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4년
어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 갈 채비를 하는 고등학생 우진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모습에 놀라 뒷걸음질 치더니
그대로 주저앉습니다
이 아저씨 얼굴은.. 뭐지.
영락없는 아저씨의 모습이 거울 속에 있네요
분명 난데.
꿈인가 했다.
믿기 힘든 얼굴로 엄마의 가게를 찾아온 우진
신발도 못 신고 달려왔네요
- 엄마.. 엄마...
- 어떡해... 나 어떡해...
어째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엄마는 나를
병원이 아니라, 집으로 데려갔다.
엄마는 미안하다며... 울었다.
할머니 모습을 한 아들의 머리를 빗어주면서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당연히 학교도 갈 수 없었고
평범한 일상은 점점 내게서 멀어져갔다.
- 뭐 도와드려요?
- 죄, 죄송해요. 다음에 올게요.
특히 여자의 모습을 할 땐 속옷 하나 고르기도 힘듭니다
친구들이 대학생이 되고 연애를 시작하는 사이.
결국 나는 인정해야 했다.
매일 낯선 얼굴로 살아가야 한다는 걸.
하나 둘씩 나만의 방식으로 적응해갈 할 무렵,
[띵-동]
녀석이 또 왔다.
- 어머니 안녕하세요. 우진이 있어요?
바로 얼굴만 봐도 술 냄새가 풀풀 풍기는 상백이
- 없구나.. 헿 맨날 없구나..
- 이거 우진이 좀 전해주세요.
- 오뎅 마니! 헤헿..
쫩쫩쫩
- 못본 사이에 살이 많이 찌셨넿ㅎ
뭘 드신 거야 흫흫ㅎ컼ㄱㅋ
- 떡볶이는 복분자준데, 그죠?
예전엨ㅋ 우진이랑 어머니 복분자를 가끔 마시다갘ㅋ
- 다 먹어버려서 소주로 바꿔버렸는뎈ㅋㅋㅋㅋ
- ㅋㅋㅋㅌ켘ㄱㅋㄱ 죄송합니닼ㅋㅋ
그때 진짜 우진이 어머니 등장
- ..어머니.
- 누구세요..?
눈 마주치자 피함 ㅋㅋㅋ
- 그니까.. 아주머니가 우진이란 말이잖아요..
우진이가.. 자고 일어나면.. 아주머니가..
- 그니까 니가 우진이..
뭔 소릴 하는 거야 나, 씨..
- 제가 몇가지 좀 여쭤볼게요?
우리가 그, 삼거리에 가면 자주 어딜 가죠?
- 떡볶이.
- SES?
- 유진.
- ..스타크래프트?
- 저그.
- ..내가 저그를 어떻게 하죠?
- 4드론.
- 아이씨;;
다 맞춰서 멘붕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여배우.
- 아오이 소라.
- 아오!!!이 소라를 아줌마가 어떻게 아세요!!!
얘는 틀림없는 김우진이다에 또 멘붕
ㅋㅋㅋㅋㅋㅋㅋㅋ
- 야.
-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웃기 시작했다.
- 너 계모임 나가야지 왜 여깄엌ㅋㅋㅋ
나도, 웃었다.
이 고질병을 알아주는 친구가 있어 다행이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 난 진짜 니가 내 친구라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 아이, 왜 그래~
- 아이, 그니까 우리가 우정도 오래 됐고...
15년 지기니까 캬... 많은 일들이 있었다..
- 그 우정의 힘으로, 한 번만 주라.
- 미친 거 아냐? 절대 안 돼.
- 미친 거 아니고, 내가 너 같은 여자를 처음 봐서 그래.
- 미친.
나야, 나. 김우진이라고.
- 난 한상백.
예.. 예쁜 여자로 일어나는 날엔
이런 부작용이 있겠습니다
- 김우진 씨죠? 알아요~
상백도 이런 우진에게 적응돼갈 무렵
- 아... 씨팔, 내가 드러워서.
왠일인지 술을 한가득 사왔네요
작업중이던 우진이 쳐다봅니다
- 나참 진짜... 나 그만 둘려고.
