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를 읽었다
내 경우에는 영화를 먼저보고 책을 나중에 읽었는데
영화가 아무래도 시간의 한계상 주인공들의 로맨스에 치우쳤다면
책은 영화에서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던 맥락들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영화는 정말이지 너무 예쁘고 좋았다
특히 여주는 책을 읽고나니 책 속의 주인공 딱 그녀였다^^)
이 책은 단순히 로맨스 소설이라고 말하기에는
한 권의 책에 참 많은 생각거리, 이야기거리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 인간의 존엄성
영화에서 남주가 사랑에 빠지고도
(더군다나 외적인 화려함이 아닌 인간 본연의 만남과도 같은)
결국은 존엄사를 택하는 이유가 뭐랄까..
예전의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없음이 부각되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 이유 플러스 사지마비 환자들의 일상이
얼마나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지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아마 영화에선 남주의 핸섬함과 두 남녀의 사랑에 취해
그들의 사랑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런만큼 책을 읽고나면 (두 사람의 헤어짐이 마음 아프지만)
남주의 선택에 충분히 공감이 된다...
2. 사랑이란..
사실 이 질문은 참 오래된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통해 다시한번 그 물음을 곱씹을 수 있어 좋았다
영화 평점을 보면
어떻게 7년을 사귄 남친을 버리고
6개월을 알게된 남자에게 갈 수 있을까? 란 질문들이 있는데
역으로 어떻게 7년을 사귀고도
여주가 범블비 타이츠 선물에 그토록 좋아하는지를 모를 수 있으며
자신의 철인경기 참가가 두사람의 휴가가 될 수 있으며
생일 선물에 여주의 이름도 아닌 자신의 이름을 새겨서 줄 수 있을지 묻고싶다
패트릭은 정녕 두 사람의 관계가 철저히 자신위주로 맺어져 있음을 모르는걸까..
반면 윌은 여주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한걸음 더 나아가 루 안의 잠재력까지 일깨우려 애를 쓴다
그리고 자신이 그 길에 걸림돌이 되고싶지 않음이
존엄사 이유의 또 하나가 되기도 하고..
사랑이란
아무리 오랜 시간을 함께해도 늘 평행선과 같은 관계가 있는가하면
길지않은 시간을 함께해도 내적 교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3. 성장
여주인 루는 남친과는 물론이고 집안에서도 늘 양보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무슨 잠재력을 지닌지조차도 모르고 심지어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윌을 만날때까지는..
루 역시 파리로 가서 남들처럼 살면
결국 언젠가 윌에게 쏟아낸 다른 사람들 이야기처럼
자신 역시 그렇게 돌고돌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이혼의 상처를 안고서
그런데 그 또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세상에 나아가 온 몸으로 부딪히다보면
때론 상처도 받고, 주기도 하고 하면서
어느새 인생이 얼룩덜룩 해지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 어렴풋이 내가 만드는
나만의 태피스트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때가 있다
내가 나로서 살기위해 몸부림친 흔적들..
그런데 그거면 족하지 않나싶다
우주의 별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시간 온 힘을 다해 빛을내다 소멸하듯이
우리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동안 온 힘을 다해 살고 명멸하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윌의 자극에 깨어나는 루를 보는것은 (혹은 읽는것은)
참으로 좋았고
세상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루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아무래도 루이자 클라크의 팬이 된 것 같다..
Ps: 그러고니 루와 애밀리아 모두 클라크이네
애밀리아 아무래도 여주 운명인듯..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