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파이팅!
어떻게 인생을 저렇게 마무리 할 수가 있을까?
아무리 악독하게 일생을 살아왔어도 급작스럽게 비명횡사하지 않고 천수를 다 하고 죽을 때는 그간 살아온 삶을 반성하고 뼈저리게 후회하며 착한 마음으로 임종을 맞는다고 했다.
헌데 그 말 헛말이다.
김기춘, 문창극을 보라!
1. 김기춘
그가 젊어서 초안한 유신헌법 때문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피로 얼룩졌고, 수많은 국가동량들이 ‘간첩’이라는 죄명을 둘러쓰고 비명횡사를 했으며, 국민들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살았는가?
유신헌법은 박정희의 생각이 바로 대한민국 헌법이었고, 박정희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사람이 ‘간첩’이었으며 그 증거의 대표적인 예가 인혁당재건위 사건의 여덟 분 우국지사다.
물론 김기춘이 유신헌법 만들기를 한사코 거절했어도 박정희가 마음을 먹은 이상 누군가는 그 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기춘은 박정희가 유신헌법을 만들라고 하자 ‘이게 웬 하늘이 준 기회냐!’ 하고 박정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지독한 법을 만들었다.
물론 거기에는 갈봉근으로 대표되는 개뼈다귀 같은 학자들도 힘을 보탰다.
유신헌법에 비하면 뒷날 ‘우리가 남이가?’는 김기춘의 인생역정에서 악행 축에도 끼지 못 하는 짓이니 불문에 붙이겠다.
그리고 40년 뒤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70대 중반의 김기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랬다면 김기춘은 박근혜가 무슨 뜻으로 자신에게 비서실장을 맡겼건 간에 박정희가 해골에 구멍이 뚫려 유신이 마감된 비화를 소상히 설명하고 아비의 죄를 씻을 겸해서 국민들이 놀랠 정도의 민주정치를 하도록 앞장서서 이끌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박정희의 역사적 평가도 좀 더 후한 점수를 받고, 박근혜야 집권과정이야 어쨌든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을 것이고, 김기춘 또한 젊어서 국가와 민족과 민주주의에 졌던 죄를 얼마만큼은 씻고 역사에 그런대로 아름다운 이름을 남겼을 것이다.
똑같이 착한 일을 하였어도 원래 착한 사람이 착한 일을 한 것보다, 악한 일만 하던 사람이 개과천선하여 다른 사람이 되어 착한 일을 한 것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김기춘은 박정희시절에 박정희가 졸지에 가는 바람에 미처 다 펼쳐보지 못한 악행을 박근혜를 앞세우고 마무리 지으려 들고 있다.
그동안 잠시 민주주의도 경험했던 시대와 상황이 변한 것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박근혜의 독재는 박정희 유신 때보다 오히려 더 지독하고 막무가내다.
박근혜와 김기춘 둘 중에 누가 실권자고, 누가 비서실장인지 국민들이 오히려 헷갈린다.
조선 500년과 헌정60년을 통 털어 국왕과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김기춘만큼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한 것은 김기춘이 유일한 것 같다.
비교할 상대가 있다면 정조대왕시절의 직위와 직책도 모호한 ‘숙위대장’이라는 감투를 쓰고 국권을 농락한 홍국영정도가 있을 뿐이다.
숙위대장이 오늘날로 보면 청와대경호실장인 셈이었다.
얘기가 길어져 홍국영과 정조대왕 간에 얽히고설킨 인간적인 인연의 설명은 생략한다.
학문을 좋아했던 정조대왕은 왕권을 홍국영에게 일임하고, 책읽기에만 몰두했다.
삼정승 육판서도 홍국영의 승낙이 없으면 정조대왕을 알현하지 못 했다.
정조대왕이 지혜로운 임금이라 홍국영의 폐단을 알아채고 그를 권좌에서 내쫓아 조선중흥을 견인했지만 홍국영의 폐단은 컸다.
권좌에서 내 쫓긴 홍국영은 강릉(?)으로 낙향하여 폐인이 되어 얼마를 살다 아들을 불러 놓고 “나라와 임금에게 충성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쓸쓸히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
근본은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었고, 충성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죽는 순간에는 착한 마음으로 죽었다.
김기춘에게는 홍국영과 같은 최후도 기대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악으로 인생을 마무리하기로 작정을 한 것 같다.
아- 김기춘!
어떻게 저렇게 인생을 마무리 할 수가 있을까?
2. 문창극
유유상종이라고 악인은 악인이 알아보나 보다.
세상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데 김기춘에 의하여 일약 스타대열에 올랐다.
전공과 분야와 인생을 살아 온 길만 다를 뿐 김기춘과 막상막하일 것 같다.
문창극은 언감생심 명예욕 같은 것은 버렸어야 했다.
총리제의가 오더라도 단호히 거절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언론계에서는 그렇고 그런 극우주의자 논객의 한 사람으로 살다 소리 소문 없이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세상에 명예욕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총리제의를 받아들이고 나서 KBS에 의해 ‘하나님 뜻’이 불거졌을 ‘틀렸구나!’ 하고 일찌감치 단면하고 깨끗이 국민 앞에 사죄하고 물러났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그런 성향의 언론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의 눈에 띄어 얼른 모셔가서 남은여생도 조갑제나 김동길 같은 칼럼을 쓰면서 심심치 않게 살았을 것이다.
헌데 너무 욕심을 부렸다.
고집이 고래힘줄이었다.
오죽했으면 친일파라면 사죽을 못 쓰는 새누리당 것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겠는가?
김기춘이 70평생에 걸쳐 쌓은 악덕을 단 1개월 만에 쌓았다.
이제 총리감투 만져도 못 보고 오리알 되면 남은여생을 어찌 살 것인가?
마누라가 남편으로 대우해 줄 것이며, 셋이 있다는 딸조차 아비로 여기겠는가?
그 낯짝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있겠나?
어떻게 인생이 일순간에 이렇게 망가질 수가 있나?
참으로 불쌍하고 가련하다.
하지만 문창극!
고맙다.
감사하다.
문창극 때문에 한숨이 쉴 새 없이 새어 나오고 눈물이 마르지 않던 눈에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쓴 웃음이나마 지을 수가 있었다.
잊지 않겠다.
김기춘과 박근혜, 그리고 문창극 세 사람 중에 어느 힘줄이 고래힘줄인지 끝가지 버텨보기 바란다.
안대희 같이 절대로 스스로 물러나지 말길 바란다.
박근혜가 제 입으로 ‘지명 철회’를 선언하기 전에는 절대로 물러나지 마라!
‘지명철회’하여 쫓겨나더라고 김기춘을 물고 들어가 함께 쫓겨나길 바란다.
김기춘만 끌어내더라도 당신이 이 세상에 왔다간 값은 하고 간다.
박근혜가 지명철회를 하면 ‘그래도 나는 히로히또에게 개와 말이 되겠다고 혈서를 써 바치지는 않았다!’고 대들기 바란다.
그때는 국민이 당신편이 되어 줄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당신을 존경하겠습니다.
문창극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