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32
원래 푸첸성 우이산에서 생산하던 것을, 타이완 신주현으로 옮겨 심어 특유의 오룡차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효능도 많은데 수족 냉증에 탁월한 효
과가 있고 피부 안티에이징, 치석 억제 등의 약제 기능이 있습니다. 팽풍차라는 이름에도 재미난 일화가 있습니다. 대만의 차농이 어느 해 찻 잎을 딸 시기를 놓쳐 벌레가 슬었는데, 찻잎이 너무도 아까웠던 주인은 다만 얼마라도 건지고자 정성스레 제다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지금까지 어느 차에서도 맡지 못한 향과 맛이 나서, 그것을 시장에 내다 팔아 거금을 벌었지요. 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자 허풍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아 그 차 이름을 팽풍차라고 불렀답니다. 또 동방미인을 부르는 이름으로 향빈오룡이 있는데, 대만 사람들은 빈랑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너무 좋아하여 차 맛이 빈랑처럼 달콤하다 해서 그렇게 부릅니 다. 정말 그 맛이 궁금하네요.
200그램 정도에 우리 돈으로 십여만원 이라 하니 명성에 비해 그리 높은 가격은 아닌 듯 합니다.
벌레의 진액과 차나무의 수액이 합해져서 만들어지기에 동방미인은 반드시 농약 한 톨 쓰지않는 유기농이라야 합니 다. 그 사실이 사람들에게 더 좋은차로 다가옵니다. 오룡차에 대해서는 여기서 접고 이제 다른 차를 소개할까요?
지금까지 소개한 차를 기억하나요? 녹차, 백차, 황차, 흑차, 청차, 오룡차였습 니다. 청차의 거의 전부가 오룡차이기에 오룡차에 대한 설명이 길었습니다. 이제 이야기할 차는 그 이름도 예쁜 화차입니다. 차란, 차나무에서 나온 찻잎 으로만 만든 것을 차라고 하며, 나머지는 모두 유사차일뿐 차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화차란 무엇일까요?
화차는 말하자면 꽃 향기가 나는 차입니다. 찻잎은 주변의 냄새나 향을 빨아 들이는 능력이 아주 강합니다.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주변의 냄새를 흡수합니다. 그래서 묵은 찻잎을 냉장고에 넣어 두면 탈취제의 역할도 합니다. 그런 이유로 차를 보관할 때는 다른 냄새가 스미지 못하도록 섬세한 주의가 필요합 니다.
찻잎의 그런 성질을 이용하여 만드는 것이 바로 화차입니다. 찻잎과 강한 향이 나는 꽃잎을 함께 놔두어, 그 향이 흠뻑 배이게 만듭니다. 향차, 훈화차라고도 합니다. 화차를 만드는 꽃은 향이 강한 꽃이라야 하는데, 중국은 그 넓은 대륙답게 우리로서는 상상치도 못하는 강한 향을 뽐내는 꽃들이 많습니다. 말리화,미란꽃,수란화,대대화,유자꽃, 백란화,주란꽃,장미꽃,국화꽃,난꽃,계피나무 등등... 그 중 말리차는 우리들이 잘 알고있는 자스민차입니다. 여성들에게 약리 작용이 뛰어나고 향이 강렬해 서 많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이 있고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며 특히 생리통의 진정 효과가 뛰어나다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차의 향이 너무 강해 거부감을 느끼기에 마시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도 화장품 냄새가 난다고 해서 싫어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아주 고급의 말리차는 맑고 서늘한 꽃향으로 저가의 것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제다법에 따라 초청화차,홍청화차,홍차화차로 나뉘는데 향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많습니다.
중국은 향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인데 ,절에 가면 그 향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마시면 마치 향수를 마시는 듯한 강한 향의 차도 거부감 없이 마십니다. 밀량향차,야래향차,말리향 차,압시향차,장미향차,행인향차,계화향차,지란향차,팔선향차,황지향차,국화향차,연꽃향차...향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 는 화차의 시초는 1000년 전 송나라 때 녹차에 용뇌향을 섞어 마신 것이라고 합니다. 말리차와 더불어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차가 국화차인데,황산 꼭대기에서 자라는 황산궁쥐라고 불리 는 들국화로 만든 차가 가장 유명합니 다.
우리나라는 요즘 꽃차라고 해서 꽃잎을 말린 차가 유행인데, 중국의 화차와는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연꽃을 비롯해서 국화까지 모두 꽃잎을 말려 그 향과 맛을 우려내는 것을 꽃차라고 하지요. 꽃차는 따로 이야기할 작정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화차를 마시면서 향편을 깨문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매우 시적입니다. 그러나 과장이 심한 중국이긴 하지만 향편을 깨문다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차의 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화차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립니다.
그런데 화차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말리차를, 정작 중국인들은 못 알아 듣고 모리차라고 해야 알아 듣습니다.
아랍권에서 인도까지 원산지인 자스민 꽃은 1700년 전 중국으로 들어와, 그 특유의 달콤한 향으로 사랑을 받기 시작 했고 모리화로 불리웠습니다.
700여년 전 남송 시대부터 화차로 만들 어 졌는데 명태조 주원장의 아들이 주 권의 다서인 -다보 -에 그 제다법이 실린 후로 중국 전역에 퍼졌습니다.
그러나 중국 남부 지방은 말리차를 거의 애용하지 않으며 북쪽 지방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지요. 정작 말리화는 중국 남부에서 재배했는데도 말입니다.
화차까지 갔으니 이제 보이차의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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