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의약용도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되어 있는 ‘약리기전’의 의미 및 ‘약리기전’이 발명의 구성요소로 의미를 가지는 경우
[2] 명칭을 “알레르기성 안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독세핀 유도체를 함유하는 국소적 안과용 제제”로 하는 갑 외국회사 등의 특허발명에 대해 을 주식회사가 갑 회사 등을 상대로 위 특허발명이 진보성 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위 심판 계속 중 갑 회사 등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범위를 정정하는 정정청구를 하자, 특허심판원이 정정청구를 받아들이면서 위 정정발명이 진보성 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을 회사의 무효심판청구를 기각한 사안에서, 위 정정청구가 특허법 제136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정정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3] 특허발명이 출원 전에 공지된 발명이 가지는 구성요소의 범위를 수치로써 한정하여 표현한 경우, 진보성 판단 방법
【참조조문】
[1] 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2호 [2] 특허법 제136조 제1항 [3] 특허법 제29조 제2항, 제13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후3564(공2009상, 272)
[3] 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0563 판결(공1993상, 971)
대법원 1994. 5. 13. 선고 93후657 판결(공1994상, 1701)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후1299 판결
【전 문】
【원고, 피상고인】한림제약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국현 외 1인)
【원고보조참가인】태준제약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동세 외 3인)
【원고공동소송참가인, 피상고인】한미약품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수완 외 2인)
【피고, 상고인】알콘 리서치 리미티드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14인)
【원심판결】특허법원 2011. 12. 23. 선고 2011허4769, 5717(공동소송참가)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의약용도발명에서는 특정 물질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의약용도가 발명을 구성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후3564 판결 참조). 약리기전은 특정 물질에 불가분적으로 내재된 속성에 불과하므로, 의약용도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되는 약리기전은 특정 물질이 가지고 있는 의약용도를 특정하는 한도 내에서만 발명의 구성요소로서 의미를 가질 뿐, 약리기전 그 자체가 특허청구범위를 한정하는 구성요소라고 볼 수 없다.
나.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정정요건 판단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살펴본다.
명칭을 ‘알레르기성 안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독세핀 유도체를 함유하는 국소적 안과용 제제’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생략)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절차에서, 피고들은 이 사건 특허발명 중 특허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고 하고, 나머지 청구항도 같은 방식으로 부른다)의 ‘앨러지성 안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국소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안과용 조성물’을 ‘인간 결막 비만세포(비만세포)를 안정화하여 인간에서 알러지성 결막염을 치료하기 위한 국소 투여 안과용 조성물’로 정정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정정청구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이하 ‘앨러지’와 ‘알러지’는 국어사전상의 용어인 ‘알레르기’로 고쳐 쓴다).
그런데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유효성분 중 하나인 올로파타딘은 그 고유한 특성으로서 ‘항히스타민’ 약리기전과 ‘인간 결막 비만세포 안정화’ 약리기전을 가지는 것이고, 위 두 가지 약리기전은 모두 올로파타딘에 불가분적으로 내재되어 올로파타딘이 ‘인간 알레르기성 결막염 치료’의 의약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속성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정정청구에서 부가된 ‘인간 결막 비만세포 안정화’라는 약리기전은 올로파타딘의 ‘인간 알레르기성 결막염 치료’라는 의약용도를 특정하는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정정청구는 전체적으로 특허청구범위에 ‘인간 알레르기성 결막염 치료’라는 의약용도를 부가하면서 ‘인간 결막 비만세포 안정화’라는 약리기전을 덧붙여 동일한 의약용도를 또다시 기재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특허법 제136조 제1항 각 호에서 특허발명의 명세서 등에 대하여 정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요건으로 정한 특허청구범위를 감축하는 경우, 잘못 기재된 것을 정정하는 경우, 또는 분명하지 아니하게 기재된 것을 명확하게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정정청구가 특허법 제136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정정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은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정요건 판단 및 특허청구범위 감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 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또한 정정청구가 특허법 제136조 제1항에 규정된 정정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적 판단의 문제로서 자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므로, 원고 측이 이 사건 정정청구가 특허청구범위의 감축에 해당함을 인정하였음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판단함으로써 변론주의를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상고이유 제2점 및 제3점에 대하여
가.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이 원칙이며, 특허청구범위의 기재만으로 기술적 범위가 명백한 경우에는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특허청구범위의 기재를 제한 해석할 수 없다. 다만 그 기재만으로 특허발명의 기술적 구성을 알 수 없거나 기술적 범위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해 보충할 수 있으나, 그러한 경우에도 명세서의 다른 기재에 의하여 특허청구범위를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후2605 판결 참조).
