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도(自殺島)’라는 별칭을 가진 무인도, <좌사리도>
파도는 배를 뒤집어엎을 듯 무섭게 우리의 접근을 거부했다.
An uninhabited island with the nickname ‘Suicide Island’, The waves terrified us, as if overturning the boat, denying our approach.
사람이 살지않는 섬 ‘무인도’. 여객선도 다니지않는 바다 위 외로운 섬 고도(孤島)를 왜 나는 애써 찾아가려하는가? 단지 아름답거나 특이한 경관이 보고싶어서일까? 아니면 인간의 발길이 닿지않은, 원시적인 생태계가 궁금해서일까? 허긴 인간은 본디 외로운 존재이니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무인도를 찾는 건 아닐까?
*욕지도에서 바라본 좌사리도
그동안 섬동호인들과 함께 섬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무인도 여행이었던 것 같다. 낚싯배를 빌려야 갈 수 있는 곳이다 보니 혼자 다니기에는 경비 면에서 부담이 크다. 섬여행 동호인들과 함께 가면 비용분담을 할 수 있어 무인도 여행 계획을 잡기가 용이하다.
*격렬비열도
서해의 독도라 불리워지는 격렬비열도, 세월호가 침몰했던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섬 병풍도, 병풍도와 마찬가지로 섬에 올라갈 수는 없어도 홍도 못지않게 우리나라 섬 중 가장 아름다운 섬 백도, 부산 앞바다의 명품섬 오륙도,
*십이동파도
북한무장공비들에 의해 주민들 모두 납북되어 무인도가 된 섬 십이동파도, 경관이 정말 수려한 데도 태풍 피해를 견디지못해 무인도가 된 섬 갈도,
* 신비의 모래섬 풀등
하루 두번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신비의 모래섬 인천앞바다 풀등, 106년만에 개방된 등대섬 옹도, 캠핑하기 좋은 섬 사승봉도, 인천상륙작전 최초 격전지 팔미도, 북파부대 영화로 유명한 실미도, 진해 앞바다 초리도 및 소쿠리섬, 동백숲 밀림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납도, 무인도이지만 트레킹하기 좋은 섬 제주 차귀도, 웅장한 암벽에 감탄했던 섬 대덕도,
*질*도 캠핑
개인섬인데 섬 주인의 허락을 받을 연락처를 알 수 없어 부득이 무단으로 하룻밤 야영 후 떠나온, 캠핑하기 좋은 섬 질*도 등등.
*갈도
그동안 여러 무인도를 돌아다녔지만 다녀온 무인도 섬들 어느 하나도 내게 깊은 인상과 추억을 남겨주지않은 섬이 없다.
1년여 전인 2020년엔 동호인들과 통영 욕지도에서 가까운 ‘좌사리도’라는 무인도에도 다녀왔다.
통영에서 배로 약 1시간 40분 정도 가야 만날 수 있는 ‘좌사리도’. 욕지도까지 여객선으로 약 1시간, 욕지도에서 다시 낚싯배를 빌려 40분 쯤 더 가야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좌사리도 가는 바다길은 거칠기로 유명하다. 파도가 높아 낚싯배가 곧 뒤집어질 것 같이 흔들린다. 사진 좀 찍을까 해서 선실 밖으로 나오니 몸을 가눌 수가 없을 정도다.
무엇하러 인간들이 조용히 지내고 있는 무인도를 찾아오느냐고 무섭게 거부하는 듯 하다. 2018년판 영화 <툼 레이더(Tomb Raider)>의 주인공 라라 크로프트(알리시아 비칸데르)가 폭풍의 바다를 뚫고 전설의 섬을 찾아가듯 나 역시 그렇게 ‘자살의 섬’이라는 좌사리도를 찾아갔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낚싯배 선장은 “좌사리도는 1970년까지 4가구가 살던 유인도였는데 바닷길이 너무 험해서 배가 자주 침몰해 결국 무인도가 됐다”고 소개한다. 욕지도에서 좌사리도로 고기잡으러 갔던 어부들의 배 침몰사고가 잦다보니 ‘자살도’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좌사리도의 어원이 자살도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욕지도에서는 매년 음력 9월 9일에 좌사리도 어선 침몰사고를 추모해서 합동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섬 경관이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찾아가기가 쉽지않아 일반여행객들은 거의 없고 낚싯꾼들 만 종종 찾는 섬이다.
좌사리도는 본섬인 좌사리도를 중심으로 등대섬, 볼개도, 대벼락도, 소벼락도, 내장덕도 등이 도열해 있어 ‘좌사리제도’로 불리워지는 섬군이다.
좌사리도는 지형경관이 매우 우수하고, 자연식생이 발달하였으며, 멸종위기동물인 매가 서식하고 있어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특정도서로 지정되어 있다.(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