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후 걱정되는 것은 '수술 부위가 잘 나을지, 수술 흉터가 덜 생기게 하려면 어떻게 할지, 수술부위 딱지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수술상처 소독을 안해도 되는지, 수술부위는 당기는데 목운동은 해도 되는지, 수술부위에 물은 묻혀도 되는지, 목욕은 언제부터 해야 하는지, 술은 해롭지 않은지, 담배는 피워도 되는지, 얼마동안 쉬어야 하는지'이다. 도무지 궁금한 것 투성이인데 의료진들은 너무 바빠서 그런지 자세한 설명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전통적인 갑상선 수술은 목 전면 아래 흉골과 쇄골 위쪽 목주름을 따라 절개선을 넣고 갑상선을 절제해 낸다. 일반적으로 흉골에서 손가락 2횡지 정도 위쪽의 목주름을 따라 절개선을 넣는다. 절개선이 흉골 가까이 내려갈수록 흉터는 두껍게 나오고, 반대로 흉골에서 멀리 올라갈수록 흉터는 가늘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너무 위로 가서 목 중간에 절개선을 넣기는 좀 부담스럽다.
절개선의 길이는 4~6cm 내외가 적당하나 암이 퍼진 정도에 따라 길어지기도 하고 짧아지기도 한다. 옆목 림프절 청소술(림프절 곽청술)까지 한다면 이보다 약 2배의 길이가 필요하다. 절개선을 넣을 때 전기소작기Bobie를 쓰면 출혈이 적어 수술시야는 좋으나 피부조직에 미세한 화상을 입혀 나중에 흉터가 크게 날 수 있으므로 예리한 수술칼이 더 좋다.
피부를 봉합할 때는 성형외과적인 봉합기법으로 피하지방층을 공간(dead space)없이 정확하게 맞추어 주어야 한다. 피부층은 아주 가느다란 인조봉합사(Maxon: Monofilament Polygluconate Synthetic Absorbable Suture)로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게 피하층에서 꿰매 준다(subcuticular suture). 이 봉합사는 2개월 후에 흡수되는 특수실이므로 실밥을 뽑을 필요가 없다. 실이 피하에 있는 동안 절개선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심한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피하는 것이 좋다. 3개월 정도 후면 상처의 탄력이 정상의 80% 이상 회복된다. 이때부터는 일상적인 운동을 해도 된다. 수술 후 2년이 지나면 흉터는 크게 티가 나지 않게 낫는다. 여기까지가 정상적인 과정이다. 대부분의 갑상선 수술환자는 이 과정을 밟는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이 과정에서 벗어나 흉터가 커 보이거나, 비후성 내지 캘로이드 흉터를 보여 환자도 속상하고 의사도 속상하게 된다. 상처치유와 흉터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수술상처 치유 과정에서 염증이 생기면 흉터는 커진다. 다행히 갑상선 수술 후에는 염증이 잘 안 생긴다.
(2) 수술상처를 알코올이나 과산화수소수로 소독하면 오히려 자극되어 상처치유를 방해한다. 갑상선 수술 상처는 염증이 없으면 매일 드레싱을 바꿀 필요가 없다. 딱지는 억지로 떼지 말고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그냥 두는 것이 좋다.
(3) 수술 후 2주까지는 물속에 들어가는 목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안전하게 1개월 후가 좋다. 찜질방이나 사우나는 3개월이 지나야 안전하다. 간단한 샤워는 1주 후에 가능하나 더마본드(Dermabond)로 상처를 밀폐했을 때는 언제나 가능하다.
(4) 인종적으로 피부가 검은 유색인에게 비후성 흉터나 켈로이드가 잘 생긴다.
(5) 나이가 젊을수록 흉터 조직이 잘 생기고 나이가 많을수록 흉터가 적게 생긴다.
(6)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으로 상처치유가 늦으면 흉터조직이 많이 생긴다.
(7) 상처가 깊고 크면 흉터도 깊고 크다.
(8) 유전적으로 흉터가 잘 생기는 가족이 있다.
(9) 직사광선(자외선)은 흉터 색깔을 짙게 한다. 1년 이상 자외선 차단이 좋다.
(10) 술, 담배는 상처치유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담배는 수술 2주 전부터 끊어야 한다.
퇴원 후 흉터가 덜 생기게 하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지만 아주 감쪽같이 흉터를 없애는 방법은 아직 없다.
(1) 흉터 완화 연고 : 콘트라투벡스(Contractubex)가 대표적이다. 양파, 헤파린 등에서 추출된 알란토인(allantoin), 세파에(cepae) 등과 비타민A, E 등이 주성분이다. 과잉으로 생긴 흉터 조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수술 8~10일 후부터 1일 3~4회, 3~4개월 동안 바른다.
(2) 실리콘 겔 : 연고형으로 켈로코트(Kelocote, scar gel), 터마틱스 연고(Dermatix scar gel)가 있고, 테이프형으로 시카케어(Cica-care gel sheet), 메피폼(mepiform) 등이 있다. 3~6개월 이상 사용해야 흉터 완화 효과가 있다.
(3) 스테로이드 주사 : 비후성이나 켈로이드 흉터에 국소적으로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을 주입하는 방법인데 튀어나온 흉터를 평평하게 하는 효과는 있으나 흉터가 작아지지는 않는다. 재발률이 높다.
(4) 레이저 치료 : 여러 가지 레이저 치료기기가 개발되어 있다. 콜라겐이 너무 많이 형성되기 전인 수술 후 4~6주 내외에 시작해야 한다. 3~4회 반복치료를 한다.
(5) 수술 요법 : 상기한 방벙으로 호전이 안되는 경우는 성형외과에서 훙터 제거와 동시 유착을 풀어주는 수술을 한다.
(6) 약물 요법 : 콜라겐 형성을 저지는 복용 약물로 트리닐라스트(trinilast)가 있다. 한국에서는 리자벤이라는 천식치료제로 나와 있는데 흉터 완화제로는 허용이 안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수술 흉터를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여러 가지 치료법을 동원한다면 일부 켈로이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만적스러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출처 : 박정수 교수의 갑상선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