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oxW3fJkEZJ4?si=nF7GXp5becoEdTPC
Rachmaninov - All Night Vigil, Chesnokov - Tebe Poem (oktavists, Y.Wichniakov, V.Miller)
아카펠라 합창을 위한 라흐마니노프의 ‘명작 op.37’은 오늘날 ‘저녁기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처럼 잘못 굳어진 제목이다. 러시아 정교의 토요일 성무일과에서는 저녁기도(Vespers)와 그 다음날 새벽기도(Matins)를 합쳐서 치른다. 러시아의 많은 작곡가들이 이를 위해 곡을 썼다. 라흐마니노프의 ‘op.37’도 그 중 하나이다. 따라서 작품은 최근 영어권에서 ‘All-Night Vigil’이라고 표기하는 것처럼 ‘철야기도’라고 불러야 옳을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에 이 작품은 러시아 합창단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인기가 높아진 90년대 이후 ‘서방’ 단체의 명연이 속속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핀란드 국립 오페라 합창단의 신보는 러시아적 기질이 적지 않다. 남성의 베이스로부터 중량감과 짙은 음색을 전달하며, 여성의 고음은 강한 비브라토로 진동한다.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티시모까지 음량의 폭이 광대한 동시에 잘게 세분화되어 있다. 특히 68명의 단원이 내뿜는 포르테의 총주는 단순히 물리적인 세기뿐 아니라 감동의 크기를 나타낸다. 10곡 ‘예수의 부활이 있도다’를 SACD로 들어보라. 온몸을 감싸는 서라운드의 입체 음향은 음악 감상이라기보다 전례의 체험에 가깝다. 하지만 단체는 종교적 엄숙성만 강조하지 않았다.
활기찬 1곡 ‘오라, 우리 주께 경배’의 주제부나 3곡 ‘복된 자는’의 할렐루야 악구, 그리스의 선법을 밝게 그린 15곡 ‘오 동정녀’는 좋은 예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2곡의 메조소프라노 솔로와 9곡의 테너 솔로는 지나치게 오페라 풍이다. 하지만 이 점이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리진 않는다. 풍성한 디스코그래피에 좋은 연주 하나가 추가되었다. [이재준]
글출처: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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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maninoff: Ves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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