또한 어떠한 특허발명이 그 출원 전에 공지된 발명이 가지는 구성요소의 범위를 수치로써 한정하여 표현한 경우에, 그 한정한 수치범위 내외에서 이질적이거나 현저한 효과의 차이가 생기지 아니한다면, 이는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이 통상적이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하여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정도의 단순한 수치한정에 불과하므로, 그 수치한정을 이유로 진보성이 부정되지 아니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0563 판결 참조). 그리고 그 특허발명이 공지된 발명과 과제가 공통되고 수치한정의 유무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며 그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한정된 수치를 채용함에 따른 현저한 효과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이 한정한 수치범위 내외에서 현저한 효과의 차이가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1994. 5. 13. 선고 93후657 판결,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후129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이 사건 제1항 내지 제12항 발명을 원심판시 비교대상발명들과 대비한 후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제1항 및 제5항 발명의 신규성 여부에 대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독세핀-2-아세트산’의 시스 이성체나 트랜스 이성체 또는 이 둘의 혼합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고 ‘알레르기성 안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용도로 국소적으로 투여할 수 있는 안과용 조성물’이고, 이 사건 제5항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유효성분을 ‘독세핀-2-아세트산’의 시스 이성체, 즉 올로파타딘으로 한정한 종속항 발명이다. 그런데 비교대상발명 4에는 올로파타딘의 염산염인 ‘KW-4679’를 점안하여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치료하는 구성이 나타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제1항 및 제5항 발명은 비교대상발명 4에 그대로 개시된 것이어서 그 신규성이 부정된다.
(2) 이 사건 제2항, 제3항, 제6항 및 제7항 발명의 신규성 여부에 대하여
이 사건 제2항 및 제3항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유효성분 함량을 각각 수치한정한 종속항 발명이고, 이 사건 제6항 및 제7항 발명은 이 사건 제5항 발명의 유효성분 함량을 각각 수치한정한 종속항 발명인데, 그 수치범위 또한 비교대상발명 4에 개시되어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제2항, 제3항, 제6항 및 제7항 발명 역시 그 신규성이 부정된다.
(3) 이 사건 제9항 발명의 진보성 여부에 대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인용하는 종속항인 이 사건 제9항 발명에서 한정하여 구체화한 구성은 비교대상발명 4로부터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제9항 발명은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
(4) 이 사건 제4항, 제8항, 제10항, 제11항 및 제12항 발명의 진보성 여부에 대하여
(가)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인용하는 종속항인 이 사건 제4항 발명, 이 사건 제5항 발명을 인용하는 종속항인 이 사건 제8항 발명에서 각각 한정한 유효성분 함량 역시 비교대상발명 4로부터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제4항 및 제8항 발명도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
(나) 또한 이 사건 제9항 발명을 인용하는 종속항인 이 사건 제10항, 제11항 및 제12항 발명에서 각각 한정한 유효성분 함량 역시 비교대상발명 4로부터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제10항, 제11항 및 제12항 발명도 그 진보성이 부정된다.
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1)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는 이 사건 제4항, 제8항, 제10항, 제11항 및 제12항 발명에서 유효성분 함량을 그와 같이 한정함에 따른 현저한 효과를 인정할 만한 기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아니하고, (2) 이 사건 제9항 발명은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유효성분을 ‘독세핀-2-아세트산’의 트랜스 이성체로 한정한 종속항 발명인데, 비교대상발명 1의 명세서에 이미 ‘독세핀-2-아세트산’의 시스 이성체와 트랜스 이성체가 모두 개시되어 있고 트랜스 이성체도 시스 이성체(올로파타딘)에 비해 효과가 약하기는 하지만 항알레르기 활성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한 실험결과까지 나타나 있는 사정 등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4항, 제8항 발명은 비교대상발명 4로부터, 이 사건 제9항, 제10항, 제11항 및 제12항 발명은 비교대상발명 1, 4로부터 통상의 기술자가 그 구성을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고, 그 효과 역시 예측할 수 있는 정도로서 현저하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다.
라. 이와 같은 사정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허청구범위 해석과 특허발명의 신규성 및 진보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