 움직이는 금붕어로 탈바꿈시켜
단풍잎에서 느껴지는 하강의 이미지를 금붕어의 움직임을 통해 동적으로 바꾼다.
그래서일까? 쓸쓸하고 고즈넉한 가을의 이미지보다 유유자적하게 움직이는 금붕어의 모습이 그려지며
풍성하고 넉넉하게 무르익어가는 가을이 보인다.
또한, 마지막 행 첫 글자에 ‘어’라는 감탄사를 붙여 독자를 금붕어가 헤엄치는 연못이 아닌 가을의 한복판으로 안내한다.
이렇게 금붕어는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시간을 헤엄친다.
그렇게 가을이 움직인다.
유강희 시인의 손바닥 동시는 간결하고 단정하지만 결코 정체되어있지 않다.
일본의 하이쿠가 간결하고 정적이고 정제된 맛이 있다면, 유강희 시인의 손바닥 동시에서는 움직이는 아이가 있다.
움직이는 동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