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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단면을 통해, 현대인의 치열한 삶의 에너지를 투영하는 ARTIST" 박소희 The origin of life: "꽃의 단면에서 출발한 인간의 유한성” Artist's Note: 박소희-현재를 살아가는 삶의 치열하이 담긴 꽃의 단면 |
[미술여행=윤장섭 기자] <미술여행>이 5월의 FOCUS ARTIST로 지난 10일(금) 자음과 모음을 조형요소로 활용하여 기억을 형상화 하는 맨션나인(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723-29, 1층) 의 신상철 작가에 이어 유한한 기억을 소환하는 아티스트박소희 작가를 계속해서 소개한다.
인간으로서 지각할 수 있는 동시대 경험들은 3차원의 시공간 속 발생하고, 진행되며, 예측할 수 없는 미래로 나아간다. 그러한 경험들이 쌓여 한 개인의 인생을 형성하며, 지나간 경험은 흘러가며 소멸되는 것이 아닌 ‘기억’ 으로서 내면에 잔존한다.
잔재하는 기억들이 의미 있고 큰 인상으로 와닿는 과정은 한 순간에 단편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깊은 사색의 과정을 통해 비정형적이고 감성적인 기억의 수면 아래에서, 지성을 통해 정제되고 이성적인 기억을 추출하여 작품이 싣는 주된 주제로 나아가게 된다.
맨션나인은 <사색 CONTEMPLATION>에서 내면 깊숙이 잔존하는 유한한 기억을 소환하여 예술매체를 통해 시각화 하는 박소희 작가를 소개한다.
박소희는 꽃의 단면을 관찰하고 탐구 및 재해석한 이미지를 구상과 추상을 오가며 구현한다.(사진: 박소희 작가)
박소희는 꽃의 단면을 관찰하고 탐구 및 재해석한 이미지를 구상과 추상을 오가며 구현한다. 비단 위 천연안료를 섬세하고 반복적으로 칠하며 표현되는 한겹 한겹의 꽃잎들은 인간 삶 속 경험가능한 유한성을 상징하며,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에너지를 담아낸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예술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영감을 주는 대상을 집중해서 관찰하며 어떠한 부분에서 내적 동요를 주는지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이 우선된다"며 "나의 경우, 내면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소재는 꽃이다"고 말한다.
박소희는 꽃의 단면을 관찰하고 탐구 및 재해석한 이미지를 구상과 추상을 오가며 구현한다.
● "꽃의 단면을 통해, 현대인의 치열한 삶의 에너지를 투영하는 ARTIST" 박소희
박소희 작가에게 내적으로 큰 울림을 제공하는 특정 소재는 ‘꽃’이다. 꽃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생명력의 가장 화려한 결과물이며, 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소리 없는 발버둥으로 이루어진 겹겹이 쌓인 꽃잎들은 인생의 경험을 상징한다.
꽃이라는 소재에 대한 경험과 내면 속 인식은 사색의 단계를 거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 을 아우르는 소재로 관점의 전환을 이룩하게 한다. 그러한 작가의 경험적 인식에서 비롯해, 유한적 존재인 꽃의 단면을 잘라 겹겹의 면들을 관찰하고 작품에 담음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 삶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사진1: 삶 혼합매체 2022 105x84.7 cm (40호)
수 년간 전통회화와 보존에 관한 연구 및 모사공으로써 여러 문화재를 직접 복원한 경험을 기반으로, 불화를 마주한 기억을 되찾아 작품세계에 녹여낸다. 이번 전시를 위해 고려시대 <제석천도>를 재해석한 박소희 작가의 불화 작업은 꽃의 단면이 후경의 광배(光背)로 등장함에 따라 신성한 존재로서 불신의 위대함과 초월성을 상징한 형식적 특징이 두드러진다.
비단을 염색하고 벼루에 먹을 갈아 정성스럽고 섬세하게 채색하는 작업의 전 과정은 결과적으로 수행의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깊은 사색의 산물로 여겨진다. 매시간 유한한 인간으로서 일렁이는 번뇌를 벗어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담은 박소희 작가의 제석천도는 옛 가르침 앞에서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는 사유를 펼칠 수 있게 한다.
