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온 두녀석은 거칠게 말을 했다.
<야.. 그 여자 애 내놔..>
<무슨일인데 다큰 녀석들이 이런 꼬마를..>
<다른말은 하고 싶지않으니까. 내놔>
<싫다면..>
<힘으로라도 뺏아야지..>
저녀석들의 입가에 약간의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앤..>
<걱정말라니까..>
선제공격을 한건 앤이였다.
<싸움은 말로 하는게 아니야..>
앤의 주먹이 한녀석의 턱으로 날아갔다. 정통으로 얼굴을 맞은 녀석은 턱을 잡고 껑충껑충 뛰고있었고 그옆의 녀석은 어안이 벙벙한 듯이 앤을 쳐다보고있었다.
<야.. 너도 한대 맞아 볼래.>
<뭐야..>
한녀석이 앤을 향해 주먹을 질렀다. 앤은가볍게 몸을 옆으로 숙이고 그 주먹을 피했다.
앤의 몸놀림이 많이 달라져있었다. 예전엔 저런공격을 피할때도 조금은 어리숙했지만 요번에 완벽하게 피하면서 그 후속을 노리는 것이였다. 사나이의 주먹이 미처 돌려지기도 전에 앤은 앞을 약간속인채 그녀석의 품으로 돌진해갔고 이윽고 앤의 주먹이 번쩍였다. 아니 마치 번쩍이는거 같이 녀석의 턱에 작열했다. 그녀석은 공중으로 약간 뜬거 같이 보였다.
<털석..>
꽤 충격이 심한듯한 소리다. 앞에 맞은 녀석은 안되겠다 싶었던지 그녀석을 엎어매고는 사라졌다.
앤은 정리가 다되었는지 우리곁으로 왔다. 아직도 그 소녀는 울먹이고있었다.
<야.. 질질 짤지말고 무슨일이야.. 말좀해봐.>
<엉... 엉... 엉...>
<야.. 뚝 안그쳐..>
앤의 그 위협은 그아이의 울음을 순식간에 뚝 멈추는 신비한 능력을 발휘했다.
<무슨일이야. 왜 저런 녀석들에게 쫒기는거야?>
<그보다 앤.. 좀 춥지 않니.. 어디 들어가서 이야기 하자.. 배도 좀 고픈거 같구.>
<글킨 하네.. 간만에 힘좀 섰더니.. 앞에 내가 잘아는 음식점있으니까 그곳에가서 이야기 듣지 뭐..>
우리들의 식탁엔 따끈한 스프와 김이 모락모락나는 빵이랑 고기몇덩어리가 나왔다.
<맛있겠다. 우선 먹고 보자구요..>
<로제트도 참..>
그 소녀도 배고 많이 고팠는지 울먹이는 소리는 더이상 내지 않고 먹는거에 열중했다.
다행히 주인아저씨의 배려로 그소녀는 옷도 갈아입을수있었다. 젖은 옷은 세탁해주겠다고 하는걸 보면 앤과 이아저씨와의 친분이 꽤 두터운거 같았다.
<야.. 그만 먹고 말좀해라.. 궁금하잖냐.>
그아이도 이젠 배가 부른지 자초지종을 소상하게 이야기를 했다.
이아이는 이곳에서 몇손가락안에 드는 부자집 상인의 딸인데 비도오고해서 비구경이나 하려구 시장으로 나왔다고 한다. 언제나 집안에만 붙잡혀있는게 싫었는데 이렇게 나오니까 좋아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그 사람들을 만났다고 한다. 그사람들은 자기의 아버지와 사이가 안좋은 상인의 종들이라고 했다. 자신의 집에 와서 몇번이나 자기의 아버지의 말다툼하는걸 봤다고 하는걸보니. 나도 예전에 당했던 일이 생각이 났다.
우리집은 꽤 명문있는 귀족집안이다. 그곳에서 나는 막내로 태어났다. 2남2녀중 막내. 오빠와 언니은 나보다 무려 열살씩이나 위에 있었서 나와 놀아줄 상대는 찾기가 어려웠다.
