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요즘 잘 쓰는 말 가운데 하나가 '필살기'이다.
무슨 무협지에나 나올 말일텐데, 애들은 이걸 짱구게임을 하고부터 쓴다.
아마도 적을 단숨에 제압하는 치명적인 무기란 뜻이겠지?
짱구의 필살기는 방귀뀌기.
짱구 엄마의 필살기는 알밤 때리기.
짱구 아빠의 필살기는 10년 동안 안 빨은 양말.
짱구 친구들의 필살기는 떼거리로 모여서 째려보기
흰둥이의 필살기는 물어뜯기다.
애들이 제일 재미있어하는 건 짱구 아빠의 필살기이다.
짱구 아빠가 양말을 흔들면 적이 도망간다.
애들은 요즘 주위 사람들의 필살기 꼽는 재미로 산다.
나도 덩달아 재미있다.
아빠의 필살기는 밥먹다 방귀뀌기.
(좀 지저분한 얘기지만 어쩌다 두 번 그랬다.)
엄마의 필살기는 인어공주라고 잘난척 하기
(무지 억울하다. 인어공주라고 우겼지 잘난 척한 적은 없다.)
큰애의 필살기는 제 말로 입냄새란다.
(아침에 애 깨우다가 우~~ 입냄새! 하고 기절하는 시늉을 몇 번 했더니 학교 가서도 이걸 가끔 무기로 쓰는 모양이다.)
작은 애의 필살기는 멋진 스타일이란다. 제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멋~진~ 스타이일~ 하면 내가 아, 느끼해. 하고 기절해 주어야 한다.)
제 이모의 필살기는 애들 울리기.
(시집 안간 것이 다 그렇듯이 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할아버지의 필살기는 술마시기, 할머니의 필살기는 키작기.
외할아버지의 필살기는 누워있기(병으로 1년째 누워계시므로), 외할머니의 필살기는 모르는 소리하기.
피아노 선생님의 필살기는 농담하기, 유치원 선생님의 필살기는 엉덩이 때리기, 학교 선생님의 필살기는 자세히 가르쳐주기.
나는 필살기를 이렇게 바꾸어 말하고 싶다.
상대방을 단숨에 무장해제 시키는 그이의 매력.
그렇담 우리 이상교 선생님의 필살기는?
카페 손님들의 필살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