사진8: ooo에게 (tulip) 캔버스 위 과슈 2024 45.8x60.8 cm (12호)
사진9: ooo에게 (tulip) 캔버스 위 과슈 2024 41.2x53.2 cm (10)
● The origin of life: "꽃의 단면에서 출발한 인간의 유한성”
박소희 작가는 인간으로서 지각에 의해 경험가능한 ‘유한성’을 겹겹이 포개진 꽃잎과 잘린 꽃의 단면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작업대상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꽃을 자르는 행위가 반복되고, 포착된 단면은 작가의 다양한 관점에서 이미지로 구현된다. 우리 모두의 경험 속 내적 울림을 제공하는 특정 경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사진2: 삶 혼합매체 2021 100x72 cm (40호)
사진3: 삶 혼합매체 2022 40x51.7 cm (10호)
박소희 작가의 경우는 꽃이 그러한 소재로서 작용한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생명력의 가장 화려한 결과물이며, 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소리없는 발버둥으로 이루어진 한겹한겹의 꽃잎들이 인생의 경험들을 상징한다. 입체였던 대상을 쪼개어 평면으로 구현되며, 여기서 더 나아가 잘린 이미지들을 재배치하여 새로운 동적 요소를 부여하며 작가는 구상에서부터 추상으로까지 끊임없이 시각연구를 해간다.
한국화와 회화보존을 전공하고, 문화재수리기능자인 박소희 작가의 특수한 재료 기법을 통한 수행과정은 꽃의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서 생명력 ; 삶의 근원에 대한 에너지를 표현한다.
사진4: ooo에게 (rose) 캔버스 위 과슈 2023 97.4x145.7 cm (80호)
<Artist's Note> 박소희-현재를 살아가는 삶의 치열하이 담긴 꽃의 단면
박소희 작가
예술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영감을 주는 대상을 집중해서 관찰하며 어떠한 부분에서 내적 동요를 주는지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이 우선된다. 나의 경우에 내면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소재는 꽃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생명력의 가장 화려한 결과물이며, 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소리 없는 발버둥으로 이루어진 한겹 한겹의 꽃잎들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아우르는 소재라고 까지 느껴진다.
꽃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이 대상과 이미지를 다양한 관점으로 쪼개는 작업을 표현했다. 실제로 꽃을 자르는 행위와 기록을 통해 입체로 이루어졌던 대상이 평면으로 구현되며 일차적 쪼개짐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 평면화 된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잘라 재배치하면서 분할된 이미지에 새로운 동적 요소를 부여한다. 그렇게 꽃을 잘라 그려낸 <삶> 시리즈의 작업은 꽃의 색, 형태와 선, 향기 등을 작가의 감성으로 해석한 <화(花)> 시리즈 작업과 연결된다.
날카로운 선의 흐름으로 잘린 꽃의 형상들은 점점 경계가 흐릿해지고 합쳐져 원래의 모습을 잃고 본질적인 요소만이 평면 위에 머물러 있게 된다. 색이 주는 벅참과 고요함, 흐름, 이미지를 마주할 때의 경험과 상황마다 달라지는 감정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작품의 형식에서 추상적 이미지라는 것은 결국 구상의 본질을 온전히 나타내기 위함이라는 것을 표현한다. 이렇게 꽃을 자르고 해체하고, 시들게도 했다가 다시 피워내고 구상과 추상을 오가며 작가의 다양한 시선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살다보면 비워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시기가 오게 된다. 여기서 관점을 다르게 보자면 어쩌면 가득 채워서 공간을 없애는 것이 나를 잔잔하게 만드는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감성을 이롭게 하는 것을 내 안을 가득 담아 채워서 결국엔 내면의 고요함으로 완성시키는 사람, 그런 나의 모든 과정을 그려내고 공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박소희
사진: 사진: (좌) 화(花). 비단에 천연안료, 10x24.5cm (1호). 2023 (우) 화(花), 비단에 천연안료. 10x24.5cm (1호). 2023
<제석천도(帝釋天圖)>
종교적 의미를 가진 회화의 목적은 다양하다. 역사적 배경에 따라 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리기도 하고, 기록을 하기 위함이기도, 여러 건축물이나 공간에 쓰이는 장식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또는 이를 그리는 모든 과정이 신에게 닿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라고 여겨, 바탕재를 염색하고 선 하나 긋고 안료 한번 칠하는 데 온 정신을 집중한다.
그렇게 하나씩 그려내면서 신의 모습을 완성해 가기까지의 이 모든 과정이, 자신 안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번뇌에서 벗어나 신에게 닿기 위한 수련의 의미로도 그림을 그린다.