- 왜?
- 나 정말 어이가 없어가지고. 야, 이거 봐.
핸드폰으로 사진 한 장을 보여주는 상백
- 우리 회사에서 니꺼 그대로 카피뜨고 있는 거야.
봐 봐. 븅신들, 진짜.
- 하다하다 이제 막 알려진 신인꺼 까지
요만큼 바꿔가지고 팔겠다고, 븅신 새끼들이 진짜..
그건 바로 자신의 디자인을 카피한 제품
- 하...
그리곤 생각에 잠깁니다
차라리 아무도 따라할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이...
- 사람들은 앉는 자세가 다 제각각이야.
누구는 깊숙히 앉고, 누구는 걸터 앉고.
- 손님 각자에게 딱 맞춤 가구를 만드는 거야.
몸 사이즈를 하나하나 다 재서, 맞춤형.
- 어때?
말없이 박수치는 상백
상백이는 아예 가구 브랜드를 만들자고 했다.
- 이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난 이런 생각 못해. 우리 같이 해요.
우리만의 이름도 지었다.
알렉스.
- 넌 그리구~ 난 만들어서 팔구. 괜찮지?
느낌이 좋다.
이렇게 알렉스라는
맞춤형 가구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상백이 말한 가구 손잡이를 알아보러
마마스튜디오를 방문한 우진
- 그럼 글쓰실 때 다리를 꼬고 쓰시는 편인가요?
- 다리요? 글쎄요.
그때 한 여자를 발견합니다
- 다리가 좀 긴 편이시라 이 의자는 좀 아쉬울 것 같아요.
- 아~ 다리 길이하고 의자하고 상관 있어요? 몰랐네.
- 혹시 다른 원하시는 스타일 있으세요?
- 오래 앉아 있을 때 편하고, 밝은 색에..
무언가에 홀린듯 눈을 떼지 못하는 우진
- 이 의자는 사용된 목재가 좀 특별해요.
그리곤 그녀에게 상담을 받네요
- 오래 되거나 버려진 선반으로 만들어졌거든요.
- 참 신기하죠.
나무였다가, 배였다가.
이젠 이렇게 또 의자였다가.
- 뭐 특별히 원하시는 디자인 있으세요?
- 전 작업할 때 앉는 자세가 독특하거든요.
뭐랄까.. 기마자세처럼.
- 스툴보단 낮고, 의자보단 높고...
딱 그런 게 있으면 좋겠는데요.
- 무슨 일하시는지 맞춰봐도 돼요?
- 가구 만드시죠?
- ...아닌가?
우진의 직업을 단번에 맞추는 그녀
- 사실 아까, 손잡이 고르시는 거 봤거든요.
그녀는 먼저 우진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 혹시 알렉스라고 아세요?
- 주문하면 시간은 좀 오래 걸리는데
맞춤형 디자인에 사용하는 자재도 엄청 좋더라구요.
- 여기 사이트인데요.
주문은 여기서 하시면 돼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타 브랜드를 추천해주는
인간다움도 갖고 있네요
- 이래도 돼요?
- 안 돼죠.
첫댓글 내 최애 영화...♡너무 좋다
맞아 저 트윗 백개공감
겉모습.주관적인 것말고 진짜 오롯이저거였어
최애영화..♥
아 너무좋다 안돼죠 할때 한효주표정ㅠㅠㅠㅠ이거보니까 다시보고싶다 영화
아 너무 좋아 또 보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잔잔하고 여운남고 체고임...
이 영화는 제목이 미스임. 사람들이 제목 때문에 주제를 잘못 짚어서 욕 엄청 했었음ㅠ 좋은 영환데ㅠ..
조타..
헉 기대기대기대
존잼이야ㅜㅠㅠㅠㅠ내인생영화중한개임
기대기대
이 영화 두 번 봐도 좋아. 세 번 봐도 넘 좋아. 한효주 넘나 예쁘고 사랑스럽더라.
재미있네요!
ㅜㅜ아련