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내딸 수시면접시험보러 간대서
정장차림으로 오라했다니
전날 급히 백화점에 들러
예쁜까만색 정장을 사줬다.
60만원 달라는옷을 50% 할인해서 사줬다 .
더 싼 옷도 있었지만
졸업하면 앞으로도 계속 입을 수 있는 옷이니
고3이 입기엔
내 분에 넘치는 과소비지만
좋은걸로 사주었다
딸애가 한몸매하니 .
너무예쁜모습에 안살 수가 없었다.
똥땅한 내가 낳았다는게 믿어지지않는듯 옷 파는 점원과 주인은
"어머나~~~ 옛날로 말하면 김완선 몸매네~~원피스도 너무 잘 어울리겠네 ''
라며 치켜세워주는데
그런다고 살 내가 아니지만
당장 다음날 면접이니
큰 맘먹고샀다.
조금이라도 면접에 호감을 주고싶은 엄마의 맘으로...
.
.
.
면접날 시험 잘 보라고
아는 미용실원장님께
새벽 8시예약해서 예쁘게 고데해서
묶음 머리하고
새옷 까만 정장을 입히고
한듯 안한듯 예쁘게 화장까지하니
내가낳은 딸이지만
너무 예쁘다.
한번도 신지 않은 맘먹고 샀던 고이모셔둔
검정 내구두까지 신기고
너무 예뻐 왔다갔다
딸 치장에 바쁘다보니
아들도 지 누나 예쁜걸 남기고 싶었는지
카메라를 들고나와
은근슬쩍 찍어준다
.
.
.
면접시험 보러간
딸애에게서 연락이 왔다
면접을 너무 잘 못본거 같다고......
엄마 기대하지마시라고
뭐 여러가지 물어보셨는데
특별히 남보다 잘하는게 뭐냐는 질문에
620명넘게지원했고 20명뽑는데 31대1이라나
뭐 되겠냐고 중얼거리다 갔는데
레크레이션과를 꼭 가겠다는 딸애가
달랑 그거 하나본대는걸
안된다고 내가우겨서
호텔경영학과 시험을 하나 더 본게
교수님 3분이서 학생 5명씩 들어오게해서 보는데
여러가지 질문에 그럭저럭 괜찮은거 같은데
결정적으로 실수한게 있으니
엄마 기대하지 말랜다
엄마가 좋은옷 사줬는데
자기 생각과는 입이 다르게 놀더란다.
남보다 잘하는게 뭐냐고 묻는 질문에
째즈댄스한다면
그나마 처음입고간 타이트한 정장이
움직이면 찢어질것같고
해보라고 시키면
불편할거 같애서
술을 남보다 잘 먹는다고 했단다
허참~
우리집은 주당집안인데 .
일주일에 한번 주말이면 할머니에게 놀러가
파전을 부쳐서
할머니랑 동동주도 마시고
할머니가 부르시는 흘러간 옛노래도 따라부르고
가끔은 양주도 마신다고
없으면
어떨때는 소주도 마신다고
솔직히 말했다네
그럼 소주는 몇병이 주량이냐고 물으시길래
3~4병 정도는 별 문제없이 흐트러짐없이 잘 먹는다고 말하니
자기가 주도는 잘 배웠다고
덧 붙여 말씀드렸대나 뭐래나
교수님들이 모두 한바탕 웃으셨다는데
얼마나 기가 막히셨을까?
나는 1년에 술 1잔을 먹을까 말까인데
딸은 주당이라고 떠들어대는 딸 !
그러니 내가 그애를 혼자서 감당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얼굴은 곱상한 고3딸 입에서 나올만한 얘기는 아니지 싶고
괜히 비싼옷까지 사주며
미용실을가고 난리법석을 피웠나
화가 막 나고 눈물이난다.
결혼하면서 시어머니랑 같이 계속 작년까지 살았으니
나는 학원에 밤 2시까지 하는 일을 했으니
거의 할머니가 딸애를 키워주셨고
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워낙 끔직한 애라
지 할머니가 내가 지 아빠랑 헤어지며
할머니랑도 같이 못살게되자
할머니가 두고가신 다 낡은 흰색 편한구두를
어찌나 애지중지하는지 모른다
고3인 딸이 주로 노인들이 신는
할머니가 신던 효도화를
자주 신고 학교에간다
친구들이 너무 웃겨 같은 반 남자애가 가꾸 놀리며
그 신발을 자꾸 장난스레 밟았나보다.
하지말라고 했는데
그 같은 반 남자애가
계속 낄낄거리며 장난치고 밟으니
딸애가 그친구 따귀를 때렸나보다 .
그 이후부턴 친구들 아무도 그 신발을 놀리거나 밟지 않는단다.
딸이 할머니가 신으시던
그 신발을 신고학교가면
친구들이
앗!! 그 신발 떴다 하며 누구든 저 신발 밟으면 주거~~
이렇게 놀린단다
물론 아주 친구 유대관계는 좋은애다
따귀 맞은 애도 아주 친한 아이란다.
할머니랑 어찌나 짝짝꿍이 잘 맞는지
이젠 편하게 볼 수 없는 처지가 되어서
꼭 딸애가 할머니 집에 딸애가 가곤한다
노인공경 끔찍한 딸애이다
요즘애들과 다르게 할머니를 끔찍히 걱정하고 사랑하는 딸애가
할머니랑 파전도 먹고 동동주도 마시고 할머니가 부르시는 흘러간 노래에 앗싸~~장단도 맞춰 드리는걸
예전에 함께살때 보곤했지만
요즘도 할머니 집에가서
혼자계신 할머니 위로한다고
술을 마시는 줄은 몰랐네
전에 지 아빠와 헤어지고 내가 힘들어 했을때
집에만 있는 날보고
엄마는 술 친구도 없냐며
친구들 좀 만나라고 늘상 잔소리였는데
날 데리고 나갈려고 그랬는지 저녁을 밖에서 좀 사달라고 딸애가 졸라 날 데리고 간곳은 라페스타에 돼지고기굽는곳이었다
엄마 맘도 꿀꿀한데 술한잔할라우?
