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골초 광대나물(코딱지풀).
시골에 살다보니 노인들을 많이 접한다. 이웃으로 대부분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가끔 절뚝거리며 경사진 곳을 뒷걸음으로 내려오는 노인들을 목격한다. 길가에 빼꼼 고개를 내민 광대나물이 보인다. 뒷걸음을 하는 노인에게 말한다.
"저게 약인데요."
필자가 약초에 조금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라 고개 돌려 길가를 내려다본다. 잠시 후 노인의 표정은 시큰둥하다. 믿지 못하는 표정이다. 필자는 살짝 웃을 뿐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어차피 길게 얘기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경험을 토대로 잘 알고 있으니까.
며칠 후 그늘에 말린 광대나물을 분말을 내어 지은 환을 다시 뒷걸음질하는 노인에게 건넨다. 꼭 챙겨드시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다시 며칠 후 노인이 뒷걸음질을 하지 않는다. 필자는 노인에게 묻는다.
"약은 잘 드셨어요?"
"예. 신통방통해요."
필자는 다시 광대나물을 가리킨다.
"이 녀석이 그 녀석이에요."
노인은 알아듣지 못한다. 필자가 준 환은 믿는데 정작 재료로 쓴 광대나물에는 불신의 시선을 준다. 그냥 풀로만 느낄 뿐 자신을 치료할 수 있는 약재로는 생각지 않는다. 아마 필자가 준 환이 다 떨어지면 다시 병원을 찾을 것이다.
가끔 노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 병원이 잘 듣고 어느 병원은 시원찮다고 말한다. 필자는 말한다.
"진통제의 농도차이일 뿐이지요."
그러나 대수롭지 않다는듯 필자의 말을 귀에 담지 않는다. 정작 자신을 부드럽게 치료해 줄 약재를 알려줘도 병원을 더 믿는다. 거의 십년 넘게 다니면서도 말이다.
광대나물을 손으로 비비면 약간 미끄덩거리며 끈끈하다. 때문에 코딱지풀이라고도 한다. 이 끈끈한 점액은 관절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즉 식물성 천연 콜라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부러진 뼈를 잘 붙게 한다. 노인들은 뼈가 부러지면 잘 붙지 않는다. 이때 광대나물을 잘 쓰면 두배 정도 빨리 붙는다. 그리고 꾸준히 복용하면 퇴행이 멈춘다.
콜라겐이 많은 식품 중에 닭발과 돼지족이 있다. 즉 관절이 많은 부분이 콜라겐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하나..
우리는 흔히 돼지족을 족발이라 부른다. 발족(足)자이니 그냥 족이라 부르던지 아님 쪽발이라 불러야한다. 우리가 예전에 게다짝을 신은 일본인들을 쪽발이라 부른 이유는 게다짝을 신으면 그들의 발이 소나 돼지 족처럼 보여서 쪽발이라고 한 것이다. 즉 소나 돼지의 발이 갈라져 보여서 쪽발이라 불렀던 것이다.
아무튼 광대나물이 바로 천연 콜라겐이다. 먹기도 쉽고 부작용도 없고 오래 먹게 되면 피부도 고와진다. 젊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별 관심을 받지 못한다. 이유는 필자도 잘 모르겠다. 다만 그런 효능이 있다고 알리고 있는 것 뿐이다.
광대나물은 코딱지풀이라고도 불렀으며 한방에서는 보개초, 등롱초, 접골초 등으로 불린다. 이 광대나물은 접골목 못지 않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 부러진 뼈가 잘 붙지 않거나 통증이 심할 때 아주 좋은 효능이 있다. 특히 신경통, 관절염, 근육통, 타박상에도 발군의 기질을 발휘한다.
결핵성 임파선염이나 림프절 결핵에도 좋다. 냄비에 달걀이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광대나물 한주먹과 달걀 서너 개를 넣고 삶은 후에 익은 달걀의 껍질을 벗기고 다시 그 물에 넣어서 약 30분 가량을 더 삶은 후에 삶은 달걀과 그 물을 같이 복용하면 효험이 있다. 하루 걸러 한번, 그러니까 이틀에 한번씩 3~4회 정도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본다.
근육이 마비되거나 수족에 마비현상이 올 때에도 위와 같은 방법을 쓰거나 광대나물을 푹 끓인 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좋다.
골절이 되어 잘 낫지 않을 때에는 위와 같은 방법을 쓰거나 나물로도 먹으면 잘 붙지 않는 뼈가 이외로 빨리 붙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타박상이나 골절부위에 전초를 짓찧어 붙이거나 즙을 내서 마시고 바르면 쉽게 아물고 골절부위에 시원함을 느낀다.
*광대나물. 질긴 생명력만큼이 약성도 꽤 좋은 녀석이다. 깔보지 마시길...
약초연구소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