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살펴보니 묘한 전통이 있네요. 전반적으로 지역 예선에서 죽쑤다 허덕허덕 겨우 올라가면 본선에서 선전하고, 예선에서 학살극을 벌이다 올라가면 본선에서 박살납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7승 1패였습니다. 유일한 패배는 말레이시아 원정에서 0:1로 당한거네요. 지금이야 말레이시아가 빌빌대지만, 이때까지는 나름 지역 강호였죠.
네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을 연파하고 17득점 3실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아시아 예선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묶여 1무 2패로 광탈. 그렇지만 첫 승점도 올렸고, 편파판정까지 당했던걸 생각하면 나름 선방했습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9승 2무! 그야말로 압도적인 관광을 선보였습니다. 예선 최종 성적은 1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네팔, 아랍에미리트, 중국,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북한을 연파하고 30득점 1실점이라는 쩔어주는 성적을 올렸죠.
그리고 월드컵 본선에서는 스페인, 벨기에, 우루과이와 한 조에 묶여 3전 전패에 1득점 6실점으로 떡실신-_- 예선 성적은 최고인데, 본선성적은 최악입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도하의 기적이 바로 이 대회 지역 예선이었죠. 정말 천신만고 끝에 미국행 티켓을 얻어냈습니다.
예선 총 전적은 의외로 나쁘지 않아 9승 3무 1패에 32득점 5실점입니다만, 저 중에 7승 1무는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바레인 인도 레바논 홍콩 상대의 양민학살이라.. 어쨌든 대한민국이 가장 힘들게 진출한 대회였습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스페인, 볼리비아, 독일과 한 조에 묶여 2무 1패, 4득점 5실점. 2002년 이전에는 이게 최고 성적이었죠. 볼리비아와 아쉬운 무승부에 머물렀습니다만, 대어 스페인과도 무승부, 독일은 한 끝차의 명승부 끝에 패배였으니까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도쿄대첩이 이 대회 지역 예선이었습니다. 일본에게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그것도 진출을 확정한 상태로 느슨하게 경기하다 당한거였고 전반적으로 순항! 이탈리아 대회 다음으로 쉽게 올라간 대회였습니다. 지역 예선 당시에는 온 국민이 차범근 감독을 우러러봤죠..; 9승 2무 1패 28득점 8실점. 예선 최종 성적은 1위.
그런데 월드컵 본선에서는 네덜란드, 벨기에, 멕시코와 묶여 1무 2패 2득점 9실점. 네덜란드에게 5:0으로 캐관광을 당하고, 급기야 대회 중간에 감독이 교체당합니다. 그나마 벨기에와 비겨서 이탈리아때보다는 성적이 나았네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 대회 때는 주최국이었던지라 지역 예선이 없었습니다. 본선에서는 4강 신화를 썼죠.
2006년 독일 월드컵-
지역 예선 성적은 7승 3무 2패에 18득점 7실점. 썩 나쁘지 않아보이는 성적입니다만.. 2라운드에서 몰디브, 레바논과 비기는 졸전을 펼쳤고, 3라운드에서도 우즈벡전에서 자책골 넣고 질질 끌려가다 종료 직전에 겨우 무승부. 사우디에게는 2전 전패.. 우즈벡과 쿠웨이트가 죽쑤는 바람에 어떻게 2위는 확보했지만, 경기력은 참 난감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는 의외로 선전, 원정 첫 승도 이 대회였고 대회 준우승팀 프랑스와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죠. 스위스에게 일격을 당해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만 조별리그 탈락팀 가운데는 가장 좋은 성적이었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은 7승 7무에 22득점 7실점. 90년 대회 이후 첫 지역 예선 무패입니다. 그때와의 차이라면 미칠듯한 무승부 행진. 전반적으로 순항했고, 지역 예선 1위로 본선에 진출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대회때는 중동이 전멸했죠..
본선에서도 선전, 그리스를 2:0으로 잡고 나이지리아와 2:2 무승부를 거뒀지만 아르헨티나에게 4:1로 관광.. 4년 전과는 달리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만, 우루과이를 맞아 싸우다 2:1로 석패했죠. 지역예선에서 순항하고 본선에서 털리지 않은 첫 대회입니다.
홈에서 이란에게 패하거나 우즈벡도 자책골로 겨우 이기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이 좀 보이긴 합니다만, 지역 예선은 지역 예선, 본선하고는 또 다릅니다. 실제로 남아공 대회를 제하면 지역 예선과 본선 성적이 반비례하고 있죠. 월드컵은 아직 1년 남았으니 기다려봅시다 'ㅅ'
첫댓글 단순 비교는 무리인게 조편성이 있어서 좀 그렇지 않나요
과거 징크스를 위안으로 삼아야 하다니 ㅜㅜ
차라리 펠레가 한마디 거들어주는게 더 낫...
으잌...펠레...
예선과 본선은 차이가 있긴하죠
예선성적이 본선에 반영된다면 아르헨은 월드컵우승을 여러번했어야
어차피 감독이 바뀌기 때문에 본선 가면 어찌될지 모름. 지금보다 잘할지 완전 망할지. 어차피 시한부 감독이라는 한계에서도 본선 진출에 성공했으니 앞으로 어찌될지는 새 감독이 오고 팀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홀짝 징크스도 있죠. 대회마다 한번 잘하면 한번 못하고... 이번은 못할 차례죠.
홀짝 징크스도 있지만 보통 본선성적이 좋지 않았던 때는 유럽쪽에서 개최된 월드컵입니다. 유럽쪽에서 열렸을때 많이 털렸죠. 반면 타대륙에서 개최된 경우 선전했고여.
86년 조가 ㅎㄷㄷ 하군요.
86이랑 94가 최악이었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