하며 참이슬 술을 일하는 주인에게 주문하는게 아니고
지가 직접 냉장고 가서 가져오네 게다가 소주잔까지 가져오고
아주 익숙한 손놀림으로 팔꿈치로 소주 밑둥을 탁탁치고 뚜껑을 따기에 기가 콱콱 막혔다
야~~ 너~~소리지르며 기막해하는 엄말 보며
알아~~알아~~ 난 안먹어. 안먹어 엄마 먹으라고 위로해 줄려고 사는거야~~
그래서 소주잔도 엄마꺼 한잔만 가져왔잖어~~~
그래서 그냥 그래 술이라도 먹어보자는 심정으로 가만 있었더니
그때 딸애랑 처음 진지한 대화를 했었는데
책 도 많이 읽고 친구도 많다보니 그런가 너무 대견했었다 .
남편이 내게 늘 했던 말이 딸이 내 머리 꼭대기에 있다고 농담삼아 말했었는데 그 뜻을 알것 같았다 내가 조언을 딸에게서 많이 받았었다
그런데
웬걸~~~ 나는 술이 목에 안넘어가서 보고만 있고 말하는새에
딸애가 소주 내걸 지가 다 먹고있네
나올때보니 입도 안댄 내 소주가 반병도 안남아 있던걸
벌써 그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나저나 면접을 망쳤으니 옷 사준 내돈 내 돈만 날렸네
으이그~~딸아~~
며칠전 지나가던 점쟁이가 느닷없이 내게 딸이 엄청 성공해 내가 딸 덕을 보고 산다고
지금 속 썩지 말라더니
뭐 이래서 딸덕 보겠니 ?
첫댓글 사회성이 강한 딸이네요 행복해 하세요 공부잘하는 애보다 백배는 더 부모 효도 할겁니다 요즘 사회는 따님 같은 성격이 필요합니다 딸 엄마 잘모셔라
속이 문드러집니다 2주만 있으면 수능이니 제발 그때까지만 학교에 잘 가면 ...ㅎㅎㅎ제딸 공부 곧잘합니다.언어 사탐만 ,,,1~2등하고 엄마가 수학 지도하는데 수학은 꽝~~
작년에 대학입시 때문에 아들과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생각이 나네요,,, 잘 되겠지요 좋은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세요....옷 값은 하겠지요....그나저나 대단한 따님을 두셨습니다 주량이^^ㅎㅎㅎ...행복하십시요...
설마 그렇게 먹기야 하겠습니까? 본적이 없으니 혹시 수학여행때나 반 단합대회에서 먹었을래나 제 앞에선 그런적 없는것 같은데 모르죠 안 봤으니 나가서 먹는지...
ㅎㅎ 걱정 안하셔두 될거같은데요 제 생각엔 속이 꼭찬아일거 같아요..두고보세요~~분명 제일은 혼자서두 잘해내는 딸일겁니다
예 감사합니다 고 1 고 2 고3 담임선생님은 모두 너무 잘 만나 그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을 전할길이 없답니다.
와우 ~ 멋쟁이 따님 두셨네요. 앞으로 아주 크게 성장항 여인네 될것 같아오니 믿고 살아 주십시요 ~ 우리 작은 박씨 이제 대학 1학년 이니 언제 기회되면 한번 만나게 해보실 용의는 없으신지 ~ 지금에 따님 이시라면 저도 적극적으로 작은 박씨에게 추천 하고 싶구먼요~~~ㅎㅎㅎ. 재미난 글에 웃음 가득히 안고 갑니다. 더 좋은날 되시고 행복 가득 하세요. 감사 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예... 그게요 남의 딸이면 그렇게 위로가 되는데요 사실 내딸이라 속 무지 썩습니다. 제가요. 도를 닦습니다. 딸때문에 ㅎㅎ
먼저 님께서는 저보다 엄마 2년 선배시니 반갑습니다. 두번째로는 성함이 예쁘시고 글도 너무 부드럽게 읽을 수 있으니 부담없어 좋구여~ 가끔 요즘 얼아들이 잘 쓰는 졸라~도 있어 방갑구여.. 오늘 가입했는데 이렇게 좋은 카페를 이제라도 올 수 있어 넘 좋습니다. 오늘 중2아들 녀석(국악 중)이 학교에서 예술제 연습이 7시에 끝났는데 오락실 갔다가 10시에 들어와 화가나서 혼 좀 내 주고 마음이 울적해 잠이 오질 않던 중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는데 좋은 인연으로 남길 바랍니다~~!!
중2 ... 힘든시기입니다 너무 스트레스받으시면 엄마가 병납니다 인생...행복은 절대 좋은 학교나와야하는거 아니란걸 저는 터득했는데 무조건 아이들 윽박지르거나 이기려 하지마세요 져 주셔요 엄마가 불쌍해서 엄마하란대로 한다는 생각들도록 ,ㅎㅎㅎ 이러면 안되지만 가끔 우시구요 아이앞에서 ...ㅎㅎ 아이앞에 팍 엎어지시면 이깁니다.ㅎㅎㅎ 제 경험이예요, 지금은 제가 하란대로 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