내가 7살이 되었을 무렵이였을까. 집에서 소풍을 가기로 했었다.
모든 식구들과 몇몇의 하인들을 데리고 한적한 숲으로 소풍을 갔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숲이였지만 난 이곳에 온적이 한번도 없었다.
나뭇잎사이로 보이는 햇살을 받으며 나는 산책을 했었다.
혼자서 산책을 하다가 토끼를 발견했다. 나는 그때까지 실물로 토끼를 본적이없어서 신기했다.
잡고싶은 욕심에 토끼를 따라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문뜩 정신을 차렸을때는 햇살이 거의 내리지 않는 어두운 숲까지 와있었다.
소의말하는 길을 잃어버린거이였다.
눈물이 왜그렇게 나오는지 울지 않으려구 해도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나왔다. 그와함께 목에서도 소리가 나왔다.
<엉.. 엉.. 엄마.. 아빠...>
몇분을 그렇게 돌아다녔다. 목이 아파오고 발도 아파왔다.
그런데 어디선가 바람이 부러왔다.
그리고 앞쪽에선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문득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사람은 점점 나에게 다가와서 나의눈물을 딱아주었다.
<무슨일로 이렇게 귀여운 아가씨께서 우시나..>
그사람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
<엉.. 엉.. 길을.. 길을 잃었어요..>
<어휴.. 어쩌다가 길을 잃었을까.>
난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더 크게 울어버렸다.
이사람이라면 날 집으로 데려다 줄거 같은 느낌에 그리고 안심이 되어서 그만 더 크게 울어버렸다.
<울지만 말고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 내가 길을 찾아주죠>
그사람은 나를 안으려고했을때 나는 그사람뒤에 숨은 토끼를 보았다.
난 울음을 멈추고 그 토끼를 쳐다보았다. 그 토끼도 나를 쳐다 보았다.
<어.. 토끼..>
<토끼 만저보겠니.>
<네.. >
난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웃으니까 훨씬더 이쁘잖아요>
그 사람도 나에게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사람의 긴머리사이로 뻗어있는 귀를 보았다. 귀가 참 이상하게 길어보이는 사람이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때까지 난 그사람이 엘프인지도 몰랐었다. 긴 금발에 파란눈을 가진 남자였다.
난 토끼를 만지기 위해 그 토끼에게 다가갔고 그 토끼도 이젠 도망가지 않았다.
도망가는게 아니라 나의 품으로 뛰어든것이였다. 난 좀 놀랐서 뒤로 넘어졌지만 부드러운 풀덕분에 다치거나 하진 않았다.
<괜찮아요.>
<네..>
난 토끼를 안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따뜻하게 느껴진다. 콩닥콩닥 뛰는 토끼의 움직임도 손에 느껴졌다. 폭신폭신한 털을 쓰다듬자 토끼는 눈을 지긋이 감고 나의 쓰다듬음을 느끼는듯했다.
<귀여워요..>
난 그 사람에게 말했고 그사람은 나와 토끼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있었다.
<이제 집에 가야죠.. 부모님께서 걱정하시잖아요.>
엄마, 아빠 이야기를 들으니 또 눈물이 나왔다.
<엉.. 엉>
이소리에 토끼도 깨어나서 나의품에서 달아났다.
<그만 울고 이제 내가 길을 찾아 줄게요. 이리와봐요.>
난 그사람의손에 이끌려 길을 하나하나 찾아갔다. 나뭇잎들이 한들한들 우리들에게 인사하는거 같았다. 어둡게만 보였던 나뭇잎들도 이젠 초록색으로 다시 물들어가고 햇살이 그 초록빛을 더욱 눈부시게 만들어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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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쓰구요. 담편도 기대해주시구용..
글구 잘못된 부분있음 지적해주세용..^^
첫댓글 오스틴이 없지 않나?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