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脫毛) 인구 1000만명 시대
국내 탈모(脫毛) 인구가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대한모발학회은 추정하고 있어 국민의 20%가
탈모로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탈모 환자 가운데
10대 이하가 13%, 20-30대 환자가 46%에 달했다.
이는 공부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원형탈모증과 빈모증 등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명지병원 피부과 모발클리닉 노병인 교수팀이 2007-2015년까지 최근 8년간 탈모증 환자
3,045명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30대 젊은 여성층 탈모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전체의
52.3%를 차지했다.
노 교수팀이 분석한 탈모 유형은 안드로겐(androgen)성 탈모증 환자가 전체의 67.7%(3,045명)
를 차지했으며, 원형탈모증이 28%, 휴지기 탈모증이 1.8%, 기타 탈모증이 2.5%를 차지했다.
성별 분포는 남녀 비율이 1.06:1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탈모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아 탈모 방지, 두피(頭皮) 관리와 관련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가발(假髮), 샴푸, 제약, 이ㆍ미용 업체는 물론이고 백화점, 대형마트에서도 두피와 탈모 관련
신제품을 출시하고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샴푸 품목만 323개에 달하며, 최근에는 저출력 레이저가
나오는 탈모 치료기가 판매되고 있다.
국내 탈모 관련 시장 규모는 2004년 4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으로 10배 증가했다.
2004년 500억원 규모였던 가발 시장도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20배 이상 성장했다.
머리숱이 적은 빈모증(貧毛症) 여성들은 부분 가발을 많이 사용하면서 전체 가발 사용자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탈모(alopecia)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두피에서 굵고 검은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잘 나지 않는 것을 말하며, 결국 머리카락의 밀도
(密度)가 낮아져 두피가 드러나게 된다.
서양인에 비해 모발 밀도가 낮은 한국인은 대개 7만개의 머리카락이 있으며, 하루에 50-70개
정도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으로 본다.
그러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가 넘으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탈모증이 심화될 경우에는 단순히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뿐 아니라 심각한 외모 콤플렉스를 겪을 수 있다.
외모에 자신감이 떨어져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하기 쉽고 결혼, 취업 등 인생의 중대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즉, 탈모는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는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본인이 탈모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심하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상적으로 탈모는 흉터가 형성되는 것과 형성되지 않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흉터가 형성되는 반흔성(瘢痕性) 탈모는 모낭(毛囊)이 파괴되어 모발의 재생이 되지 않으며,
루푸스에 의한 탈모, 독발성 모낭염, 모공성 편평태선, 화상 및 외상에 의한 탈모 등이 있다.
한편 흉터가 형성되지 않는 비반흔성(非瘢痕性) 탈모는 모낭이 유지되므로 증상 부위가 사라진
후에 모발이 재생되며,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 원형 탈모, 곰팡이 감염에 의한 두부 백선,
휴지기 탈모, 모발생성 장애 질환 등이 있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며, 탈모 질환에서 빈도가 높은 것은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 원형 탈모증
휴지기(休止期) 탈모증, 노화성 탈모 등이 있다.
대머리는 유전적 원인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androgen)이 중요한 인자로 보고 있으며,
여성형 탈모도 일부는 남성형 탈모와 같은 경로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 탈모의 70-80%를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는 이마부터 M자형태로 머리가 빠지다가 정수리까지 확대된다.
원인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대사를 통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Dihydrotestosterone, DHT)라는 남성호르몬으로 변하면서 생긴다.
DHT는 모낭을 위축시켜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고 결국에는 머리카락이 나지 않는다.
남성형 탈모 치료는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바뀌지 않도록 하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 약들은 기형아 출산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은 사용하지 않는다.
미녹시딜, 알파트라디올 성분의 약은 바르는 약이다.
약물치료는 탈모 초기에 사용해야 효과가 더 좋다.
여성 탈모는 질병이 원인이 되어 탈모가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가장 흔한 것이 다낭성난소(卵巢)증후군이다.
이 질병이 있으면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모낭을 공격하여 탈모가 생길 수 있다.
갑상선(甲狀腺)질환도 탈모와 연관이 있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으면 모낭 활동이 둔해져
머리카락이 잘 빠지며, 갑상선기능항진증일 때도 과도한 에너지 소비로 영양분이 머리카락으로
고르게 전달되지 않아 탈모가 될 수 있다. 빈혈(貧血)도 탈모의 원인이 된다.