사진: 제석천도 2024 비단에 천연안료 2024 78.4x105 cm (40호)
몇 년간 전통회화와 보존에 대해 배우면서 여러 문화재를 직접 마주하고, 옛 선조들이 어떻게 그려냈는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나의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한국의 전통 불화에는 끈기가 있었고 열정이 있었으며, 고요하면서도 타오르는 불과 같이 맹렬했다.
이 연구들은 나에게 작가라는 꿈을 다시금 안겨준 하나의 작은 씨앗이 되었다. 그렇게 5년을 작가라는 삶을 살고, 나의 그림을 그리다가 이번에 다시 마주한 옛 가르침 앞에서 내면에 있는 답을 다시 찾고 싶었다.
나는 그 고려시대 제석천도를 그렸던 불자처럼 다시 모든 과정을 수행의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산에서 오리목 열매를 주워와서 비단에 염색하고, 풀을 직접 쑤고, 벼루에 먹을 갈아 선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긋고 채색했다.
제석천의 몸에서 나는 신광(身光)은 나의 작업에서 모티브를 따와 장미의 단면으로 표현하며 몸 뒤에서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다. 금선 하나하나, 염료의 퍼지는 농도까지 온전하게 작품에 스며들고, 완성되었을 때 이 모든 과정들이 그림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다.
내가 이 그림을 완성하면서 답을 찾았는지 찾지 못했는지, 신에 닿았는지 명확하게 말하지 않아도 나의 일렁이는 번뇌를 벗어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담겼음을 자세히 보여준다면 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7: ooo에게 (ROSE CROSS-SECTION) 캔버스 위 과슈 2024 53.2x73 cm (20)
<ooo에게> ooo에게는 <수선화에게> 라는 정호승 시인의 시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많은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루고 싶었던 일을 해내는 성공을 얻기도 하고, 행복의 최대치인 순간이라고 느끼는 전성기의 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런 희열의 순간을 맞이한 후에 정상에서 내려오는 일은 필연적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자신이 이룬 성과나 행복의 순간이 서서히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무력감에 휩싸일 수 있고 홀로 남겨졌다는 생각에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 시의 구절처럼 사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니까. 그럼에도 잘 견뎌낸다면 새로운 희망의 싹은 언제든 틔워질 것이며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시든 꽃과 밝은 꽃봉오리의 대치된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외로움에, 고통에 잠식당하지 않고 다시 피어날 희망을 생각하며 위안을 얻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사진11: Flame 비단에 천연안료 2020 19x27.3 cm (3호)
사진12: Flame 비단에 천연안료 2021 18.5x31.5 cm (4호)
박소희 Park Sohee(b.1991)작가는 2015년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한국화전공)를 졸업하고 2016년 한국전통문화교육원 모사공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2020년 건국대학교 대학원 회화학과 회화보존전공(석사) 졸업했다.
2020년 제1회 박소희 개인전 개화(開花), 맨션나인 상수와 2020년 제2회 박소희 개인전 cross section(맨션나인 방배), 2021년 제3회 박소희 개인전 피어나다, '삶'(맨션나인 방배)과 2022 제4회 박소희 개인전 생애: 'Line-universe' (맨션나인 방배), 2023 ROSY SEQUENCE(맨션나인)를 개최했다.
단체전은 ▲2021 여덟번째 희망 단체전, 맨션나인 상수, ▲2021 passion Week 6인 단체전, 맨션나인 상수, ▲2021 MANSION9 Emerging Artist with SHINSEGAE, 신세계 강남, ▲2021 MANSION9 Emerging Artist NATURE & POP, 대전 신세계, ▲2022 MANSION9 LIV-ing ART : New Year, 현대리바트 용산, ▲2022 BAMA PREVIEW, 더현대서울, ▲2022 Art project Plage, 아트프로젝트플라쥬, ▲2022년 MANSION9 at CHUNGDAM 18-24, 청담, ▲2022 맨션나인 기획전 '시선의 높이', 영등포 아트스퀘어, ▲2023 맨션나인 기획전 'Keep Moving: 끝없는 성장', 맨션나인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7 제천 신륵사 극락전 벽화 모사본 제작 참여 연구원인 박소희는 문화재수리기능자(모사공)이기도 하다. 2017 국보 제296호 안성 칠장사 오불회괘불탱 모사본 제작에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2018 최치원 초상 모사본 제작 참여(연구원), 2018 제주 관음사 해월당 봉려관스님 영정제작 참여(연구원), 2018 기석설연지도 모사본 제작 참여(연구원), 2018 이천 영월암 후불탱 제작에 참여(연구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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