여성 탈모증 치료법으로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 그리고 최근에 개발된 치료법인 성장인자
(Growth Factor Cocktail, GFC) 주입치료 등이 있으며, 명지병원은 지난 2011년부터 두피에
성장인자(SGF-57)를 주입하는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모발 성장인자 주입술은 모발성장인자를 통증이 없는 전기적 자극 및 미세 바늘 침을 이용하여
두피 내로 주입하여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원형(圓形) 탈모증은 대개 1-2개의 원형 탈모반이 생기지만, 심하면 전신 탈모증이나 머리
전체 전두(全頭)탈모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대개 스트레스가 원인이지만 일부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자신의 모낭을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원형탈모의 약 80%는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재발도 잦다.
치료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휴지기(休止期) 탈모증은 내분비질환, 영양결핍, 출산, 수술 등의 심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후 발생하는 일시적인 탈모로 모발의 일부가 모발의 성장과정(성장기-퇴행기-휴지기) 중에
머리가 빠지는 휴지기가 길어지면서 나타난다.
특별한 약은 없으며, 시간이 지나거나 영양결핍이 해소되면 머리카락이 다시 난다.
노화성(老化性) 탈모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난다.
사람은 태어날 때 두피에 모낭이 10만개 정도 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계단식으로 줄어든다.
모낭은 빠진 머리카락을 다시 만드는 것을 반복하지만 노화가 되면 머리카락 재생 능력이 떨어지면서 탈모가 생긴다.
노화성 탈모는 약으로 치료가 되지 않으므로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탈모 악화를
막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탈모가 지속되어 모낭 자체가 파괴되면 약을 써도 머리카락이 다시 나지 않으므로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두피에 있는 약 10만개의 모낭 중 뒷머리와 옆머리에 분포한 2만5000개은 잘 빠지지 않는다.
모발이식 수술에는 절개식과 비절개식이 있다.
절개식 수술이란 뒷머리나 옆머리에서 두피를 잘라내 모낭을 분리한 다음 탈모 부위에 심는
방법이며, 비절개식은 두피를 절개하지 않고 모낭을 일일이 뽑아 탈모 부위에 심어주는 방법이다.
절개식은 흉터가 크지만 모발 생착률이 높은 장점이 있으며, 비절개식은 흉터는 작지만 모발
생착률이 절개식보다 떨어지므로 탈모 부위가 작을 때 시도한다.
두피(頭皮)건강과 탈모(脫毛)예방을 위하여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먼저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여야 한다.
우리 몸에 영양소가 부족하면 심장ㆍ폐ㆍ간 등 중요 장기에 영양소를 먼저 보내기 때문에 상대적
으로 모근, 손톱 등에는 영양소가 덜 가게 된다.
이에 모근(毛根)이 머리카락을 단단히 고정시키는 기능이 약해져 가늘어지고 빠지게 된다.
탈모 예방을 위해 모발의 구성성분인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여야 한다.
또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유사한 이소플라본(isoflavones)이 풍부한 식품도
도움이 된다.
이소플라본은 탈모의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콩, 두부 등 콩제품에는 단백질과 이소플라본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과음(過飮)을 삼가야 한다.
과음을 하면 알코올이 생체 리듬을 깨뜨리고 혈액순환을 방해해 두피에 정상적인 영양공급을 방해한다.
우리 몸에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면 대사 에너지가 과다하게 생성되고 피지 분비량이 증가하여
모근의 손상을 일으킨다. 또한 체내 항산화물질을 파괴해 두피를 노화시켜 조기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모발을 만드는 모낭 주위의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탈모가 생기기 쉬우므로 혈액 속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증가하지 않도록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은 과식하지 않도록 한다.
머리카락은 모낭의 모모세포(毛母細胞)가 분열하면서 만들어진다.
모모세포는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
이에 밤 11시 이전에 취침하여 7-8시간 숙면을 취하여 모모세포가 충분히 분열하도록 하여야 한다.
머리는 저녁에 감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피지와 각질을 늘어나게 해 탈모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아침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를 보호하는 유분이 씻겨나간 상태로 자외선을 받게 돼 두피가 손상될 수 있다.
머리 빗질은 힘주지 말고 부드럽게 두피에서 모발 끝 방향으로 빗으며, 플라스틱 빗보다 금속 제품
이나 브러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머리를 말릴 때는 되도록 공기 중에서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모발학회(Korean Hair Research Society) 자료에 따르면 탈모로 병원을 방문하기까지
7.3년이 걸린다. 한국인은 평균 4.2회 자가 치료를 시도한 후에 병원을 방문하는데 비해 프랑스
2.1회, 독일 2.3회 일본 3.1회, 미국 3.4회 보다 높다.
이에 비의학적인 자가 치료에 매달리다 보면 경제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
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